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겨울 퇴근길

이윤진이카루스 2010. 12. 22. 21:01

물미역을 노점상에게서 사고

리어카에서 꼬막을 받고

재래시장에서 깎아먹을 무를 집는다.

 

아내에게 전화로 삼겹살을 살지 묻고

푸줏간에서

지난번 반값 네덜란드 산은 질기다고

야들한 국산을 싸서 배낭에 넣는다.

 

 

홍제천길 8킬로미터를 걸으며

막걸리를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겉절이를 사서 삼겹살을 싸서 먹을지

집에서 없어지지 않는 김치로 먹을지

망설이다 그냥 언덕길을 오른다.

 

 

겨울 해는 짧았고

하루가 지나가는데

아직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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