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 꼭대기 왕벚꽃 길을 따라 굽이굽이 왕경(王京)을 떠났더니 천년 영화(榮華)를 등지고 토굴에 아미타불이 숨어있었네. 포석정에서 술 취한 노인네가 비틀거릴 때 서방정토를 가리키는 돌부처가 동해의 햇살을 받으며 기다리고 있다니. 세상을 알았으니 불국(佛國)은 허망한 일이 아닌가? 금관과 옥대(玉帶)를 .. 습작시 2010.07.28
천마총 가는 길 하늘로 오르고자 하는 욕망은 천년왕국의 꿈이었지만 왕릉 사이로 소나무는 늘 푸른 세월을 살았지. 불국사에서 울리는 종소리 밤낮을 가리지 않았건만 궁성을 떠나는 군마(軍馬)는 먼 길을 달려갔다. 금관과 칼을 땅에 묻었으니 그대의 뼈 또한 흩어지고 밀려오는 봄기운에 솔빛이 더욱 세차다. 습작시 2010.07.28
스티븐 크레인의 시 한 편 A Man Said to the Universe A man said to the universe: "Sir, I exist!" "However," replied the universe, "The fact has not created in me "A sense of obligation." (Stephen Crane) 사람이 우주에 말했다 사람이 우주에 말했다. "우주여, 제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하고 우주가 대답했다.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번역은 내 멋대로- 습작시 2010.07.28
석주 이야기 서울과 맞붙은 경기도 비닐하우스 촌에 6학년 석주는 주정뱅이 아버지와 귀먹고 말 못하는 어머니와 함께 산다네. 하루가 멀다하고 아버지에게 두드러 맞으며 남편에게 맞아 응급실로 실려가는 엄마를 보며 도둑질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지. 전교조 교사인 담임이 아침마다 비닐촌 아이들과 달리.. 습작시 2010.07.28
내가 가는 봄길 화사한 벚꽃보다 붉은 복사꽃이 피는 골짜기 하늘 맞닿은 곳까지 걸어가면서 다윗처럼 나의 목자(牧者)는 없더라도 내 사랑했던 것들에게 눈물을 흩뿌릴 수 있다면...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습작시 201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