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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키치 - 문명론의 개략 - 제 3장 문명의 정의를 논함

이윤진이카루스 2014. 1. 11. 08:33

3장 문명의 정의(定義)를 논함

 

앞장에서 이어지는 데 따라, 이제 여기서는 서양문명의 유래를 논해야 하는 장소이지만, 서양문명을 논하기 전에 우선 문명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문명을 정의(定義)하는 일도 대단히 어렵다. 다만 문명을 정의(定義)하는 일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극단적으로는 여론이 문명을 옳다고 하고 또는 문명을 옳지 않다고 논쟁하는 일도 있다. 아마도 논쟁이 일어나는 이유를 찾는 것에서, 원래 문명의 글자 의미는 확대해석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이것을 좁게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좁은 글자 의미에 따른 것은, 사람의 힘을 써서 오직 사람의 소비를 늘려, 의식주의 헛된 꾸밈을 많게 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그 넓은 글자 의미에 따르면, 의식주의 안락뿐만 아니라, 지식을 연구하고 덕을 닦아서 인간이 고상한 지위까지 오르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학자가 혹시 이 글자의 뜻의 넓고 좁은 것에 착안하면, 또 말 많은 논쟁을 절약할 수 있다.

먼저 문명은 상대적이라는 말에서, 그 미치는 바에 한계가 없다. 다만 야만의 형편을 벗어나 차츰 진보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 인류는 서로 교류하는 것을 그 본성으로 한다. 혼자 다니면서 고립될 때는 그 재주와 지혜가 발생할 까닭이 없다. 가족이 서로 모이는 것도 아직 인간의 교류를 다하는 데 부족하다. 세간에서 서로 교류하고 국민이 서로 접촉하여, 그 교류는 더욱 넓어지고 그 법칙은 더욱 정돈되는 데 따라, 사람의 정()은 더욱 조화를 이루고 지식은 더욱 열릴 수 있다. 문명이라는 것은 영어에서 civilization이라고 한다. 곧 라틴어civitas에서 온 것인데 국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문명이라는 것은 인간의 교류를 점차 바꾸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양을 기술하는 언어인데, 야만적이고 무법적인 독립에 반대하여 한 나라의 체제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문명이란 것이 지극히 크고 지극히 중대하여, 인간의 모든 일이 문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제도도 말하고 문학도 말하고, 상업도 말하고 공업도 말하고, 전쟁도 말하고 법령도 말하는 것도, 이것을 대체적으로 상호간에 서로 비교하는 것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여 그 이해득실을 논하는가? 다만 문명이 잘 진보하는 것으로써 이익도 되고 득도 되고, 이것을 퇴보시키는 것으로써 해()도 되고 실()도 될 따름이다. 문명은 흡사 큰 극장과 같아서, 제도와 문학과 상업 이하의 것은 배우와 같다. 이 배우인 사람은 각자 특기인 기예를 펼쳐 한 단계의 연기를 하여, 연극의 취지에 잘 맞게 진심을 표현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는 자를 칭하여 배우의 솜씨가 좋은 자라 한다. 나아가고 물러가는 횟수를 그르치고, 언어의 마디를 잃고, 그 웃음이 진실하지 않고, 그 울음이 무정하여, 연극의 짜임새를 위하여 내용을 놓치는 자를 지칭하여 배우의 솜씨가 서툰 자라고 하는 것이다. 혹은 또 그 우는 것도 웃는 것은 사실에 근접하여 묘하다할지라도, 장소와 시기를 그르쳐, 울어야 하는 것에 웃고, 웃어야 하는 것에 우는 자도 역시, 재주가 형편없는 자라고 말할 수 있다. 문명은 흡사 바다와 같고, 제도와 문학 이하의 것은 강과 같다. 강의 바다에 물을 대는 것이 많은 것을 큰 강이라 지칭하고, 그것에 물을 대는 것이 적은 것을 작은 강이라고 말한다. 문명은 흡사 창고와 같다. 인간의 의복과 식량, 세상살이에 필요한 자본, 생생한 기력, 모두 이 창고 안에 없는 것이 없다. 인간에게 필요한 사물을 혹시 싫어할 수 있어도, 적어도 이 문명을 돕는 공로가 있으면 싫어함을 버리고 묻지 않는다. 비유컨대 내란과 전쟁과 같은 것이다! 더욱 심한 것은 독재나 폭정 같은 것도, 세상의 문명을 진척시키는 데 도움을 주어서 그 효능이 현저하여 특히 드러나는 때에 이르면, 인간의 절반은 과거의 추악함을 잊고 이것을 비난하는 일이 없다. 그 형편이 흡사 돈을 내서 물건을 사고, 그 값이 지나쳐도, 그 물건을 사용하여 편리함을 얻은 일이 큰 때에 이르면, 인간의 절반은 과거의 손실을 잊는 것과 같다. 즉 이것이 인지상정이다.

 

임시적으로 몇 가지 문단으로 문제를 설정하여 문명이 있는 곳을 상세히 한다.

 

첫째, 이곳에 한 무리의 국민이 있다. 그 외형은 평온하고 쾌활하고, 세금은 낮고 노역을 적고, 재판의 법은 올바르고, 악을 징벌하는 길이 실행된다. 일반적으로 이것을 말하여, 인간의 의식주의 형편에 관하여 그 조처가 적당하여 도무지 호소할 만한 일이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다만 의식주의 안락함만으로, 그 지혜와 덕행이 발생하는 힘을 특히 더욱 막고 자유롭지 못하게 하여, 국민을 보는 일을 소나 양과 같이 하여, 다스리고 길러서, 단지 배고픔과 추위에 주의할 따름이다. 그 사정은, 단지 위에서부터 억압하는 부류에 다르지 않고, 주위 사방으로부터 압박하는 일과 같아, 옛날 마쓰마에(松前)로부터 아이누 인을 취급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문명과 개화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 국민 사이에 지혜와 덕행이 진보하는 것을 보는가?

둘째, 여기에 또 한 무리의 국민이 있다. 그 외형의 안락함은 앞의 국민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역시 참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안락함이 적은 것을 대신하여 지혜와 덕행의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백성은 혹시 고상한 주장을 외치는 자가 있고, 종교와 도덕의 논의도 진보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하더라고 자유의 큰 뜻은 추호도 행하여지지 않고, 사사건건 모두 자유를 방해하는 데 신경을 쓸 따름이다. 국민은 혹시 지혜와 덕행을 얻은 자가 있다하여도, 이것을 얻은 것은 흡사 빈민이 구조용 옷과 음식을 얻은 것과 같고, 스스로 이것을 얻은 것이 아니고, 타인에게 의뢰하여 이것을 얻었을 뿐이다. 백성은 혹시 진리를 구하는 자가 있어도, 진리를 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위하여 구하는 것일 수 없고 사람들을 위하여 진리를 구한다.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국민은 신정(神政) 정치를 위하여 속박을 당하고, 활발한 기상을 잃고 애써 벌레처럼 움직이는 비굴함의 극한상황에 빠져있는 일이 즉, 이것이다, 이것을 문명의 개화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것을 국민 사이의 문명이 진보한 흔적으로 보는가?

세 번째, 여기에 또 한 무리의 국민이 있다. 그 형편이 자유스러워도, 조금도 사물의 순서가 없고, 조금도 평등의 취지가 보이지 않는다. 큰 것이 작은 것을 통제하고,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억눌러, 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오직 폭력뿐이다. 비유컨대 옛날 유럽의 형세가 이와 같다. 이것을 문명의 개화라고 말할 수 있는가? 물론 문명의 씨앗은 여기서 배태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도, 실제로 이 형세를 문명이라고 말할 수 없다.

넷째, 여기에 또 한 무리의 백성이 있다. 사람마다 신체를 자유롭게 하고 방해하는 것이 없고, 사람마다 힘을 마음대로 쓰되 크고 작음, 강하고 약함의 차별이 없다. 가고 싶으면 가고, 멈추고 싶으면 멈추어, 각 사람의 권리와 의무를 유달리 하는 일이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백성은 아직 인간 교류의 맛을 알지 못하고, 사람마다 그 힘을 한 사람을 위하여 소비하여 전체의 공공이익에 착안하지 않고, 한 나라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교류가 어떤 일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세세대대 태어나서 죽고, 죽어서 또 태어나, 그 태어나는 때의 형편은 죽는 때의 형편과 다르지 않다. 몇 세대를 지나더라도 그 토지에 인간의 생생한 흔적을 보는 일이 없다. 비유컨대 방금 야만스러운 인종이라고 주장한 일이 즉 이것이다. 자유와 평등의 기풍이 결핍되어도, 문명의 개화라고 말할 수 있는가?

위 네 단락에 거론한 바의 사례를 보는 데, 하나도 문명이라고 칭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렇다면 곧 어떤 것을 지칭하여 문명이라고 이르는가? 이른바, 문명이라는 것은 사람의 몸을 안락하게 하고 마음을 고상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의복과 음식은 풍부하게 하여 인품을 존중하는 것을 말한다. 아니면 몸의 안락만으로서 문명이라고 말하는가? 인생의 목적은 의복과 음식만이 아니다. 만약 의복과 음식만으로써 목적으로 하면, 인간은 개미와 같을 따름이고, 또 벌과 같을 따름이다. 이것을 하늘의 약속이라고 할 수 없다. 아니면 마음을 고상하게 하는 것만으로써 문명이라고 말하는가?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좁고 더러운 거리에서 살면서 물을 마시는 것은 안회(顔回)와 같다! 이것을 천명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의 몸과 마음 모두가 바라는 바를 얻는 것이 아니면 문명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그리하여, 사람은 안락에는 한계가 있을 수 없고, 사람의 마음의 품위에도 역시 끝이 있을 수 없다. 그 안락이라고 말하는 것과 고상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그 진보하는 때의 형편을 지적하여 이름이 나는 것이라면, 문명이라는 것은 사람의 안락과 품위의 진보를 말하는 것이다. 또 이 사람의 안락과 품위를 얻게 하는 것은 사람의 지덕(智德)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명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의 지덕(智德)의 진보라고 할 수 있다.

앞에 이미 말하여, 문명은 지극히 크고 지극히 중요하여 인간의 모든 일을 망라하고, 그 이르는 바에 한계가 없고 현재 틀림없이 진보의 형편에 존재한다. 세상 사람들은 혹시 이것의 뜻을 알지 못하고 심하게 오류에 빠지는 일이 있다. 이 사람의 주장에서 말하는 바, 문명이라는 것은 사람의 지덕(智德)의 밖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서양 여러 나라의 국민을 보는 데, 과연 부덕한 소행이 많고, 혹은 사기행위로써 상업을 행하는 자가 있고, 혹은 사람을 위협하여 이익을 탐하는 자가 있어, 이것을 덕()이 있는 국민이라고 말할 수 없고 지극히 문명적이라고 칭하는 영국의 관할 하에 있는 아일랜드국민은, 생계의 길에서 희망 없이 년 중 벌레가 움직이듯이 감자를 먹을 따름, 이것을 지혜롭다고 할 수 없고, 이런 연유로 관찰하면, 문명은 반드시 지덕(智德)과 병행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사람은 현재 세상의 문명을 보고 최고라고 생각하여, 반대로 그 진보의 과정에 있는 연유를 알지 못하는 자이다. 오늘날의 문명은 아직도 그 반에도 도달하지 않았다, 어찌 갑자기 깨끗하고 밝아서 완전히 아름다운 시대를 희망할 수 있는가? 이 지혜도 없고 덕()도 없는 사람이 곧 이 문명 세상의 질병이다. 지금 세상을 향해 문명의 최고도를 촉구하는 것은, 비유컨대 세상에서 완전히 건강한 사람을 구하는 것과 같다. 세상의 백성은 많다고 하더라도, 몸에 한 점의 질병도 없고,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병도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가? 결코 있을 수 없다. 병리(病理)로써 논의하면, 금세기의 사람은 설사 건강과 유사한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을 병을 지닌 건강(帯患健康)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도 역시 아직도 이 사람과 같다. 설사 문명이라고 칭하더라도, 반드시 허다한 결점이 없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또 말하여, 문명은 지극히 크고 지극히 중요하다, 인간의 만사는 문명을 향하는 길을 피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문명의 본 뜻은 상하 평등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서양 여러 나라의 형세를 보는 데, 개혁의 첫 발은 반드시 우선 귀족을 전복하는 데 있어, 영국과 프랑스 기타의 역사를 보고 그 실제 흔적을 증명할 수 있고, 가까이는 우리 일본에 관해서도, ()을 폐지하고 현()을 두고, 무사는 이미 권력을 잃고 벼슬아치도 역시 안색이 질리고, 이것 역시 문명의 취지가 아닌가? 이런 이치를 확대하여 논의할 때는, 문명국에서는 군주를 받들 수 없는 것 같다. 과연 그런가? 답변하여 말하여, 이것은 소위 한 눈으로써 천하의 일을 살피는 논의이다. 문명이라는 것은 크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또한 넓고 여유가 있다. 문명은 지극히 넓고 지극히 여유가 있다. 어찌 국왕을 용인하는 지위가 없을까? 국왕을 수용할 수 있고, 귀족도 둘 수 있는데, 왜 이와 같은 명칭에 구애되어 구구한 의심을 품는 데 만족하는가? 기조<Guizot>의 문명사에 언급된 일이 있다. 왕정은 백성의 계급을 견지하는 일로 인도와 같은 나라에도 실시할 수 있고, 혹은 이에 반하여 국민이 평등하여, 막연하게 상하의 본분을 알지 못하는 나라에도 실시할 수 있고, 혹은 전제억압의 세계에도 실시할 수 있고, 혹은 개화되어 자유로운 동네에도 실시할 수 있어, 군주는 흡사 일종의 진기한 머리()와 같고, 정치풍속은 몸과 같아서, 동일한 머리로써 다른 종류의 몸에 연결할 수 있고, 군주는 흡사 진기한 과실과 같고, 정치풍속은 나무와 같아서, 동일한 과실은 다른 종류의 나무에 잘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진실로 그러하다. 모든 세계의 정부는 오직 편리함을 위해서 설치된 것이다. 국가의 문명에 편리한 것이 있으면, 정부의 체제는 군주제도 공화제도 그 이름을 묻지 않고 그 실제를 취할 수 있다. 역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시험한 정부의 체제에서는, 독재군주제도 있고, 입헌군주제도 있고, 귀족정치도 있고, 의회정치도 있어도, 다만 그 체제만을 보고 무엇을 편리함으로 하고 무엇을 불편함으로 할 수 없다. 다만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긴요하다고 할 따름이다. 군주제도 반드시 불편하지는 않고, 공화정치도 반드시 좋지는 않다. 1848년 프랑스의 공화정치는 평등하다는 평판이 있어도 사실은 비참했다. 오스트리아에서 프란시스[Francis]2세의 시대에서는 독재정부인데 실제로 관대했다. 현재의 미국 정치는 중국정부보다 낫다고 하여도, 멕시코의 공화정치는 영국의 군주정치에서 멀리 떨어진다. 그러므로 오스트리아와 영국의 정치를 좋다고 하여도, 이것 때문에 중국의 형편을 따를 수 없다. 미국의 정치를 기뻐하여도, 프랑스와 멕시코의 사례를 모방할 수 없다. 정치는 실제에 관해서 알 수 있어, 그 이름만으로 보고 평가할 수 없다. 정부의 체제는 반드시 한 가지 형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논의하는 방법은 학자가 적절하게 마음을 관대하게 하여 한편으로 치우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름을 다투어 실제를 해치는 것은 고금에서 그 사례가 적지 않다.

중국과 일본등지에 관해서는 임금과 신하에 대한 윤리로써 사람의 천품이라고 칭하고, 사람에게 임금과 신하의 윤리가 있는 것은 또한 부부와 부모자식의 윤리와 같아서, 임금과 신하의 본분은 사람의 생전에 먼저 정해진 것이라는 생각을 포함해서, 공자 같은 경우도 이 미혹을 벗어나는 일이 없고, 생애의 생각하는 바는 주나라 천자를 도와 정치를 하는 것, 또는 궁핍한 나머지 제후에게서도 지방수령에게서도 자신을 쓰는 자가 있으면 그 사람을 섬기어, 어쨌든 토지와 백성을 지배하는 임금에게 의탁하여 일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 외에는 책략이라는 것이 없다. 결국 공자도 아직 사람의 천성을 연구하는 길을 알지 못하여, 다만 그 시대에 이행되는 사물의 형편에 눈을 감고, 그 시대의 생생한 백성의 기풍에 마음을 빼앗겨, 저도 모르게 그 중간에 갇히게 되어, 나라를 세우는 데는 임금과 신하 외에는 수단이 없는 것으로 추측하고 단정하여 가르침을 남겼을 따름이다. 물론 그 가르침에서 임금과 신하의 일을 논의한 취지는 매우 순수하여, 그 한 국면 안에서 그 취지를 보면 차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의 일의 아름다움을 다하는 것과 같을지라도, 원래 임금과 신하는 사람이 태어난 후에 생기는 것 것이어서, 이것을 사람의 본성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의 본성대로 준비하는 것이 뿌리이고, 태어난 후에 생기는 것은 가지이다. 사물의 가지에 대하여 논의의 순수한 것이 있다고 말하여도, 그것으로 인하여 그 뿌리를 움직일 수 없다. 비유컨대 옛날 사람들은 천문학을 알지 못하여 다만 하늘을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하여, 지구는 정지되고 하늘을 움직인다는 생각을 근본으로 하여 무리하게 4계절의 순환을 계산하여, 그 주장하는 바에 얼추 이치를 마련했다고 보여도, 지구의 본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마침내 크게 실수를 저질러 별자리 분야의 망설을 만들어, 일식과 월식을 이해하는 일이 없어, 사실에 대하여 맞지 않는 일이 매우 많다. 원래 옛날 사람들이 지구는 정지해 있고 하늘이 움직인다고 말한 것은, 다만 해와 달과 별들이 움직이는 것 같은 것을 목격하고, 그 목격한 바의 상황에 따라서 억측하여 단정한 일일 뿐이라고 하여도, 그 일에 관하여 사실을 규명하면, 그 상황은 원래 지구와 다른 천체를 서로 대조하여 지구의 움직임 때문에 생긴 현상이기에, 지구의 움직임은 본성이고, 현상은 가지의 조짐이다. 가지의 조짐을 오인하여 본성에 없는 일을 왜곡할 수 없다. 하늘이 움직인다는 주장에 이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이치를 주장하여 지구가 움직인다는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 그 이치는 결코 진실한 이치가 아니다. 결국 물체에 관하여 그 이치를 연구하면서 다만 물체와 물체의 관계만을 보고 억지로 만든 주장이다. 만약 이 주장으로써 진리로 하면, 달리는 배 가운데보다 해안의 달리는 것같이 되는 것을 보고, 해안은 움직이고 배는 정지한다고 말하는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큰 오해가 아닌가? 그러므로 천문을 말하는 것에는, 우선 지구가 어떤 물체이어서 그 운행이 어떻게 되는지를 살피어, 그 다음에 이 지구와 다른 천체의 관계를 밝히어, 사계절의 순환의 이치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말하는 바, 물체가 있고 그 다음에 이론이 있으며, 이론이 있고 그 다음에 물체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다. 추측하여 단정하는 것으로써 먼저 물체에 대한 이론을 설파하여, 그 이론으로 인하여 물체의 이치를 해치지 말라. 임금과 신하에 관한 이론도 역시 이와 같다. 임금과 신하의 관계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다. 지금 이 관계에 관하여 이치를 볼 수 있는 일이 있다 해도, 그 이치는 가끔 세상에서 임금과 신하가 되는 일이 있고 그 다음에 생겼던 일이라면, 이 이치를 보고 임금과 신하를 사람의 본성이라고 할 수 없다. 혹시 이것을 사람의 본성이라고 하는 것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임금과 신하가 없을 수 없는 이유가 있어도, 사실에 있어서 결코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세상에는 아버지와 아들, 부부가 없지 않고, 어른과 어린이 친구가 없지 않다. 4자는 사람의 천성에 갖추어진 관계이어서, 이것을 본성이라고 할 수 있어도, 오직 임금과 신하에 이르러서는 지구상의 어떤 나라에서 그 관계가 없는 곳이 있어, 방금 의회정치를 세운 나라가, 즉 이것이다. 이 여러 나라에서는 임금과 신하가 없어도, 정부와 국민의 사이에 각 그 의무가 있어, 그 정치 풍습은 역시 매우 아름다운 것이다. 하늘에 두 개의 해가 없고 땅에 두 명의 임금이 없다는 것은 맹자의 말이어도, 바로 지금 현재에 임금이 없는 나라가 있고, 게다가 그 국민의 형편이 요순우(堯舜禹) 삼대 성왕시대보다 나은 것은 어찌된 것인가? 가령 맹자로 하여금 오늘날에 살도록 한다면, 오히려 어떤 체면을 가지고 이 여러 나라 국민을 볼까? 성현의 실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절대왕정을 주장하는 것은, 먼저 사람의 본성이 어떤 것인가를 살핀 후에 임금과 신하의 의리를 설명하고, 그 의미라는 것은 과연 사람의 본성에서 배태되는 것인지, 혹은 사람이 태어난 후에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과 신하의 관계가 생겨, 이 관계에 관한 약속을 임금과 신하의 의리라고 지칭하는 것인지, 사실에 의거하여 그 전후를 상세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을 비우고 태연하게 깊이 자연의 도리가 존재하는 곳을 구하면, 반드시 이 약속이 우연에서 생긴 이유를 밝힐 수 있다. 이미 그 우연함을 알면 또 결과적으로 그 약속의 편함과 불편함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사물에 관하여 편함과 불편함의 논의를 허락하는 것은 곧 이것에 수정과 개혁을 가할 수 있는 증거이다. 수정을 가하여 고칠 수 있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다. 따라서 아들이 아버지가 될 수 없고, 아내가 남편이 될 수 없고, 아버지와 아들 부부 사이는 고치는 것이 어렵다하더라도, 임금이 변하여 신하가 될 수 있다. 탕왕과 무왕이 선왕을 추방한 것이 곧 이것이다. 혹은 임금과 신하가 좌석을 같이하여 어깨를 비교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번을 폐지하고 현을 둔 것이 곧 이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관찰하면, 절대왕정을 개혁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이것을 개혁하는가 혹은 마는가에 관한 비결은, 그 문명에 편리한지 혹은 불편한지를 살피는 데 달렸을 따름이다. 혹은 서양학자의 주장에, 임금과 신하는 중국과 일본에 국한되지 않고, 서양에서도 주인(master)하인(servant)이라는 명칭이 있어, 곧 임금과 신하의 뜻이라고 말하는 자가 있어도, 서양의 임금과 신하와 중국 일본의 임금과 신하는 그 뜻이 같지 않다. 주인(master)하인(servant)에 맞을 수 있는 문자가 없으므로, 임시로 이것을 임금과 신하로 번역했던 것이지만, 이 문자에 구애될 수 없다. 우리들은 옛날부터 일본과 중국의 사람들의 생각이 인정하는 바의 임금과 신하를 말함이다. 비유컨대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주인을 살해한 사람은 처형하고, 하인을 때려죽여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주인과 이 하인이 곧 임금과 신하이다. 봉건시대에 제후와 사무라이의 신분 등은 분명히 임금과 신하라고 할 수 있다.

앞의 논의에 따르면, 절대왕정은 개혁할 수 있다. 그런즉 이것을 개혁하여 민주정치를 취하여, 이 정치로써 최선에 머무르는 곳으로 하는가? 말하건대, 결코 그렇지 않다. 아메리카 북방에 한 민족이 있다. 지금부터 250년 전, 그 종족의 선조인 자들이 《「순례자들<Pilgrims Fathers>이라고 한다. 그 인원이 101인으로, 영국으로부터는 1620년이다.영국에서 학정에 고생하여, 임금과 신하의 의리를 싫어하여 마침내 스스로 본국을 나와, 떠나서 북아메리카 지방에 와서, 천신만고를 겪고 점차 자립의 단초를 연 일이 있다. 곧 그 땅은 매사추세츠<Massachusetts>플리머스<Plymouth>, 그 옛 흔적이 아직도 지금 남아있다. 그 후 뜻을 지닌 사람들이 뒤쫓아 와서, 본국으로부터 집을 옮기는 자가 매우 많고, 장소를 선택하여 주거지를 정하여 뉴잉글랜드지방을 열고, 인구가 점점 늘어나, 국가의 재정이 점점 증가하고, 1775년에 이르러서는 이미 13주의 땅을 점유하고, 마침내 본국 정부에 등을 돌리고, 8년 동안 쓰디쓴 전쟁을 겪고, 겨우 승리를 얻어, 처음으로 큰 독립국가의 기초를 열었다. 곧 지금의 북아메리카 합중국이 이것이다. 처음부터 이 나라가 독립된 연유는, 그 국민이 용감하게 이기적이 되지 않고, 용감히 한 때의 야망을 펼친 것이 아니다. 지극히 공평한 자연의 도리에 기초하여, 인류의 권리와 의리를 보호하고, 자연이 부여한 복지를 온전히 했기 때문일 따름이다. 그 취지는 당시 독립의 격문을 읽으면 알 수 있다. 하물며 처음에, 101명의 선조가 16201222일 눈보라 속에 상륙하여 해안의 바위를 디딘 그 당시에는, 어찌 한 점의 사심이 있었겠는가? 이른바 원래 빈털터리인 사람들로서, 하느님을 경배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이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제 이 사람들의 생각을 미루어 헤아리니, 그 폭군과 타락한 관리들을 혐오한 것은 논제로 하고, 혹은 전 세계에서 정부라는 것을 폐지하여 그 흔적도 없이 하는 정도의 평소 생각이라 할 수 있다. 250년 전에 이미 이런 정신이 있었다. 그 후 1770년대의 독립전쟁도, 이 정신을 이어서 실천하려는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 정치체제를 세운 것도 이 정신에 기초를 두었다. 그 후 국내에서 시행되는 여러 가지 공업 및 상업적 법령 등, 모든 인간 교류의 길도 모두 이 정신을 목적으로 했다. 곧 미국의 정치는 독립한 국민의 기력을 활성화하여,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 정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풍속이 이 순수하고 조잡하지 않아서, 진정으로 인류가 멈출 수 있는 곳에 멈추어, 안락한 국토의 진정한 광경을 닮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오늘날에 이르러 사실을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미국의 정치는 국민이 모여 권력을 쓸 수 있고, 그 권력의 관대함과 엄함은 전제정치의 (인터넷 원문의 단어는 立訓独裁인데 이와나미<岩波> 문고본에는 立君獨裁로 되어있다. 역자) 권력과 다르지 않아도, 한 사람의 뜻에서 나오는 것과 여러 사람의 손에서 이루어지는 그 의미는 다를 뿐이다. 또 미국의 풍속은 간편함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간편함은 본래 인간의 아름다운 일이라고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간편함을 반기면 간편함을 꾸며서 세상에서 아첨하는 자가 있고, 간편함을 가장하여 사람을 협박하는 사람도 있다. 오히려 저 시골 아이가 어리숙함으로써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과 같다. 또 미국에는 뇌물을 금지하는 법률이 매우 많아도, 뇌물을 금하는 일이 더욱 조밀하면 뇌물행위도 역시 더욱 심하다. 그 사정은 과거 일본에서 도박을 금지한 일도 대단히 엄격하였는데, 도박의 유행이 대단히 성행하게 된 것과 같다. 이것들의 상세한 사례를 일일이 든다면 끝도 없어도, 지금 잠시 이것을 중단하고, 여론에 미국의 정치를 공평하다는 이유는, 그 국민이 공적인 마음으로써 정치를 하고, 인구 백만의 나라에서는 백만의 마음을 합쳐서 일을 합의하여 정하므로 공평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한 가지 사례를 들자. 미국의 정치에서는 국회의원을 선출함에, 투표를 이용하여 다수의 편을 선출하는 법이 있다. 다수가 있으면 한 표가 많아도 다수이므로, 만일 국내의 인기가 두 갈래로 나뉘는 일이 있어, 백만의 인구 안에서부터 한 갈래를 51만 명으로 다른 한 갈래를 49만 명으로 표를 던지면, 선거에 당선되는 인물은 반드시 한편으로 치우쳐, 49만 명의 사람은 처음부터 국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또 이 선거에 당선된 국회의원의 수를 100명으로 하여, 국회에 출석하여 중요한 국사를 협의하여 정할 때에, 여느 때처럼 투표를 이용하여 51명과 49명의 차이가 나면, 이것 역시 51명의 다수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결정은 전 국민 중의 다수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다수 중의 다수로써 결정하여, 그 차이가 대단히 작은 경우라면, 다수의 국민 4분의 1의 마음으로써 다른 4분의 3을 억누르는 비율이 된다. 이것을 공평하다고 할 수 없다 (<Mill>의 대의정치론에서). 이 대의정치의 다른 일에 관해서는 크게 논의의 불일치를 이루는 일이 있다. 쉽게 그 득실을 판단할 수 없다. 또 전제정치에서는 정부가 힘으로 국민을 괴롭히는 폐단이 있다. 미국의 정치에서는 국민이 주장으로써 정부를 번거롭게 하는 폐단이 있다. 따라서 정부가 혹시 그 번거로움을 참지 못하면, 곧 군대에 의뢰하여 마침내 큰 화를 초래하는 일이 있다. 미국에만 전쟁이 적다고 할 수 없다. 근자에는 1861년 노예에 대한 논의로부터 미국의 남북에 당파를 나누어, 백만의 시민이 별안간 무기를 들고 옛날부터 없었던 큰 전쟁을 시작하여, 형제가 서로 죽이고 같은 인종이 서로 해쳐서, 내란 4년간에 재물을 허비하고 사람을 잃은 일이 대부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본디 이 전쟁이 일어난 원인은, 국내의 상류층이, 노예라는 오래된 악습을 혐오해,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도리를 주창한 사건에 이르는 일이어서, 인간 세상의 한 가지 아름다운 이야기로 부를 수 있어도, 그 사건이 한 번 일어나면, 사건의 가지 끝에 또 새싹이 생겨, 이치와 이익이 서로 섞이고, 도리와 욕심이 서로 얽혀, 마침내 원래 취지가 있는 곳을 알 수 없게 되어, 그 사건의 흔적에 나타나는 일을 보면, 결국 자유로운 나라의 국민은, 서로 권위를 탐하여 사사로운 일을 마음대로 하고자 하는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그 모양은 흡사 하늘나라의 낙원에서 귀신의 무리가 싸우는 것과 같다. 만약 지하의 선조들로 하여금 알게 하면, 지금 이 귀신의 아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뭐라고 할까? 전사자가 황천에 이르러도, 선조들을 보고 안색이 질릴 것이다. 또 영국의 학자 <Mill>이 저술한 경제서에 말하여, 어떤 사람의 주장에, 인류의 목적은 오직 전진하여 취하는 데 있어, 발로 딛고 손으로 밀어, 서로 발뒤꿈치를 붙이고 앞을 다툴 수 있어, 이것이 곧 생산과 진보를 위하여 최고로 원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다만 이익을 다투는 것으로써 인간의 최고의 약속으로 생각하는 자가 없지 않아도, 내 소견으로는 그것이 매우 바람직하지 않고, 방금 세계 가운데 이익을 다투는 상황이 실제로 나타나는 곳은 아메리카 합중국이다. 코카서스인종의 백인종남자가 서로 힘을 합쳐, 바르지 못하고 공평하지 못한 굴레를 벗어던지고 특별한 하나의 세상을 열어, 인구가 번성토록 하고, 재화의 이용을 풍요롭게 하고, 토지도 역시 넓어서 경작하는 데 여유가 있다. 자주와 자유의 권리는 일반적으로 시행되어 국민도 또 가난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 지극히 좋고 지극히 아름다운 편리함을 얻었다할지라도, 그 일반적인 풍속에 나타나는 결과를 보면 역시 괴이하여, 전국의 남자는 일 년 내내 분주하게 돈을 뒤쫓고, 전국의 아내는 일생동안 열심히 이 돈을 뒤쫓는 남자를 낳을 따름이니, 이것을 인간 교류의 최선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나는 이것을 믿지 않는다. 이상 <Mill>의 주장을 보고 역시 더 이상 미국의 풍속에 관하여 그 풍속의 한 부분을 이해하는 데 충분하다.

이상의 토론으로 보면, 전제정치는 반드시 좋지는 않고, 민주정치도 반드시 편리하지는 않다. 정치라는 이름을 어떻게 부르더라도 결국 인간 교류 중의 한 가지 조항에 지나지 않으면, 겨우 그 한 가지 조항의 형태를 보고 문명의 본래 취지를 판단할 수 없다. 그 형태가 불편하면 고칠 수 있고, 혹은 실제로 방해가 되지 않으면 고치지 않을 수 있다. 인간의 목적은 오직 문명에 도달하는 한 가지 일일 뿐이다. 문명에 도달하게 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없을 수 없다. 따라서 그 방법들을 시험하고 따라서 그 방법들을 고치고, 천백번의 시험을 거쳐 그 사이에 다소 진보를 이룩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인간의 사상은 한 편으로 치우칠 수 없다. 침착한듯하여 여유가 있는 일이 필요하다. 무릇 세상의 사물은 시험하지 않으면 진보하는 일이 없다. 가령 시험하여 잘 진보하는 것도 그 완성에 이른 일이 있다고 나는 듣지 못했다. 역사의 시작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혹은 이것을 시험하는 세상의 한 가운데라고 말할 수 있다. 여러 나라의 정치도 지금 틀림없이 시험되고 있다면 갑자기 그 정부의 좋고 나쁨을 정할 수 없는 것은 본래부터 논외이다. 다만 그 문명에 도움이 되는 일이 많은 것을 좋은 정부라고 칭하고, 이익이 되는 일이 적거나, 또는 그 문명을 해치는 것을 일러 나쁜 정부라고 말할 따름이다. 그래서 정치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것에는, 그 국민이 도달할 수 있는 문명의 정도를 재서 결정할 수 있다. 세계에 아직 최고의 문명국이 없다면, 지극히 선하고 지극히 아름다운 정치도 역시 아직 있을 수 없다. 혹은 문명의 최고도에 이르면, 어떤 정부도 쓸모없는 것에 속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왜 문명의 형태를 선택하는 데 만족하고, 왜 문명의 명분을 다투는 데 만족하는가? 현재 세상의 문명이 진보 중에 있다면, 정치도 역시 진보 중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만 각각의 나라가 서로 몇 걸음 앞서거니 뒤처지거니 할 따름이다. 영국과 멕시코를 비교하여, 영국의 문명이 우월하다는 것은 그 정치 역시 우월한 것이다. 미국의 풍속이 편리하지 않아도, 중국의 문명에 비교하여 우월한 곳이 있으면, 미국의 정치는 중국보다 좋은 것이다. 따라서 전제정치도 민주정치도 좋다고 말하면 모두 좋고, 좋지 않다고 말하면 모두 좋지 않다. 또 정치만이 문명의 근원은 아니다. 문명에 따라서 진보하거나 퇴보해서, 문학과 경제 등의 여러 여건과 함께, 문명 한 가운데 한 국면의 역할을 하는 것이 되는 것은, 앞에서 이미 토론했다. 따라서 문명은 비유컨대 사슴과 같고, 정치 등은 궁사와 같다. 궁사는 본래 한 명이 아니고 문명을 잡는 궁사도 역시 여러 사람의 패거리를 달리 할 수 있다. 다만 그 목표가 되는 것은 사슴을 쏘아 잡는 데 있을 따름이다. 사슴만 잡으면, 서서 쏘든 앉아서 쏘든, 혹은 적절한 시기에 따라 맨손으로 잡든 무방하다. 특히 한 가족의 쏘는 법에 구애되어, 맞힐 수 있는 화살을 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사슴을 놓치는 것은, 사냥에서 서툰 짓이라고 할 수 있다.

 

 

 

 

 

 

 

 

第三章 文明本旨

 

 前章きにへばこゝに西洋文明由来場所なれどもこれをずる文明何物たるをらざるらず其物形容することにこれを形容することきのみならずしきにては世論或文明としはこれをとしてふものありしこの論争由縁るにもと文明字義はこれをこれを其狭字義へば人力人間需用衣食住虚飾くするの又其広字義へば衣食住安楽のみならずめて人間高尚地位るの学者若此字義広狭せば又喋々たる争論すにらざる

 文明相対したるにて其至あることなし唯野蛮有様して次第むものをふなり元来人類相交るを其性とす独歩孤立するときは其才智発生するになし家族相集るも人間交際すにらず世間相交人民相触其交際愈広其法愈整ふに人情愈和知識愈開文明とは英語にてシウヰリゼイション羅甸らてんシウヰタスよりりしものにてなり文明とは人間交際次第りて有様形容したるにて野蛮無法独立一国体裁すとなり

 文明たるや至大至重人間万事皆この文明目的とせざるものなし制度文学商売工業戦争政法ふもこれをして相比較するには目的として其利害得失ずるや唯其よく文明るものをこれを却歩せしむるものをすのみ文明一大劇場制度文学商売以下のものは役者此役者なるもの各得意して一段所作よく趣意ふて真情写出だし見物をしてばしむるけて役者なるとす進退度言語節其笑ふやならず其泣無情にして芝居仕組これがためにするけて役者なるとするなり又其泣くとふとはなりとども場所時節とをきにきになるものと文明制度文学以下のものはぐこときものを大河これをぐこときものをけて小河文明倉庫人間衣食渡世資本々の気力この庫中にあらざるはなし人間事物或きものとどももこの文明るのあればこれをてゝはずへば内乱戦争尚甚しきは独裁暴政きも文明進歩せしむるのとなりて其功能著しくはるゝのれば前日醜悪れてこれをるものなし其事情恰して其価過当なりとども其物ひて便利ることなるのれば前日損亡るゝが即是世間人情なり

 

 今仮数段問題文明にせん

 

 第一 一群人民あり其外形安くして租税力役なく裁判法正しからざるに懲悪道行はれざるにしてこれをへば人間衣食住有様ては其処置宜しきをきものなしりとども唯衣食住安楽あるのみにて其智徳発生をばさらに閉塞して自由ならしめずること牛羊くしてこれをしこれを唯其飢寒注意するのみ其事情より抑圧するのずして周囲八方より迫窄はくさくするものゝ昔日松前より蝦夷人取扱ひしがなりこれを文明開化この人民智徳進歩有様るやいなや)。

 第二 又一群人民あり其外形安楽前段人民ばずとども亦堪らざるに其安楽少なきのりとして智徳がるに人民或高尚あり宗旨道徳進歩せざるにりとども自由大義はるゝことなく皆自由げんとするに注意するのみ人民或智徳ありとどもこれをるや貧民救助衣食ふがからこれをるに依頼してこれをるのみ人民或ありとどもこれをるやからためにることはずしてのためにこれをるなり亜細亜諸国人民神政府のために束縛活潑気象して蠢爾卑屈極度りたるもの即是なりこれを文明開化この人民文明進歩るや

 

 第三 又一群人民あり其有様自由自在なれども事物順序なく同権趣意一世支配するものは唯暴力のみへば往昔欧羅巴形勢斯これを文明開化より文明はこゝに胚胎すとふとども此有様文明らざるなり

 第四 又一群人民あり其身自由にしてるものなく其力ふして大小強弱差別あらずかんとすればらんとすればまりて各人其権義にすることなしりとども此人民人間交際らず其力一人のためにして全体公利けず一国何物たるをらず交際何事たるをぜず又死して又生其生れしときの有様するときの有様ならず幾世るとども其土地人間生々の痕跡をみることなしへば方今野蛮人種るもの即是なり自由同権気風しからずとども文明開化きや

 右四段るにもこれを文明きものなし何事して文明るや文明とは安楽にして高尚にするをふなり衣食ゆたかにして人品くするをふなり安楽のみを文明はんか人生目的衣食のみに衣食のみを目的とせば人間唯蟻きのみ又蜜蜂きのみこれを約束らず高尚にするのみを文明はんか天下人皆陋巷らうかう顔回くならんこれを天命らず身心両ながら其所るにざれば文明だすらざるなりして安楽にはあるらず人心品位にも亦極度あるらず其安楽高尚ふものは其進歩する有様してけたるものなれば文明とは安楽品位との進歩ふなりこの安楽品位とをせしむるものは智徳なるが文明とは結局智徳進歩なり

 前既へり文明至大至重にして人間万事包羅其至所際限なくして今正進歩有様りと世人或はこのらずしてだしき誤謬ることあり其人文明とは智徳はれたるものなりるに今西洋諸国るにして不徳所業多偽詐商売ありしてありこれを有徳人民らず又至文至明する英国管下アイルランド人民生計終歳蠢爾としてふのみこれを智者らずれば文明ずしも智徳はるゝものにずとりとども此人世界文明てこれを其極度なりと其進歩有様所以らざるものなり今日文明其半途にもらず豈遽清明純美けんや此無智無徳即是文明疾病なり世界文明極度すはこれをへば十全健康るが世界蒼生多しとども一点所患なくれてるまで些少にもらざるあるきやしてあるらず病理ずれば今世仮令健康たるものあるもこれを帯患健康はざるを亦猶この仮令文明すとども許多あまた欠点なかるらざるなり

 或人又云文明至大至重なり人間万事これにけざるものなしるに文明本旨上下同権るにずや西洋諸国文明形勢るに改革第一着貴族すに英仏其他歴史其実跡くは我日本てもして士族既ふて華族亦顔色なし亦文明趣意ならん此理めてずるときは文明には君主らざるがしてるや所謂片眼天下ふのなり文明たるやにしてなるのみならず亦洪にして且寛なり文明至洪至寛なり豈国君るゝの地位なからんや国君貴族是等名称はりて々の疑念くにらん。「ギゾ-」文明史へることあり立君人民階級墨守すること印度にもはるして人民ふし漠然として上下名分らざるにもはる専制抑圧世界にもはる開化自由にもはる君主一種珍奇政治風俗同一異種君主一種珍奇菓実政治風俗同一菓実よく異種みのしと此言真政府唯便利のためにけたるものなり文明便利なるものなれば政府体裁立君にても共和にても其名はずして其実開闢より今日るまで世界にてたる政府体裁には立君独裁あり立君定律あり貴族合議あり民庶合議あれども唯其体裁のみをれを便れを不便らず唯一方せざるを緊要とするのみ立君不便ならず共和政治ならず千八百四十八年仏蘭西共和政治公平あれども其実惨刻なり墺地利おーすとりやにて第二世フランシス時代には独裁政府にて寛大あり亜米利加合衆政治支那政府よりもからんとども、「メキシコ共和政英国立君ばざること墺地利英国とするもがために支那らず亜米利加合衆政治ぶも仏蘭西、「メキシコらず其実其名のみをらず政府体裁ずしも一様なるらざるが其議論ては学者宜しくにして一方することふてするは古今其例少からず

 支那日本等ては君臣天性君臣あるは猶夫婦親子あるが君臣生前たるものゝやうに思込孔子きも此惑溺することはず生涯心事天子けて窮迫りには諸侯にても地方官にてもひんとするあればにもにも土地人民支配する君主依頼してさんとするより策略あることなし畢竟孔子天性きはむるのらず唯其時代はるゝ事物有様られ其時代々する人民気風はれらずらず其中籠絡せられてるには君臣手段なきものと臆断してしたるものゝみより其教君臣のことをじたる趣意純精にして其一局内れば差支なきのみならず如何にも人事したるがくなりとども君臣れて出来たるものなればらずのまゝにはるものはなりれて出来たるものはなり事物議論純精なるものあればとて其本かすらずへば古人天文らずして只管天くものと地静天動にして無理四時循環其説一通りは条理へたるやうにゆれども地球らざるがりて星宿分野妄説日食月食をもくことはず事実不都合なること元来古人地静天動ひしは唯日月星辰くがくなるを目撃其目撃する有様臆断したるのみのことなれども其事せば此有様はもと地球天体相対して地球くがためにじたる現象なるゆゑ地動なり現象しるしなり誤認めてにあらざることをらず天動条理あればとて其条理主張して地動らず其条理して条理畢竟物ては其理めずして唯物との関係のみをひてたるなり此説条理とせばより海岸るがくなるをなりとはざるをなる誤解ならずや天文ずるには地球何物にして其運転如何なるをして此地球天体との関係にし四時循環をもきなりありてあるなりありてずるに臆断其倫物理する君臣猶斯との間柄との関係なりこの関係条理きものありとども其条理君臣なるもの出来たるものなれば此条理君臣らず

 

しこれをなりとはゞ世界万国あれば君臣なかるらざるのなれども事実してらず人間世界父子夫婦あらざるはなし長幼朋友あらざるはなし此四者天稟はりたる関係にてこれを其性しとども君臣ては地球上某国其関係なきあり方今民庶会議政府たる諸国即是なり此諸国には君臣なしとども政府人民との各其義務ありて其治風或なるものあり二日なし二王なしとは孟子なれども目今現無王ありて其国民有様唐虞とうぐ三代るものあるは如何孔孟をして今日らしめなば面目有てこの諸国人民聖賢粗漏立君政治主張するものは人性何物たるをして君臣其義なるものはして胚胎したるものれて偶然事情君臣関係此関係ての約束君臣るもの事実其前後にせざるらず虚心平気深天理めなば此約束偶然でたる所以発明其偶然なるをらば又随其約束便不便ぜざるらず事物便不便議論すはちこれに修治改革きのなり修治へて変革きものは天理たるらずたるらず父子夫婦変革しとどもじてたる湯武放伐即是なり君臣席ふして我国廃藩置県即是なりれば立君政治らずに唯之るととにての要訣其文明便利なると不便利なるとをするにるのみ。《西洋学者君臣支那日本らず西洋にもストルセルウェントあり君臣なりとあれども西洋君臣支那日本君臣とは其義一ならずストルセルウェント文字なきゆゑ君臣したることなれども此文字拘泥らず余輩古来和漢人心君臣君臣ふなりへば昔我国にて主人家来手打にするも不苦此主人此家来君臣なり封建大名藩士との間柄などはなる君臣。》

 へば立君政治変革してなり変革して合衆政治この政治至善まるとするしてらず亜米利加北方一族人民ありること二百五十年其種族先人なる《「ピルグリム・フアザス其人員百一人にて英国りしは千六百二十年のことなり。》英国苛政君臣いとひしてから本国北亜米利加地方千辛万苦めて自立きしことあり其地マッサチュセットプリマウスにして其古跡今尚存せり爾後有志ふて本国より者甚めてニウエンゲランド地方人口漸繁殖国財次第増加千七百七十五年ては十三州本国政府八年苦戦勝利一大独立国きたり北亜米利加合衆国なり此国独立せし由縁其人民敢むに一時野心ふするに至公至平天理人類権義保護天与福祚ふくそふせんがためのみ其趣旨当時独立檄文其初かの一百一名先人千六百二十年十二月二十二日風雪上陸して海岸石上めし其時には豈一点私心あらんや所謂本来無一物なるものにてするの余念なきことなり今此人心事るに其暴君汚吏ふはより全世界政府なるものを廃却して其痕跡なからしめんとする素志なる二百五十年以前既にこの精神あり千七百七十年代独立戦争此精神けてこれをはしたるものならん戦争終政体りたるも此精神きしことならん爾後国内はるゝ百工商売政令法律等人間交際皆此精神目的としてひしことならん合衆国政治独立人民其気力ふしひのまゝにめたるものなれば其風俗純精無雑にして人類安楽国土真境したるがくなるなるに今日事実ればしてらず合衆政治人民合衆して其暴行寛厳立訓独裁暴行ならずとども唯一人るものと衆人るものと其趣にするのみ又合衆国風俗簡易ぶとへり簡易より人間美事なりとども世人簡易べば簡易ふてするあり簡易するありかの田舎児訥朴くが又合衆国にて賄賂ずるの法甚なりとどもずること愈密なれば其行はるゝことも亦愈甚其事情在昔日本にて博奕ずることもにして其流行最なりしが是等細件枚挙すれば際限なしとども今姑くこれを世論合衆政治公平なりとする所以其国民一般人口百万人には百万して議定するゆゑ公平なりとふことならんるに事実差支あり其一箇条さん合衆政治にて代議士ぶに入札ひて多数落札するのあり多数とあれば一枚多きも多数なるゆゑ万一国中人気二組るゝことありて百万人口より一組五十一万人とし一組四十九万人としてずれば撰挙人物一方して四十九万人最初より国議るをざるけなりこの撰挙たる代議士百人として議院出席大切なる国事議定するときに入札ひて五十一人四十九人とのあれば是亦五十一人多数せざるらず此決議全国民中多数ふに多数中多数其差なきものなれば大数国民四分一四分するの割合なり公平らず(「ミル氏代議政治論)。此他代議政治ては議論入組たるものあり容易其得失らず又立君政治には政府人民るのあり合衆政治には人民政府はすのあり政府或其煩はしきにへざれば兵力依頼してくことあり合衆政治りて兵乱少なしとらずくは千八百六十一年売奴議論よりして合衆国南北党類百万市民忽兇器古来未曾有大戦争兄弟相屠同類相残そこな内乱四年ふこと其数らず此戦争原因国内上流士君子売奴旧悪習天理人道へて事件びしことにて人間界一美談しとども其事一度れば枝末又枝末相混相乱には本趣意らずして其事跡はれたるものをれば必竟自由国人民相互権威其私ふせんとするよりならず其状恰天上楽園群鬼ふがくなり地下先人をしてることあらしめなばこの衆鬼子ふをてこれをとかはん戦死黄泉くとども先人るに顔色なかる又英国学士ミル氏著述経済書或人人類目的唯進るに足以手以して是即生産進歩のために有様なりとて唯利是争ふを人間最上約束なきにざれども所見にてはだこれをばず方今世界中にてこの有様事実写出したる亜米利加合衆国なり、「コウカス人種白人種男子相合不正不公覊軛して一世界人口繁殖せざるに財用富饒ならざるに土地亦広くしてすにあり自主自由はれて国民又貧何物たるをらず至善至美便宜るとども其一般風俗はれたる成跡れば亦怪全国男児終歳馳駆ちくして金円全国婦人終身孜々として此逐円男子生殖するのみこれを人間交際至善はんはこれをぜずと以上ミルても亦以合衆国風俗一斑窺知るに

 右所論れば立君政治必ずしもならず合衆政治必ずしも便ならず政治るも必竟人間交際中一箇条たるにぎざれば其一箇条体裁文明本旨判断らず其体裁果して不便利ならばるもなり事実なくばめざるもなり人間目的唯文明するの一事あるのみせんとするには々の方便なかるらず千百試験其際多少進歩きものなれば思想一方らずしやくしやくとして余裕あらんことをするなり事物みざればむものなし仮令試てよくむも其極度したるものあるをかず開闢より今日るまで試験なり諸国政治今正其試験中なれば其良否らざるはよりたず唯其文明することきものを良政府することなきするものをけて悪政府ふのみ政治良否するには其国民たる文明測量してこれを決定至文至明あらざれば至善至美政治亦未だあるらず文明極度らば何等政府無用長物るときは其体裁ぶにらん其名義ふにらん文明其進歩途中れば政治亦進歩途中ることなり唯各国互数歩前後あるのみ英国メキシコとを比較して文明右でなば其政治亦右ることならん合衆国風俗便宜しからざるも支那文明してこれにあらば合衆国政治支那よりもきことならん立君政治共和政治なりとへばなり不良なりとへば不良なり且政治文明文明其進退文学商売等諸件文明中一局くものなりとのことは前既じたり文明へば鹿政治等射者射者固より一人其射者亦人にす唯其目途とする鹿てこれをるにるのみ鹿をさへればてこれをるもしてこれをるも時宜赤手素手るもあることなしひと一家射法拘泥してたるべき鹿ふは田猟なるもの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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