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6 4

명품족인가 (수정본)

명품족인가 만이천원짜리 청바지 사서 입다가바랜 색깔이 마음에 들어만구천원짜리 두 번째 청바지 샀다. 평생 옷 살 줄 몰라서아내가 사서 입히는 옷 다수였는데한국전쟁 중에 태어나기억 속에 아껴야 한다는 생각편집광처럼 도사리고 있다. 3월에 아버지가 세상을 뜨고자책감 때문인지 피부병까지 생겼는데화사한 계절 시작되자 세상의 색깔 싫었다. 안경점에 들렀다가눈에 띤 검은 색안경 집어 드니30만원짜리 유명 명품이란다.도수까지 넣어서 6만원 더 주고 써보니햇빛 속에서 갈색그늘 속에서 짙은 초록색이 된다. 소장품이 있다면 책과 그것뿐인데명품족이라도 되는가.

습작시 06:45:38

봉하마을은 성지다 (수정본)

봉하마을은 성지다 얼음 녹아서 물이 되고물 얼어서 얼음이 되기에,밤이 지나서 낮 오기에죽음과 삶 하나라고헤라클레이토스 말했다. 권좌에 올라 멀어졌던 분오늘 아침 절벽에서 뛰어내려죽음과 삶 자연이라며 남긴 유서이해하려면혁명할 수 없었다고,그런 시절 아니었다고말하는 게 고작이리라. 위에 칼이 매달려권력자 위협한다고 다모클레스(Damocles) 경고하고,장자(莊子) 경상(卿相)의 지위를교제(郊祭)의 제삿소(犧牛)에 비교하지 않았나. 끊임없이 침략당하여 부녀자들 겁탈당하고백성의 목 잘리던 포악하고 어리석은 역사에서당신 죽음으로 책임진 권력자로 남는다. 죽음과 삶 자연의 일부라기보다죽음이 있기에 삶 고귀하다고 주장하면서*당신의 죽음 고귀한 것이라고 말하겠다.비겁한 인간들에게 권력자의 최후를극명하게 보여주고 우리 ..

습작시 06:40:58

심판 (수정본)

심판 최후의 심판이 온다고,반드시 닥친다고 말하지만세상의 끝에서 뒤돌아보면순간마다 심판이다. 존재하지 않는 세상의 경계선에서당신 배회하지 않을까,지쳐 영혼조차 무색해지고홀로 남은 자의 외로움차라리 사라짐만 못하지 않을까? 두려움 잊고자 취해 살며희희낙락거리고 돌아오던 길쓸쓸했겠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당신 묻기라도 했는가,외침과 절규 숨어있는 거리에서?

습작시 06:36:26

언어의 메아리 (수정본)

언어의 메아리 언어를 던지면뒤틀리고 납작한 모양이 되어창문에 튀어 돌아오지만,그런 세월이 얼마나 갔는지무한히 큰 유리창 투명성 사라지고갖가지 춤추며 다가왔다. 이 색깔 해석해보시오,저 춤사위 짐작해보시오. 당신이 내놓는 단어에얼마나 큰 공간 메아리치는지시간에 띄워보시오. 제트 기류처럼 꼬리가 사라지는 글귀의 머리에서마찰음 울리고 소리가 클수록 세상 긴장할까?

습작시 06: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