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한국 전쟁 (11)

이윤진이카루스 2010. 11. 8. 20:38

비포장 신작로 자갈길을 따라

투박한 버스가 터덜거리거나

짙은 초록색 군용차가 내빼면

정신을 휘감는 휘발유 냄새가

위장 속의 기생충을 없앤다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휘발유 냄새를 권했다.

 

부모가 없는 집안에서

고독은

너덜거리는 식량보다

절망을 아이에게 안기고

기약도 없이 반복되었다.

 

살아남아야 한다고

어른의 그림자는 멀리

도망치듯 집안을 떠났지만

역시 외로운 세월의 포로가 되어

돌아갈 곳이 희미했으리라.

 

그 시절에 그대는

사랑을 보았던가,

외로움에 시선을 떨어뜨렸던가?

나는

늘 혼자가 편했고

지금도 헤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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