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비(非)-파르메니데스적 경제학으로부터 나온 교훈
자체가 지닌 원래 파르메니데스적 강령을 포기함에 의하여 주요 발전을 이룩하는 최초의 과학은 경제학이었다고 나는 아마도 간단하게 언급할 것이다. 파르메니데스적 경제학은, 모든 경제적 교환이 제로-섬 게임이라는 교설이다; 다시 말해서 당신과 나 사이의 모든 교환에서 당신의 이익은 틀림없이 나의 손실이다. 이 원시적 이론은, 아마도 ‘부(富)의 보존 원리’로 지칭될 것에 근거하는데, 중상주의(重商主義: mercantilism)의 근간이었다. 그것은 자본가들 사이에서 부의 축적이나 증가가 노동자들 가운데서 불행의 증가에 의하여 틀림없이 일치된다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뿌리에 놓여있다. 그리하여 마르크스는 자신의 교설 중에서 이 정치적으로 가장 혁명적이고 중요한 교설에서 이미 아주 낡은 파르메니데스적 경제이론 한 조각을 ㅡ 자신의 날카롭게 반(反)-파르메니데스적인 변증법에도 불구하고 ㅡ 지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것은 아직도 폭넓게 믿어지고 그 영향력은 국민의 케이크를 나누는 데서 가장 큰 조각을 얻으려는 싸움에서 아직도 느껴질 수 있다.
경제이론에서의 실재적 진보는 이 파르메니데스적 편견을 포기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 진보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자발적 교환에서 통상적으로 양편이 모두 이익을 보고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음을 명백히 했을 때 시작되었다. 이 반(反)-파르메니데스적 발견은, 우리가 경제학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나는 믿는다.
ㅡ 칼 포퍼 저, 아르네 피터슨 편집,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2007년, 200쪽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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