습작시

살아가면서 하는 말투

이윤진이카루스 2013. 1. 10. 22:24

 

예의 속에는 노회한 노림수가 있을지도 모르니

그저 투박하게 말하고 싶을 뿐 오해하지 말아요.

틀리면 고치고 맞으면 우연 아니면 순간이리니

나와 당신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주저하겠소?

 

저 길이 어디로 가는지,

이 길은 함정이 아닐지

끝없는 구도의 길에서

깨달은 바를 털어놓자니

퉁명스러울 수밖에 없잖소.

 

정치인이 되어 달콤한 말을 쏟아내면

당신을 속이고 내 자신도 속이는 법

언제 후회할지 시간문제 아니겠소?

 

몸에 좋은 약은 쓰듯이

좋은 말이 꾸미지 않는 까닭은

우리는 늘 잊고 살기 때문인데

영원히 살 것처럼 호들갑 떨지요.

 

 

 

<후기>

말에는 날선 칼 박혀 있어도

브라만의 가슴은 보드라운 버터와 같다네.

그러나 크샤뜨리야는 이와 달라

말은 버터와 같으나 가슴은 날선 칼과 같다네.

- 박경숙 옮김, ‘마하바라따’, 1권, 115쪽, 새물결출판사, 2012년 -

 

信言不美 美言不信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

- 도덕경, 81장 -

 

Every intellectual has a very special responsibility. He has the privilege and the opportunity of studying. In return, he owes it to his fellow men (or 'to society') to represent the results of his study as simply, clearly and modestly as he can. The worst thing that intellectuals can do - the cardinal sin- is to try to set themselves up as great prophets vis-a-vis their fellow men and to impress them with puzzling philosophies. Anyone who cannot speak simply and clearly should say nothing and continue to work until he can do so.

                              - Karl Popper, 'In Search of a Better World' -

                         

모든 지식인에게는 매우 특별한 책임이 있다. 지식인에게는 공부를 할 특권과 기회가 있다. 그 보상으로 지식인은 자기가 공부한 결과를 가능한 한 간단하고, 명확하고, 겸손하게 자기 동료 인간(이나 ‘사회에’) 제시할 의무가 있다. 지식인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짓은 - 가장 무거운 죄악 - 동료 인간들에게 맞대고 자기를 위대한 예언자로 내세우고 그들을 현혹하는 철학으로 겁주려고 시도하는 짓이다. 간단하고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사람은 말을 하지 말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공부해야 한다.

                              - 칼 포퍼, '보다 나은 세상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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