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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합리주의

이윤진이카루스 2025. 3. 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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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적 합리주의

 

내가 비판적 합리주의자의 태도라고 지칭하는 것은, 관념들을 간직하여 그 관념들을 비판적으로 토론하는 태도를 다소 초월한다: 비판적 합리주의자는 자신이 자신의 이론을 결코 증명할 수 없지만, 기껏해야 자신의 경쟁자들의 이론 몇 가지를 논박할 수 있음을 인식한다 (파르메니데스와 달리). 그리하여 비판적 합리주의자는 세계에 관한 이론을 확립하려고 결코 시도하지 않는다: 그는 근거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경합하는 많은 관념들을 산출하여 그 관념들을 엄격하게 비판한다면, 운이 좋을 경우 우리는 진리에 더 가까이 접근할 것이라고 그는 믿을 ㅡ 내가 믿는 바와 같이 ㅡ 것이다. 이 방식이 추측과 논박의 방식이다; 그것은, 많은 (경합하는) 가설들을 산출함에 의하여, 많은 위험을 무릅쓰는 방식이다; 오류를 많이 저지르는 방식이다; 그리고 경합하는 가설들을 비판적으로 토론함에 의하여 이 오류 중 몇 가지를 수정하거나 제거하려고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우주론을 포함하여 자연과학의 방식이라고 내가 믿으며, 그 방식은 철학적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산술은 다르다고, 그래서 산술은 근거들을 가질 수 있다고 나는 예전에 믿었다. 산술에 관한 한, 나의 이전 동료였던 임레 라카토스(Imre Lakatos)는 이 논문의 초판본이 집필되기 4-5년 전 나를 변화시켜 반대 믿음을 갖도록 만들었다: 나는 그로 인하여 근거가 없는 것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그리고 물론 철학) 산술도 그러하다는 현재의 견해를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인해서, 힐베르트(Hilbert)가 제안하는 바와 같이 건물의 안정성을 보장하지는 않으면서 혁신적인 방식으로 변화할 ㅡ 자연과학에서처럼 ㅡ 중요한 것을 우리가 근거에 의하여 의미한다는 조건으로 우리가 건물의 높이를 늘린다면 어떤 건물에도 토대가 필요하게 되는 만큼 더 깊은 수준에서 토대를 쌓으려고우리가 항상 노력함이 차단되지 않는다.

(안전한) 근거가 결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지식은 성장할 수 있다 ㅡ 그리고 그 지식은 깊이에서 성장한다는 조건으로만 높이에서 성장할 수 있다: 우리의 지식은 새로운 깊이를 지닌 새로운 문제들을 산출함에 의하여 성장하는데 그 문제들로 인하여 새로운 잠정적 해결책들이 자극된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관념들이 자극된다; 그리고 우리의 지식은 이 관념들에 대한 비판적 토론에 의하여 성장한다. 우리의 지적(知的) 생활에서 어떤 것도 비판과 오류제거라는 이 과정으로부터 제외되지 않는다.

내가 이 견해를 비판적 합리주의혹은 때때로 간단히 합리주의로 지칭할지라도, 나는 물론 합리주의로 지칭될 많은 다른 견해들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어서 나 자신의 견해와 상당히 다른 견해들을 이 명칭에 의하여 또한 지칭하겠다; 예를 들어 파르메니데스의 다소 덜 비판적인 교설이다. 부분적으로 오해를 피하고 부분적으로 나는 정확한 용어법에 대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하여 나는 이렇게 말한다. 단어들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토론해야 하는 것을 단어들이 아니라, 파르메니데스가 토론한 바와 같이 세계에 관한 문제들과 이론들이다.

ㅡ 칼 포퍼 저, 아르네 피터슨 편집,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2007, 152-153쪽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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