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원전+번역문

제 2 권, 제 4장 한 나라 국민의 지혜와 덕행을 논함.

이윤진이카루스 2014. 8. 31. 00:09

역자 주: 본서를 번역하면서 역자는 앞의 장까지 David A. DilworthG. Cameron Hurst III세의 영어번역본 An Outline of a Theory of Civilization을 참고하였는데, 한국어번역본 문명론의 개략, 임종원 역, 제이앤씨가 근자에 발간됨에 따라 그 한국어번역본 또한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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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한 나라 국민의 지혜와 덕행(德行)을 논함.

 

앞 장에서 문명은 사람의 지혜와 덕행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곧 여기에 지혜와 덕행을 지닌 사람이 있어, 문명인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가? 내가 말하는 바, 그렇다. 그것을 지칭하여 문명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사람이 살고 있는 나라를 보고 문명국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 문명은 한 사람의 몸에 관하여 논할 수 없고, 전국의 형편에 관하여 보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지금 서양 여러 나라를 문명이라고 하고 아시아 여러 나라를 반개(半開)라고 할지라도, 두세 명의 인물을 들어 논하면, 서양에도 완고하고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 있고, 아시아에도 지혜와 덕행이 높은 선비가 있다. 그러나 서양을 문명으로 아시아를 문명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서양에서는 이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 그 어리석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아시아에서는 이 높은 선비가, 그 지혜와 덕행을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왜인가? 한 사람의 지혜와 어리석음 때문이 아니라, 전국에 행해지는 기풍에 통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명이 있는 곳을 찾는 것에는, 먼저 그 나라를 통제하는 기풍이 있는 곳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또 기풍은 곧 한 나라 국민에게 있는 지혜와 덕행의 현상이기에, 혹은 앞으로 나아가고 혹은 퇴보하고, 혹은 증가하고 혹은 감소하여, 나아가고 퇴보하고 증가하고 감소하는 순간도 멈추는 일이 없어서 흡사 전체 나라의 운동의 근원이 되는 것이어서, 한 번 기풍이 있는 곳을 찾아서 도달하면 천하의 사물이 하나가 되어 명확해지고, 그 이해득실을 살펴서 논하는 일은 물건의 호주머니 속에서 찾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

위와 같이 기풍이 되는 것은 한 사람의 기풍이 아니어서 전국의 기풍이라면, 지금 한 바탕의 일에 관하여 그것을 살피고자 하는 것도, 눈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지 않고 귀로 듣는 것이 가능하지 않아, 혹은 가끔 그것을 보고 들은 일이 있다고 하는 것도, 그 본 바와 들은 바에 따라 항상 차질이 생겨나서 일의 진면목을 판단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비유컨대 한 나라의 산과 늪을 헤아리는 데는, 그 나라의 가운데 산재한 산과 늪의 평수를 측량하여, 그 총계를 기록하여 그것을 산의 나라로 지칭하거나 늪의 나라고 지칭할 수 있고, 드물게 큰 산과 큰 늪이 있으면 갑자기 억측으로 단정하여 그것을 산의 나라나 늪의 나라로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전체 국민의 기풍을 알고 그 지혜와 덕행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데는, 그 노력을 서로 모아 세간에서 일반적인 실제 흔적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그것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혹은 이 지혜와 덕행은 사람의 지혜와 덕행이 아니어서 국가의 지혜와 덕행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국가의 지혜와 덕행인 것은 국가의 한 가운데 일반에 분포된 지혜와 덕행의 전체 양을 지적하여 이름을 붙인 것이라면 된다. 이미 그 양의 많고 적음을 알면 그 진퇴증감을 살펴 그 움직이는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도 역시 어렵지 않다. 생각건대 지혜와 덕행의 운동은 흡사 큰 바람과 같고 또 강의 흐름과 같다. 큰 바람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불고, 강물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 그 완급의 방향은 높은 곳에서 멀리 보아 분명히 그것을 볼 수 있다할지라도, 물러가 집안으로 들어가면 바람이 없는 듯하고, 제방의 사이를 보면 물의 흐름이 없는 것 같다. 혹은 심하게 물의 흐름을 막은 것이 있으면, 전적으로 그 방향을 바꾸어 거꾸로 흐르는 일도 있다. 그렇다하더라고 그 거꾸로 흐르는 것은 그것을 막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면, 부분의 역류를 보고 하류의 방향을 추측하여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드시 그 시선을 높고 멀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비유컨대 경제론에, 부유함의 토대는 정직과 공부와 검약의 3개 조항에 있다고 한다. 이제 서양의 상인과 일본의 상인을 비교하여 그 상업의 뜻을 보는 데에서, 일본의 상인이 반드시 부정직하지도 않고, 또 반드시 나태하지도 않고, 게다가 검소하고 절약하는 풍습에 이르러서는 크게 서양인이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상업의 결과에 나타나는 빈부에 관하여 보면, 일본은 크게 서양 여러 나라에 따라가기가 어렵다. 또 중국은 오랜 옛날부터 예의의 나라라고 칭하여, 그 말 혹은 자부심에 비슷하여도, 실제로 현실성이 없으면 이름 역시 있을 수 없다. 옛날 중국에서는 실제로 예의바른 선비가 있어 그 업적을 말할 수 있는 일이 적지 않았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그 인물이 부족하지 않다고 할지라도, 전국의 형편을 보면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도둑질하는 자가 매우 많아서, 형법이 매우 엄격하여도 죄인의 수가 항상 감소하는 일이 없다. 그 인정과 풍속의 비굴함과 천박함은 정말로 아시아 국가의 골격을 표시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은 예의의 국가가 아니고, 예의바른 사람이 살고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 하는 일은 천 갈래 만 갈래, 아침저녁으로 다르고, 낮과 밤으로 같지 않다. 오늘날의 선비는 내일의 소인이 될 수 있고, 올해의 적은 내년의 친구가 될 수 있다. 그 임기응변은 나올수록 더욱 기이하다. 환상과 같고 마귀와 같아서, 생각하여 논의할 수 없고 측량할 수 없다. 타인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릴 수 없는 것은 본래 논의를 기대할 수 없고, 부부와 부모자식간이라 하더라도 상호간에 마음의 움직임이 변하는 것을 헤아릴 수 없다. 부부와 부모자식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으로써 스스로 잘 그 마음의 변화를 억제하는 것에 충분하지 않다. 소위 지금의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라는 것이 곧 그것이다. 그 형편은 흡사 맑은 날과 비를 측정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옛날 기노시타 토키치(木下藤吉: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옛 이름)는 주인의 돈 여섯 량을 훔쳐 도망쳐서, 이 여섯 량의 돈을 무사 집안에 바치는 자본으로 하여 처음에는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를 섬기고, 차츰 입신하는 데 따라 니와(丹羽)와 시바타(柴田)의 명망을 흠모하여, 하시바 히데요시(羽柴秀吉)로 이름을 바꾸고 노부나가의 대장이 되어, 그 후 끊임없는 시대의 변화를 맞이하여, 혹은 패배하고 혹은 성공하여, 기회를 타고 변화에 순응하여, 마침내 일본국의 중앙을 점령하여, 도요토미() 태합(太閤)이라는 이름으로서 전국의 정권을 한 손에 잡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도 그 업적의 번성함을 기리지 않은 일이 없다. 그러나 처음에 토키치(藤吉)가 여섯 량의 돈을 훔쳐 도망쳤을 때, 어찌 일본국의 중앙을 점령하려는 평소의 마음이 있었겠는가? 이미 노부나가(信長)를 섬긴 후에도 겨우 니와(丹羽)와 시바타(柴田)의 명망을 선망하여 스스로 성명을 바꾼 것이 아닌가? 그 의지가 작았던 것을 미루어 알 수 있다. 그래서 주인의 돈을 훔쳐서 붙잡히지 않은 것은 도둑의 몸으로서 기대 밖의 일이다. 그 다음에 노부나가(信長)를 섬기며 대장이 된 것은 토키치(藤吉)의 몸으로서 기대 밖의 일이다. 또 수년간의 성공과 좌절을 겪고 마침내 일본국의 중앙을 점령한 것은 하시바 히데요시(羽柴秀吉)의 몸으로서 기대 밖의 일이다. 이제 이 사람이 태합(太閤)의 지위에서 있으면서 돌아보아 전년에 여섯 량의 돈을 훔친 시기의 형편을 회상하면, 생애의 일은 한 번도 우연히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고, 바로 이 꿈 가운데 또 꿈에 들어가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후세의 학자로서 도요토미() 태합(太閤)을 평하는 자는, 모두 도요토미() 태합(太閤)이던 시절의 언행으로써 그 일생의 인물을 증명하고자 하는 일은 그러므로 큰 오해를 낳는다. 토키치(藤吉)라고 말하는 것과 하시바(羽柴)라고 말하는 것과 도요토미() 태합(太閤)이라고 말하는 것도, 모두 한 사람의 생애 사이의 한 단계이어서, 토키치(藤吉)가 되는 때는 토키치(藤吉)의 마음이 있고, 하시바(羽柴)가 되는 때에는 하시바(羽柴)의 마음이 있고, 태합(太閤)이 되는 것에 이르면 스스로 또 태합(太閤)의 마음이 있어, 그 마음의 움직임 처음 중간 마지막 세 단계에 대하여 한결같을 수가 없다. 상세하게 이것을 논하면, 생애에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천 갈래 만 갈래로 구별하여 천태만상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옛날과 오늘날의 학자들은 이 이치를 알지 못하여, 인물을 평하는 데 그 말투로써, 어떤 사람은 어릴 적에 큰 뜻이 있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세 살 때 그 기이한 말을 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5세 때 그 기이한 행동이 있었다고 하고, 심하게는 그 사람 생전의 길조를 기록하고, 또는 꿈을 설명하여 그 사람의 언행록의 일부가 되는 일도 있는 데 이르렀다. 미혹에 빠지는 일도 역시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바른 역사라고 기리는 책 중에는, 도요토미() 태합[太閤)의 어머니가 태양이 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임신하여, 고 다이고[醍醐] 천황은 고스노끼[南木]의 꿈에 반응하여 고스노끼[]라는 성을 얻었다고 하고, 또 한고조는 용의 상서로움을 얻고 태어나 그 얼굴이 용과 닮았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허랑한 망설을 헤아리면 일본과 중국의 역사 가운데 셀 수없이 많다. 세상의 학자는 이 망설을 주장하여 다른 사람을 속일 뿐만 아니라, 자신도 역시 그것에 빠져 스스로 믿는 자와 같다. 딱하기 짝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옛것을 흠모하는 오래된 질병에서 분별없이 옛 사람을 존경하여, 그 인물이 죽은 후부터 멀리 그 업적을 보고 기이하게 하여, 오늘날의 사람의 귀와 눈을 놀라게 하기 위하여, 견강부회의 주장을 조작할 따름이다. 그것을 점쟁이 무리의 망언이라고 할 수 있다.원래 인간이라는 것은 타고난 것과 교육에 따라, 스스로 그 지조가 높은 자도 있고 혹은 비천한 자도 있어, 그 높은 자는 높은 일에 의지를 두고, 그 비천한 자는 비천한 일에 뜻을 두어, 그 지조에 대강의 방향이 있는 것은 본래 논외라할지라도, 지금 여기서 논하는 바는 큰 뜻이 있는 자도 반드시 큰 일을 이루는 것이 아니고, 큰 일을 이루는 자도 반드시 유년 시절부터 생애의 성공을 기약하는 것이 아니고, 설사 대부분의 지조가 방향을 정하여도, 그 의도와 성과는 따라서 변하고 따라서 나아가, 진퇴와 변화가 끝이 없고, 우연한 세력에 편승하여 끝내 큰 일을 이루는 것의 순서를 기록한 것이다. 학자는 이 취지를 오해하지 말라.

앞에서 논하는 바에 따라 이것을 보면, 사람 마음의 변화를 살피는 것은 사람의 힘이 미치는 바가 아니고, 결국 그 노력은 모두 우연에서 나와서 게다가 규칙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답변하여 말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문명을 논하는 학자에게는 스스로 이 변화를 살피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이 방법에 의거하여 그것을 구하면, 사람 마음의 움직임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칙의 올바름은 실제 물체의 모양을 보는 것과 같고, 활자판으로 눌러놓은 문자를 읽는 것과 같아, 그것을 오해하고자 하여도 도저히 오해할 수 없다. 생각건대 그 방법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천하의 사람 마음을 하나로 간주하여, 영구적인 시간의 한계 사이에 넓게 비교하여, 그 결과에 나타나는 것을 입증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비유컨대 맑은 날과 비가 오는 날 같은 것은 맑음으로써 저녁의 비를 점칠 수 없고, 하물며 수 십 일 사이에 며칠 맑고 며칠 비가 온다는 일정한 규칙을 세우고자 하는 것은 사람의 지혜가 미치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일 년 간의 맑고 비오는 날을 평균하여 계산하면, 맑음은 비보다 많을 것을 알 수 있다. 또 그것을 한 곳의 지방에서 재는 것보다 넓게 한 주()나 한 나라까지 확대할 때는, 그 맑은 날과 비가 오는 날의 숫자는 더욱 정밀할 수 있다. 또 이 실험을 확대하여 멀리 세계의 가운데까지 확대하여, 이전 수 십 년과 이후 수 십 년의 맑음과 비가 옴을 그 날짜 숫자로 비교하면, 전후가 반드시 한결같아 며칠의 차이도 없을 수 있다. 혹은 그것을 백 년까지 확대하고 천 년까지 확대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1분의 시간 차이도 없는 것에 이를 수 있다. 사람 마음의 움직임도 역시 이와 같다. 이제 한 몸과 한 가정에 관하여 그 사람의 노력을 살피면 더욱 규칙이 존재하는 것을 보지 못하더라도, 널리 한 나라에 관하여 그것을 구하면 그 규칙의 올바름은 저 맑을 날과 비오는 날의 평균하여 그 백분율이 정밀한 것에 다르지 않다. 어떤 나라 어떤 시대에서는, 그 나라의 지혜와 덕행이 이 방향으로 향하고, 혹은 이 원인에 따라서 이 정도로 나아가고, 혹은 저 장애물에 방해를 받아 저 정도로 퇴보하는 것도, 흡사 형태가 있는 물체에 관하여 그 나아가고 퇴보하는 방향을 보는 것과 같다. 영국인 버클( Buckle)씨의 영국문명사에서 말하여, 한 나라의 사람 마음을 대강으로 하여 그것을 보면 규칙이 있는 것이 실제로 놀랍게도 지속되어, 범죄는 사람 마음의 움직임이니, 한 사람의 몸에 관하여 그것을 보면 본래 그 움직임에 규칙이 있을 수 없어도, 그 나라의 사정에 이변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죄인의 수는 매년 다르지 않고, 비유컨대 사람을 살해하는 자와 같은 것은 대체로 한 때의 분노에 편승하는 것이라면, 한 사람의 몸으로써 누가 미리 그것을 예견해서, 내년 몇 월 며칠에 누구를 살해하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는 자가 있는가? 그런데 프랑스 전국에서 사람을 죽인 죄인을 헤아리는 것에, 그 숫자가 매년 같을 뿐만 아니라, 그 살해에 쓰인 도구의 종류까지도 매년 다르지 않고, 더욱 그것으로부터도 불가사의한 것은 자살하는 자이다. 원래 자살이라는 사건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명령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속여서 유혹할 수도 없고, 협박으로 강요할 수도 없고, 바로 한 마음이 결정하는 바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면, 그 숫자에 규칙이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 1846년부터 50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런던에서 자살하는 자의 숫자가, 많게는 266명이고 적게는 213명이어서, 평균 240명으로 정한 숫자가 되었다. 이상 버클(Buckle)씨의 주장이다. 또 여기서 비슷한 한 가지 예를 들어 말한다. 상업상으로 물품을 파는 사람은, 그것을 손님에게 강제로 사도록 할 수 없다. 그것을 사는 것과 사지 않는 것도 전적으로 사는 사람의 권리에 달렸다. 그런데 팔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은, 대체로 세간의 경기를 살펴서 항상 여분의 상품을 비축하는 일이 없다. 미곡과 옷감등은 부패의 두려움이 없고 혹은 구매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도 즉시 손해를 보지 않을지라도, 한 여름에 생선과 육 고기 또는 찐 과자들을 구매하는 사람은, 아침에 구매해서 저녁에 팔지 않으면 당장 전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런데 한 여름에 시험 삼아 도쿄의 과자점에 가서 찐 과자를 구하면, 종일 그것을 팔고, 저녁이 다다르면 제품을 전부 팔아버려, 밤이 이슥해지면 남은 제품이 부패한 일이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한다. 그 형편이 좋은 것은 바로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미리 약속한 것과 같고, 저 저녁에 물건 전부를 사는 사람은, 흡사 자신의 편리함과 불편함을 버리고, 다만 과자가게의 구매에 남은 것이 있을까 두려워 그것을 사는 것과 같다. 어찌 신기하지 않은가? 지금 과자가게의 형편은 이와 같다하더라도, 물러서 시중의 집집마다에 이르러, 일 년 사이에 몇 번 찐 과자를 먹고, 어떤 가게에서 얼마나 제품을 구매하는지 물으면, 사람 모두 그것에 대답하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찐 과자를 먹는 사람의 마음 움직임은 한 사람에 관하여 볼 수 없다할지라도, 시중의 사람 마음을 일체로 그것을 살피면, 그것을 먹는 마음의 움직임에는 반드시 규칙이 있어, 분명하게 그 진퇴방향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천하의 형세는 한 가지 일과 한 가지 사물에 관하여 추측하여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널리 사물의 움직임을 보고 일반적인 흔적에 나타나는 바를 살펴서,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는 것에 아니라면 참된 실정을 분명히 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이와 같이 넓게 실제에 관하여 연구하는 방법을, 서양의 언어로는 통계학(statistics)이라 칭한다. 이 방법은 인간의 업적을 살펴서 그 이해득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빠질 수 없는 것이어서, 근래 서양의 학자는 오로지 이 방법을 사용하여 사물의 탐색에 성과가 많다고 한다. 대개 토지와 사람의 많고 적음, 물가와 임금의 높고 낮음, 결혼하는 자, 병에 걸린 자, 죽는 자 등, 일일이 그 숫자를 기록하여 표를 만들어, 이런저런 모습을 비교할 때는, 세간의 사정, 그것을 찾는 것에 근거가 없는 것도, 일별하여 분명한 것이 있다. 비유컨대 영국에서 매년 혼인하는 자의 숫자는 곡물가격에 따라, 곡물의 가격이 높으면 혼인이 적고, 그 가격이 하락하면 혼인이 많아, 전혀 그 백분율이 틀리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아직 통계학(statistics)의 표를 작성하는 자가 없으면 그것을 알 수 없어도, 혼인의 숫자는 반드시 곡식의 가격에 따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남녀가 한 방에서 거주하는 것은 큰 윤리여서 (결혼은 인생의 중대한 일이다 맹자만장[万章] 2), 세상사람 모두 그 예의를 중시하여 경솔히 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사자가 서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있고, 신분과 빈부의 상황도 있고, 부모의 말에도 따르지 않을 수 없고, 중매자의 말도 기다리지 않을 수 없고, 그 밖에 제반 사정에 따라서, 이것저것의 관계를 잘하여 그 혼담을 정리하는 것은 우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그러한 것을 도모하지 않고도 그런 것과 같다. 세상에서 혼인을 기이한 인연이라고 하고, 또는 이즈모 신사의 인연결정(出雲大社結縁)이라는 신화가 있어도, 모두 혼인이 우연에서 나타나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실상에 관하여 그것을 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당사자의 의견에 따라 이루어질 수도 없고, 부모의 명령에 따라서 정해질 수도 없고, 중매인의 능변이라 할지라도 인연을 결정하는 신령이라 할지라도, 세간의 일반적인 혼인을 어떻게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사자의 마음도, 부모의 명령도, 중매인의 언어도, 큰 신사(神社)의 신비로운 힘도, 대체로 그것을 제압하고, 자유자재로 그것을 제어하여, 혹은 세상의 혼담을 정하고, 혹은 그것을 깨뜨리는 것은, 세간에는 오직 유력한 쌀의 시세가 있을 뿐이다.

이 취지에 따라서 사물을 천착하면, 그 움직임의 원인을 구하는 데 매달리는 것에 크게 편리하다. 원래 사물의 움직임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없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원인을 가까운 원인과 먼 원인의 두 가지로 구별하여, 가까운 원인은 보기 쉽고 먼 원인은 분별하기 어렵다. 가까운 원인의 숫자는 많고 먼 원인의 숫자는 작다. 가까운 원인은 자칫하면 혼잡하여 사람은 귀와 눈을 현혹하는 일이 있어도, 먼 원인은 한 번 찾아서 얻으면 확실히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원인을 찾는 요령은 가까운 원인에서 점점 거슬러 먼 원인에 이르는 것에 있다. 그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점점 멀면 원인의 숫자가 점점 감소하고, 한 가지 원인으로써 여러 가지 모양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다. 지금 물에서 끓는 움직임을 일으키는 것은 장작불이고, 사람의 호흡의 움직임을 발생시키는 것은 공기이다. 그러므로 공기는 호흡의 원인이고 장작은 끓는 원인이어도, 다만 이 원인만을 찾아 얻는 것으로는 아직 연구를 다한 것이 되지 못한다. 원래 이 장작이 타는 원인은 장작의 특징 중에 있는 탄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화합하여 열을 발생시키는 것에 따르고, 사람이 호흡하는 원인은 공기 중에서 산소를 끌어 폐에서 혈중에 너무 많은 탄소를 화합하여 또 그것을 배출하는 것에 따르는 일이라면, 장작과 공기는 다만 가까운 원인이고 그 먼 원인은 곧 산소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물이 끓는 것과 사람이 호흡하는 것은 그 움직임의 뜻도 다르고 그 가까운 원인도 역시 달라도, 더욱 한 발자국 나아가 그 먼 원인이 되는 산소를 얻어, 처음에 끓는 움직임과 호흡의 움직임을 동일한 원인에 돌려서 확실한 논의를 정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하여 세간의 혼인과 같은 것도, 그 가까운 원인을 말하는 것은 당사자의 마음, 부모의 명령, 중매인의 말, 기타 제반 사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과 같아도, 이 가까운 원인에서는 아직 사정을 상세히 하는 것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혼잡을 빚어 사람의 귀와 눈을 현혹하는 일이 있다. 곧 이 가까운 원인을 버리고, 나아가 먼 원인이 있는 곳을 살펴, 곡물의 가격이라는 것을 이해하여, 비로소 혼인의 많고 적음을 좌우하는 진실한 원인을 맞이하여, 확실하여 흔들리지 않는 규칙을 보는 것이다.

또 한 예를 들어 말한다. 여기 술에 취한 사람이 있다. 말에서 떨어져 허리를 부딪쳐, 마침내 반신불수의 증세에 빠졌다. 그것을 치료하는 방법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 병의 원인은 낙마이기에, 그 허리에 고약을 붙이고, 오로지 타박 치료법을 실시할 수 있는가? 만약 그런 사람은 돌팔이 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낙마는 단지 이 병의 가까운 원인일 뿐이다. 사실은 여러 해 동안 음주로 양생하지 않은 것에 따라, 이미 척수의 쇠약을 일으켜 바로 이 증세를 일으킨 때에 맞아, 우연히 낙마로써 전신을 격동시켜 그것 때문에 갑자기 반신불수를 일으켰을 따름이다. 그러므로 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우선 음주를 금하고 병의 먼 원인인 척수의 쇠약을 회복하는 것에 있을 따름이다. 조금이라도 의학에 뜻을 둔 사람은 이와 같은 병의 원인을 말하여 그 치료법을 베푸는 일이 쉬워도, 세상의 문명을 논하는 학자에 이르러서는 곧 그렇지 않고, 이것이나 저것이나 모두 평범한 의사의 종류일 뿐이다. 가깝게 귀와 눈이 듣고 보는 곳에 빠져 사물의 먼 원인을 찾는 것을 모르고, 이것에 속고 저것에 은폐되어, 망령되게 잔소리를 하고 방자하게 큰일을 행한다 하여, 바로 앞의 암흑, 어두운 밤에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과 같다. 그 당사자를 생각하면 불쌍할 수 있고, 세상의 편리를 생각하면 두려울 수 있다.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논한 것과 같이, 세상의 문명은 보편적으로 그 국민 일반에 분포된 지혜와 도덕의 현상이라면, 그 국가의 평화와 혼란 및 흥망도 역시 일반의 지혜와 도덕에 관계되는 것이어서, 두 세 사람으로 가능한 바가 아니다. 전국의 세력은 진보하려고 해도 진보할 수 없고, 멈추려고 해도 멈출 수 없다. 위의 역사의 두 세 조항을 들어서 그 상황을 밝힌다. 원래 이론 중에서 예문을 이용하면, 그 문장이 길어서 혹시 독자로 하여금 염증 나게 하는 두려움이 없지 않아도, 역사에 의거하여 사건을 설명하는 것은, 어린애에게 쓴 약을 주는데 설탕을 섞어 먹기 좋게 하는 것과 같다. 생각건대 처음 공부하는 사람의 정신에는 형태가 없는 이론을 이해하는 일이 매우 쉽지 않고, 따라서 역사이론에 접하여 이 이치를 보여줄 때는, 스스로 이해를 빨리 하는 편리함이 있으면 된다. 살며시 일본과 중국의 역사를 살피는데, 옛날부터 영웅호걸이라는 군자들은, 때를 만나는 자가 매우 드물다. 스스로 그것을 탄식하여 불평하고, 후세의 학자도 그것을 추도하여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일이 없다. 공자도 때를 만나지 못했다고 말하고, 맹자도 역시 그렇다. 미치자네(道真)는 쓰쿠시(筑紫)에 유배를 가고, 마사시게(正成)는 미나토 강(湊川)에서 죽어서, 그것들과 같은 사례는 일일이 들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연히 세상에서 공적을 이루는 자가 있으면 그것을 천재일우라 일컫는다. 생각건대 때를 만나기가 어려움을 평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 이른바 때라는 것은 무엇을 가리켜 말하는가? 주나라 제후들이 공자와 맹자를 잘 이용하여 국정을 맡겼다면 반드시 천하를 태평하게 당연히 다스릴 수 있었으니, 이 사람들을 이용하지 않은 것이 당시 제후들의 죄라고 할 수 있는가? 미치자네(道真)의 유배, 마사시게(正成)의 죽음은, 후지와라 씨와 고다이고 천황(後醍醐天皇)의 죄라고 하는가? 그런즉 때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두세 명의 마음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어서, 그 때라는 것은 오직 두세 명의 마음으로써 만들 수 있는 것인가? 만약 주나라의 제후의 마음으로 하여금 우연히 공자와 맹자를 흔쾌히 받아들이도록 하고, 고다이고 천황(後醍醐天皇)으로 하여금 구스노키 씨(楠氏)의 책략에 따르도록 한다면, 과연 각자가 그 일을 이루어, 오늘날의 학자가 상상하는 것과 같이 천재일우의 큰 업적을 성취한 것인가? 이른바 때라는 것은 두세 사람의 마음과 다르지 않은가? 때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영웅호걸의 마음과 군주의 마음이 어긋난다고 하는 뜻인가? 나의 의견은 완전히 그것과 다르다. 공자와 맹자를 고용하지 않은 것은 주나라 제후의 죄가 아니라, 제후로 하여금 그들을 고용하지 못하게 한 자들이 있다. 구스노키 씨(楠氏)의 죽음은 고다이고 천황(後醍醐天皇)의 어리석음이 아니라, 구스노키 씨(楠氏)로 하여금 죽을 곳에 빠지도록 한 자들이 달리 있다. 생각건대 그것을, 교묘히 가로챈, 그것은 무엇인가? 곧 시대의 추세이다. 곧 당대의 인간의 기풍이다. 곧 그 당시 사람들에게 할당된 지혜와 덕행의 상태이다. 청하여 시험 삼아 그것을 논하겠다. 천하의 형세는 마치 증기선이 달리는 것과 같을수록, 세상의 일에 맞는 사람은 항해자와 같다. 1000톤의 배에 500마력의 증기기관을 장착하여, 한 시간에 5 리를 달려 열흘에 1200 리의 바다를 건널 수 있다. 그것을 이 증기선의 속도라고 판단한다. 어떤 항해자에게서 어떤 궁리를 작용시켜도, 500 마력을 높여 550 마력이 되게 할 수는 없다. 1200 리의 항해를 빨리하여 9일에 마치는 기술은 있을 수 없다. 항해자의 직분은 다만 기관의 힘을 방해하지 말고 충분히 운전이 작동하도록 하는 데 있을 따름이다. 혹은 두 번 항해에 처음은 15일을 보내고 나중에는 10일에 다다르는 일이 있으면, 그것은 두 번째 항해자의 솜씨가 아니고, 첫 번째 항해자의 서투름으로 인하여 증기의 힘을 막은 증거이다. 사람의 서투름은 한계가 있을 수 없다. 이 증기로써 15일이 걸릴 수 있고 20일도 걸릴 수 있고, 혹은 그 극단에 이르면 전혀 작동하지 않게 되는 일도 있을 수 있어도, 사람의 솜씨로써 기관이 지닌 본연의 힘을 만드는 이치가 절대 있을 수 없다. 세상의 치세와 난세, 흥망도 역시 이와 같다. 그 대세의 움직임을 맞아, 두 세명의 인물이 국정을 맡아 세상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하여도 결코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그 사람들의 마음을 배반하여 홀로 자신의 뜻에 따르도록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야! 그 어려움은 배를 타고 육지를 달리고자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옛부터 영웅호걸의 세상에서 일을 성취했다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재주로써 백성의 지혜와 덕행을 증진시켰다는 것이라 아니라, 단지 그 지혜와 덕행의 발전에 맞추어 그것을 막지 않았을 따름이다. 시험 삼아 보면, 세상의 상인들은, 여름에는 얼음을 팔고 겨울에는 숯덩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가? 다만 세상의 사람 마음을 따를 따름이다. 이제 겨울을 맞아 얼음가게를 열고, 여름밤에 숯덩이를 파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들 누가 그것을 바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저 영웅호걸이라는 무사들에 이르러서는 홀로 그렇지 않고, 바람 불고 눈 오는 추운 겨울에 얼음을 팔고자 하는데 그것을 사는 사람이 없으면, 곧 그 사지 않는 사람에게 허물을 돌리고 홀로 스스로 불평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 몰지각한 슬픈 일이다. 영웅호걸은, 얼음이 팔리지 않은 것이 두려우면, 그것을 저장하여 여름이 오기를 기다려, 그것을 기다리는 사이에 열심히 얼음의 효능을 설명하여, 세상의 사람들로 하여금 얼음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상책이다. 결과적으로 그 물건의 실제적인 효능이 있으면, 시절에 이르러 그것을 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혹은 또 실제 효능이 없어서 도저히 팔 수 있는 목표가 없으면, 결단하여 장사를 멈출 수 있다.

주나라 말엽에 이르러 천하의 사람 모두 왕실의 예법이 주는 속박을 싫어하여, 그 속박이 점점 해이해지는 데 따라, 제후는 천자를 배신하고, 대부(大夫)는 제후를 제압하고, 혹은 신하의 신하가 국가의 정치를 맡는 자가 있어, 천하의 정권은 사분오열, 바로 그것이 봉건적 귀족이 권력을 다투는 시절이어서, 또 요순의 사양하는 (왕위를 양보함) 풍습을 흠모하는 자가 없고, 천하에 오직 귀족이 있는 것을 알지 백성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귀족의 약소한 자를 돕고 귀족의 강대한 자를 제어하면, 곧 천하의 인심에 맞아 한 세대의 권력을 잡을 수 있다. 제환 (제나라의 환공)과 진문 (진나라의 문공)의 정치가 곧 그것이다. 이때를 맞이하여 공자는 홀로 요순의 정치 풍습을 주장하고, 무형의 도덕적 의무로써 천하를 가르치는 이론을 주장하여도, 본래 실제로 실행할 수가 없다. 당시로써 공자가 한 일을 보니, 저 관중의 (환공의 재상) 무리가 시대의 상황에 순응하는 재주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맹자에 이르러서는 그 일이 더욱 어렵다. 당시 봉건적인 많은 귀족들이 점차 합쳐 세력을 좇으니, 약한 자를 돕고 강한 자를 억제하는 정치가 또 이행되지 않고, 강자가 약자를 멸망시키고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병합하는 시절이 되어, 소진(蘇秦)과 장의(張儀)의 무리가 바로 사방으로 날뛰어, 그 일을 돕거나 그 일을 파괴하여 합종연횡의 전쟁에 분주한 세상이 되면, 귀족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몸을 지킬 수 없다. 어찌 저 백성을 생각하는 데 여유가 있을까, 어찌 다섯 이랑의 집을 (국민의 살림 맹자양혜왕 3) 돌보는 데 여가가 있겠는가? 다만 전국의 힘을 공격과 방어하는 일에 쓰고 군주 일신의 안전을 도모할 따름이다. 설사 또는 명석한 군주와 인자한 군주가 있어도, 맹자의 말을 듣고 인자한 정치를 베풀면 정치와 함께 몸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두려움이 있는데, 곧 등()나라가 (춘추전국시대의 작은 나라)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끼어 맹자에게 대책이 없었던 것도 그 한 가지 증거이다 (양혜왕 하편 3). 내가 감히 관중과 장의(張儀)와 소진(蘇秦)의 편을 들어 공자와 맹자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도, 다만 이 두 명의 대가가 시대 상황을 알지 못하고, 그 학문을 당시의 정치에 베풀고자 하여, 오히려 세간의 조롱을 받고, 후세에 도움이 되는 일이 없는 것을 애석해 할 따름이다. 공자와 맹자는 한 시대의 대학자이고, 옛날부터 드문 사상가이다. 만약 이 사람들로 하여금 탁견을 간직하게 하여, 당시에 행하여지는 정치의 범위를 벗어나 흡사 특별히 한 세상을 열어, 인류의 본분을 주장하여 만대에 차질이 없는 가르침을 정하는 일이 있었으면, 그 업적은 틀림없이 마땅히 매우 컸는데, 일생동안 그 범위 안에서 농락당하여 한 걸음을 벗어나는 일도 없었고, 그 주장하는 바도 그것 때문에 저절로 체면을 잃고, 진실한 이론이 아니어서 과반이 정치적 담론을 섞어, 소위 철학(philosophy)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었다. 그 길에 종사하는 패거리는, 설사 만권의 책을 읽어도, 정부의 위에 서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데는 쓸모가 없는 것 같고, 물러나서 몰래 불평할 뿐이다. 어찌 그것을 비열하다고 할 수 없을까? 이 학문이 만약 널리 세상에 시행된다면, 천하의 사람은 모두 정부 위에 서서 정치를 하는 사람이어서, 정부의 아래 서 있는 다스림을 받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에게서 지혜와 어리석음의 상하를 차별하고, 자기들 스스로 지혜로운 위치에 서서 어리석은 백성들을 다스리려는 데 급급하기에, 세상의 정치에 관계하고자 하는 마음도 역시 급하다. 결국 열중하고 번민하여 상갓집 개라는 (세상에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몰락한 사람) 비방을 초래하는 데 이른다. 나는 성인 때문에 그것을 치욕스럽게 여긴다. 또 이 학문의 길을 정치에 실시하는 한 가지 일에 관해서도 커다란 차질이 있다. 원래 공자와 맹자의 근본적인 주장은 마음을 닦는 것과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의 길이다. 분명히 무형의 인의도덕(仁義道德)을 논한 것이어서, 그것을 마음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도 순수하면 그것을 경시할 수 없다. 한 몸의 사사로움에서는 그 효능이 대단히 크다 하여도, ()은 한 사람 내부에 존재하여, 형체가 있는 외부의 물체에 접촉하여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행함이 없고 혼돈하여 사람이 하는 일이 적은 세상에 있어서는 백성을 유지함에 편리하여도, 문화가 발전하는 데 따라 점차 그 힘을 잃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내부에 존재하는 무형의 것으로써 바깥에 나타나는 유형의 정치에 실시하고, 고대의 도()로써 현대의 사람의 일을 처리하고, 사사로운 정()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미혹(迷惑)이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시대와 장소를 알지 못하는 것은, 흡사 배를 타고 육지를 달리려 하고, 한여름 철에 모피 옷을 구하는 것과 같다. 도저히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책략이다. 그 명확한 증거는 수천 년 오래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공자와 맹자의 도()를 정치에 시행하여 천하를 잘 다스린 자가 없는 것으로써 입증할 수 있다. 그래서 말하는 바, 공자와 맹자를 중용하지 않은 것은 제후의 죄가 아니고, 그 시대의 추세에 방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후세의 정치에 그 도()를 시행하지 않은 것은 도()의 허물이 아니라, 그것을 실시하는 시대와 장소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주나라 시대는 공자와 맹자에 맞는 시대가 아니고, 공자와 맹자는 이 시대에 존재하여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 도()도 후세에 정치에서는 실시할 수 있는 도()가 아니고, 이론가의 주장철학[philosophy]과 정치가의 일정치적 문제들[political matters]은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이다. 후세의 학자들은 공자와 맹자의 도()로써 정치의 법칙을 구하지 말라. 이 일에 관해서는 본서 가운데 특별히 논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구스노키() 씨의 죽음도 역시 시대의 상황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 정치적 권력이 황실을 떠난 날은 이미 오래되었다. 호겐헤이지(保元平治) 이전부터 군사권은 전부 겐()과 페() 두 사람에게 돌아가서, 천하의 무사 모두 그들에게 예속되지 않은 자가 없다. 요리토모((源氏: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頼])는 조상의 유업을 계승하여 관동(関東)에서 일어났고, 일본에서 1인자로서 이에 대항한 자가 없는 것은, 천하의 사람 모두가 관동(関東)의 병력을 두려워하여 복종하니, 겐지(源氏: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頼])가 있음은 알되 황실이 있음을 알지 못한 것이다. 호조(北条) 씨가 그 다음에 정권을 잡았어도, 가마쿠라(鎌倉)의 구습을 고치지 못했다. 그것도 역시 겐지(源氏: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頼朝])의 영향력에 기댄 것이다. 호조(北条) 씨가 멸망하고 아소카가 씨가 일어난 것도 역시 겐지(源氏)의 가문을 이용하여 일을 성취한 것이다. 호조(北条)와 아시카가(足利)의 시절을 맞아 사방의 무사들이 군사를 일으켰고, 명분은 왕에 대한 충성이어도, 그 사실은 시험적으로 관동(関東)에 대항하여 명성을 노리는 것이다. 혹은 왕에 대하여 충성하는 이 무리들로 하여금 그 뜻을 이해하게 하였더라면, 반드시 또 제 2의 호조(北条)가 될 것이고, 2의 아시카가(足利)가 될 것이다. 천황을 위하여 일을 꾸미면 앞문의 호랑이를 쫓되 뒷문의 이리를 맞이하는 것과 같을 따름이다. 오다(織田)와 도요토미(豊臣)와 도쿠가와(徳川)의 업적을 보고 그것을 입증할 수 있다. 가마쿠라(鎌倉) 이후 천하에서 일을 도모하는 자는 한 사람도 왕에 대한 충성을 주장하여 외치지 않은 자가 없어도, 일을 성취한 후에는 한 사람도 왕에 대한 충성을 실제로 행한 자가 없다. 왕에 대한 충성은 오직 그 일을 꾸미는 사이의 핑계이어서, 일이 성취된 후의 사실이 아니다. 역사에 말하여, 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이 호조(北条) 씨를 멸망시키고, 우두머리로서 아시카가 다카우지(足利尊) 씨의 공로를 칭찬하여 여러 장군 위에 두었고, 닛타 요시사다(新田義貞)로 하여금 이에 버금가게 하였고,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正成) 이하 왕에게 충성하는 공신들은 그것을 버리고 뒤돌아보지 않았으며, 마침내 다카우지() 씨로 하여금 마음대로 야심을 이루게 하여, 재차 황실의 쇠약을 초래하였다 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학자들은, 이 대목에 이르면 이를 갈고 소매를 걷어붙여, 다카우지() 씨의 흉악함을 분노하고 천황의 어리석음을 한탄하지 않는 자가 없다. 생각건대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 자의 주장이다. 이 시대를 맞아 천하의 권력은 무사의 가문에 있고, 무사 가문의 근본은 관동(関東)에 있다. 호조(北条)를 멸망시킨 자도 관동(関東)의 무사이고, 천황으로 하여금 왕위에 복귀하도록 한 자도 관동(関東)의 무사이다. 아시카가(足利) 씨는 관동(関東)의 유명한 가문으로, 본래 명망이 높다. 당시 관서(関西)의 여러 족속이 왕에 대한 충성을 외쳐도, 아시카가(足利)가 행동을 고치지 않는다면 어찌 잘 천황의 복위를 이룰 수 있었는가? 위업을 이룬 날에 그것을 으뜸 공로로 한 것도, 천황의 뜻으로써 다카우지() 씨가 전공(戰功)을 칭찬한 것이 아니라, 시대의 형세에 따라 아시카가(足利) 가문의 명망에 보답한 것이다. 이 한 가지 사건을 보고도 당시의 형세를 미루어 살필 수 있다. 다카우지() 씨는 처음부터 왕에 대한 충성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 권위는 왕에게 충성했기 때문에 얻은 것이 아니라, 아시카가(足利) 가문에 속하는 고유한 권위이다. 그 왕에게 충성한 것은 한 때 호조(北条)를 타도하기 위하여 자기에게 편리해서 충성을 했어도, 일단 그것을 타도하면 왕에게 충성하는 술수를 쓰지 않더라도 자신의 가문의 권위에 손해되는 바가 없다. 그것이 그 반복이 끝이 없고 또 가마쿠라(鎌倉)에 의지하여 자립한 이유이다. 마사시게(正成)와 같은 것은 곧 그렇지 않다. 가와치(河内)의 한 작고 한미한 가족에서 일어나, 왕에 대한 충성이라는 명분으로써 겨우 수백 명의 군사를 모아, 천신만고를 겪고 특별한 공로를 이루었어도, 어찌하여 명망이 부족하여 관동(関東)의 명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함이 부족하고, 아시카가(足利) 무리의 눈으로 그것을 보면 예속과 같을 따름이다. 천황은 본래 마사시게(正成)의 공을 모르는 것이 아니어도, 인심으로 거슬러 그것을 으뜸 공적의 반열에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시카가(足利)는 황실을 다스리는 자이고, 구노스키() 씨는 황실에 다스림을 받는 자이다. 그것 역시 한 세대의 형세이니 어찌할 수 없다. 또 마사시게(正成)는 원래 왕에 대한 충성이라는 두 글자로 권력을 얻은 자라면, 천하에 왕에 대한 충성의 기풍이 번성하면 마사시게(正成)도 번성하고, 그렇지 않으면 마사시게(正成)도 역시 궁핍한 이치이다. 그런데 지금 이 왕에 대한 충성을 먼저 부르짓는 마사시게(正成)가 다카우지() 씨의 무리에 예속되어 이를 감내하고, 천황도 역시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은, 당시 천하에 왕에 대한 충성의 기풍이 부족한 것을 미루어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풍이 부족한 원인은 무엇인가? 오로지 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이 어리석은 때문은 아니다. 호겐헤이지(保元平治) 시대 이래 역대 천황을 보건대, 그 어리석음과 부덕함은 일일이 셀 여유가 없다. 후세의 사가들이 아첨의 붓을 놀리는 것도 아직 잘 그 죄를 덮을 수 없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싸우고 형제가 서로 죽이고, 그 무신에게 의뢰하는 자는 다만 자기 집안 혈육을 죽이기 위함일 뿐이다. 호조(北条)시대에 이르러서는 신하의 신하로써 천황의 폐위를 맡도록 할 뿐만 아니라, 황실의 제후가 서로 그 혈육을 신하의 신하에게 무고하여 지위를 다투는 데 이르렀다. 자기 가문의 상속을 다투는 데 바쁘면, 또 천하의 일을 돌보는 데 겨를이 없어서, 그것을 도외시한 것을 알 수 있다. 천황은 천하의 일에 관계하는 주인이 아니어서, 무사 가문의 위력에 속박된 노예일 따름이다. 후시미<伏見> 천황이 은밀하게 호조 사다토키<北条貞時>에게 칙령을 내려 가메야마<亀山> 천황의 아들을 세우는 불리함을 설명하여, 자신의 왕자를 세워 2대 후시미<伏見> 천황으로 삼은 것에, 후시미<伏見>의 사촌동생인 고우다<後宇多> 상황<上皇>인 사다토키<貞時>에게 호소하여, 고후시미<後伏見>를 폐위하고, 고우다<後宇多> 천황의 왕자를 세운 일이 있다.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이 훌륭한 군주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전 시대의 여러 천황과 비교하면 그 언행이 대단히 볼만한 것이 있다. 어찌 홀로 황실 쇠잔의 죄를 뒤집어 쓸 이치가 있겠는가? 정권이 황실을 떠난 것은 외부로부터 그것을 탈취당한 것이 아니라, 여러 해 동안 세력을 누려서 황실 스스로 권력을 버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것을 줍게 만든 것이다. 그것은 곧 천하의 인심이, 무사 가문이 있는 것을 알되 황실이 있는 것은 알지 못하고, 관동(関東)이 있는 것은 알되 수도 교토가 있는 것은 알지 못하는 이유이다. 설사 천황으로 하여금 덕()을 갖추고 총명하게 하는 것도, 열 명의 마사시게(正成)를 얻어 대장군에 임명하는 것도, 이 쇠잔하여 남은 것을 이어받어 무슨 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 사람의 힘이 미치는 바가 아니다. 이에 따라서 그것을 보면, 아시카가(足利)의 업적도 우연이 아니고, 구스노키() 씨가 전사한 것도 역시 우연이 아니고, 모두 그런 까닭의 원인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말하는 바, 마사시게(正成)의 죽음은 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의 어리석음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고, 시대의 형편 때문인 것이다. 마사시게(正成)는 다카우지() 씨와 전투를 하다가 죽은 것이 아니고, 시대의 상황에 대항하다가 패배한 것이다.

앞에서 논하는 바와 같이, 영웅호걸의 시대에 맞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다만 그 시대에 행해지는 일반적인 기풍에 맞지 않아서 마음먹은 바와 어긋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재일우의 시대를 얻어 업적을 이루었다고 하는 것도, 역시 다만 시대의 추이에 맞추어 백성의 기력을 잡았던 것을 말할 따름이다. 1700년대에 아메리카 합중국이 독립한 것도 그 주모자 48인이 일을 일으킨 게 아니고, 워싱턴한 사람의 전쟁 공로도 아니다. 48인의 대표자는 다만 13개 주의 주민에게 부여된 독립의 기력을 실제 상황에 표출하였고, 워싱턴은 그 기력을 전장에 사용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독립은 천재일우의 특별한 공적이 아니고, 설사 당시의 전쟁에서 패하여 한 때는 일을 그르치는 일이 있어도, 특별히 또 480명의 지사들이 있고, 특별히 또 10명의 워싱턴이 있어서 도저히 미국 국민은 독립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4년 전 프랑스와 프러시아가 싸워서, 프랑스가 패주하는 것은 황제 나폴레옹3세의 실책이어서, 프러시아의 승리는 그 재상 비스마르크의 공적이라고 하는 자가 있어도, 결코 그렇지 않다. 나폴레옹비스마르크의 지혜와 어리석음의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승패가 갈리는 까닭은 당시의 추세에서, 프러시아 국민은 하나로 단결하여 강하고, 프랑스 국민은 무리를 나누어 약했기 때문일 뿐이다. 비스마르크는 이 추세에 순응하여 프러시아 국민의 용기를 장악했고, 나폴레옹은 프랑스 국민이 향하는 곳을 거슬러 그 인심을 훼손했을 따름이다. 더욱 명백하게 증거를 보이겠다. 지금 워싱턴으로 중국의 황제를 삼고, 웰링턴으로 그 장군을 삼아, 중국의 군사력을 통솔하여 영국의 군대와 싸우는 일이 있으면, 그 승패가 어떻게 될 수 있는가? 설사 중국에 쇠로 만든 함선과 대포가 많아도, 영국의 화승총과 대형 범선 때문에 격파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보면, 전쟁의 승패는 장수에게서도 기인하지 않고, 또한 기계에서도 기인하지 않고, 다만 국민의 일반적인 기력에 있을 따름이다. 혹은 수만 명의 용사를 전쟁에 투입하여 패주하는 일이 있으면, 그것은 병졸이 아는 바가 아니고, 장수가 졸렬하여 병졸의 진퇴를 방해하여, 그 본연의 용기를 마음껏 펴지 못하게 한 죄이다.

또 한 가지 사례를 들어 말하겠다. 현재 일본정부에서 업적이 오르지 않아서 장관이 재주가 없는 것으로 돌리고, 오로지 인재를 얻기 위하여 이 사람을 등용하고 저 사람을 발탁하여 그것을 시도하지만, 업적이 실제로 변하는 것이 없다. 더욱이 이 인물이 부족하여 곧 외국인을 고용하여, 혹은 그것을 교사로 하거나 혹은 그것을 고문으로 마련하여 일을 도모하여도, 정부의 업적은 여전히 오르는 일이 없다. 그 업적이 오르지 않는 바에 관하여 그것을 보면, 정부의 관리는 실제로 재주가 없는 것과 같고, 교사와 고문을 위하여 고용한 외국인도 모두 어리석은 사람 같다. 그렇다하더라도 현재 정부의 고관은 국내의 인재들이고, 또 그 외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어리석은 사람을 선택하여 고용한 것이 아니다. 그런즉 업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특별히 원인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 정치를 실제로 실시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 그것이 원인이다. 이 사정이라는 것은 형언하기가 매우 어려워도, 일반적으로 소위 중과부적이어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정부가 실책을 저지르는 까닭은, 항상 중과부적이라는 것에 시달림을 당하는 것이다. 정부의 장관은 실책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알면서 그것을 행하는 것은 무엇인가? 장관은 세력이 없고, 중론(衆論)은 세력이 많아서, 어떻게도 할 수 없다. 이 중론(衆論)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바를 찾으면, 진실로 그 처음 출처를 상세히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과 같을지라도, 그 힘은 정부의 업무를 잘 제어하는 데 충분하다. 그러므로 정부의 업적이 올라가지 않는 것은 2, 3명의 관리의 죄가 아니라, 이 중론(衆論)의 죄이다. 세상 사람들은 오해하여 관리들의 처사를 탓하지 말라. 옛 사람들은 우선 임금 마음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을 긴요한 일로 삼았다하더라도, 나의 주장은 그것과 다르다. 천하의 급한 일은 우선 중론(衆論)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있다. 무릇 관원이라는 자는 본래부터 가깝게 국가의 일을 접촉하는 자라면, 나라를 근심하는 마음도 스스로 깊고 절실하여서, 중론(衆論)의 잘못을 염려하여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고심하여 그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을 구하는 것이 당연하여도, 혹은 그렇지 않아서 그 관원도 역시 중론(衆論)을 만드는 자 중의 한 사람인지, 혹은 그 중론에 미혹되어 그것을 즐기는 자도 있을 것이다. 이 무리는 소위 사람을 염려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사람에게 염려하는 일을 행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시책에서 때때로 스스로 세우고 스스로 깨뜨리는 것과 같은 실책이 있는 것도 이 무리가 일으키는 것이다. 그것 역시 국가를 위하여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나라를 걱정하는 학자는 단지 당연히 문명에 관한 이론을 주장하여, 관원이나 일반 국민이라는 차별 없이 동등하게 그것을 미혹 가운데서 구하여, 중론(衆論)의 방향을 고치도록 노력할 수 있을 뿐이다. 중론(衆論)이 향하는 바는 천하무적이니, 어찌 정부의 구구한 것을 염려하는 데 만족할 것인가? 어찌 관원의 사소함을 꾸짖는 데 만족할 것인가? 정부는 본래 중론(衆論)에 따라서 방향을 고치는 것이다. 그래서 말하는 바, 지금의 학자는 정부를 꾸짖지 말고 중론(衆論)의 잘못을 염려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말하여, 이 장()의 취지에 따르면, 천하의 사물은 모두 천하의 인심에 맡기어 옆에서 그것을 무엇이라고도 할 수 없고, 세상의 형세는 여전히 추위와 더위가 왔다가 가는 것과 같고 초목의 무성함과 시듦과 같아서 조금도 사람의 힘을 가할 수 없는 것인지, 정부와 인간에게 쓸모가 없고, 학자도 무용지물, 상인도 기술자도 다만 자연에 맡겨, 각자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직분이 없는 것 같고, 그것을 문명진보의 형국이라고 하는가? 답하여 말하되, 결단코 그렇지 않다. 앞에서 이미 논한 바와 같이, 문명이 인간의 약속이라면, 그것을 달성하는 것은 본래 인간의 목적이다. 그것을 달성하는 때를 맞아 각자는 그 직분이 없을 수 없다. 정부는 사물의 순서를 담당하여 현재의 시책을 펴고, 학자는 전후에 주의하여 미래를 계획하고, 기술자와 상업인은 사사로운 직업을 경영하여 스스로 국부(國富)을 이루는 등, 각각의 직분을 나누어 문명의 한 국면을 노력하는 것이다. 물론 정부라 하더라도 전후에 주의하지 않을 수 없고, 학자에게도 현재의 일이 없을 수 없고, 또 정부의 관원도 학자들 안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이 직분과 저 직분이 같은 모양일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할지라도, 이미 관청과 민간의 경계를 나누어, 그 본래 직분을 정하여 경계선을 명확히 하면, 현재와 미래의 구별이 없을 수 없다. 지금 국가에 일이 있으면 그 일의 선봉에 맞서서 즉시 가부를 결정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이지만, 평소 잘 세상의 형세를 살펴서 장래를 대비하는 것이, 혹은 그 일을 초래하거나 혹은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학자의 직분이다. 세간의 학자 더러는 이 이치를 알지 못하고 들떠서 일을 좋아하여, 자기의 본분을 망각하여 세상에서 분주히 돌아다니고, 심하게는 관원에게 마음대로 다루어져 눈앞의 이해(利害)를 처리하려다가, 그 일을 이룰 수 없어서 오히려 학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자가 있다. 미혹에 빠지는 일이 심하다. 생각건대 정부가 하는 일은 더욱 외과의술과 같고, 학자의 이론은 더욱 양생법(養生法)과 같다. 그 효능에 느리고 빠름과 완만하고 급한 차이가 있다할지라도, 함께 사람의 몸을 위해서는 빠질 수 없는 것이 같다. 다만 한 가지 크게 요긴한 것은 서로 그 역할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 도와서, 상호간에 서로 자극하고 상호간에 서로 격려하여, 문명의 진보에 조금이라도 방해를 하지 않은 것에 있을 따름이다.

 

 

巻之二

 

第四章 一国人民智徳

 

 前章文明智徳進歩なりとへり有智有徳あらんこれを文明きやこれをけて文明りとども此人住居するして文明きやらざるなり文明一人らず全国有様きものなり今西洋諸国文明亜細亜諸国半開ふとども人物てこれをずれば西洋にも頑陋至愚あり亜細亜にも智徳俊英ありして西洋文明とし亜細亜不文とするものは西洋てはこの至愚其愚ふすることはず亜細亜てはこの俊英其智徳ふすることはざるをてなりこれをふするをざるはぞや一人智愚るに全国はるゝ気風せらるればなり文明めんとするには其国する気風せざるらず且其気風一国人民する智徳現像にして退進退増減瞬間むことなくして全国運動なるが一度びこの気風探得れば天下事物一として明瞭ならざるはなく其利害得失してこれをずること嚢中るよりもかる

 くこの気風なるものは一人気風ずして全国気風なれば今一場てこれをせんとするも目見らず耳聞らずたまたまこれを見聞きしたることありとふも其所見所聞齟齬じて真面目ずるにらずへば一国山沢るには其国中布在せる山沢坪数測量其総計してこれを山国沢国大山大沢あればとて臆断してこれを山国沢国らざるが全国人民気風其智徳らんとするには其働相集りて世間一般実跡はるゝものをてこれをせざるらず此智徳智徳ずして智徳きものなり智徳とは国中一般分賦せる智徳全量してだしたるものなればなり其量多少れば其進退増減其運動方向にするも亦難きに智徳運動大風又河流大風北より河水西より其緩急方向よりにこれをしとども退ればなきが土堤れば水流れざるがしくこれをるものあれば其方向じてるゝこともありりとども其逆るゝはこれをぐるものありてるものなれば局処逆流河流方向臆断其所見高遠にせざるらずへば経済論富有正直勉強倹約との三箇条りとへり今西洋商人日本商人とを比較して其商売るに日本商人必ずしも不正亦必ずしも懶惰加之其質素倹約ては西洋人ばざるありるに一国商売事跡るゝ貧富れば日本西洋諸国又支那往古より礼儀其言或自負たれどもあらざればあるらず古来支那には礼儀士君子ありて其事業称きものなからず今日ても其人物乏しきにざるしとども全国有様れば刑法厳刻なれども罪人ずることなし其人情風俗卑屈賎劣なるは亜細亜国骨法たるものと支那礼儀礼儀住居するきなり

 千緒万端なりじからず今日君子明日小人今年明年朋友其機変愈出れば愈奇なり思議らず測量らず他人忖度らざるはよりたず夫婦親子ども其心機らず夫婦親子のみならず自己からよく其心変化するにらず所謂今吾古吾ずとは即是れなり其情状恰晴雨らざるが昔木下藤吉主人金六両出奔此六両武家奉公して織田信長次第立身するに丹羽柴田名望羽柴秀吉姓名めて織田氏隊長其後無窮時変じて日本国中押領豊臣太閤全国政権一手今日るまでも其功業なるをぜざるものなしりとども藤吉六両出奔するとき豈日本国中押領するの素志あらんや

信長へし丹羽柴田名望から姓名をもめたるにずや其志なること主人ばくかざりしは盗賊のことなり信長隊長りしは藤吉のことなり又数年成敗日本国中押領せしは羽柴秀吉のことなり今此人太閤地位前年六両みし有様回想せば生涯事業一として偶然らざるものなく夢中又夢るの心地なる後世学者豊太閤する皆其豊太閤たりし言行其一生人物せんとするがなる誤解ずるなり藤吉羽柴豊太閤ふも皆一人生涯一段にて藤吉たるときは藤吉あり羽柴たるときは羽柴あり太閤たるにればから又太閤ありて其心始中終三段一様なるらず尚細にこれをずれば生涯千段にも万段にも区別して千状万態変化古今学者此理らずして人物するに其口吻としてにして大志ありと三歳のときに奇言したりと五歳のときに奇行ありとしきは生前吉祥言行録一部すものあるにれりへるも亦甚しと。《正史する書中豊太閤太陽るをみて妊娠後醍醐帝南木じて楠氏たりと又漢高祖其顔竜たりと此類虚誕妄説れば和漢史中枚挙あらず学者此妄説他人かすのみならずこれに惑溺してからずる毒千万なりと必竟古ふの痼疾よりして古人尊祟其人物死後より其事業にし今人耳目かしてらざるものゝくせんがために牽強附会りたるのみこれを売卜者流妄言なり。》たる其天賦教育とにから其志操もありしきもありて其高其賎しきしき其志操大体方向あるはよりたずとどもこゝにずる大志あるとてずしも大業すに大業とてずしも幼年より生涯成功するに仮令大体志操方向るも其心匠事業とは進退変化窮りなく偶然じて大事業をもすものなりとの次第したるなり学者此趣意誤解する

 所論てこれをれば変化するは人力到底ツマリ其働皆偶然規則なきものとならん答云してらず文明ずる学者にはから此変化するの一法ありこのてこれをれば人心には一定規則あるのみならず其定則しきこと実物方円るがしたる文字むがこれを誤解せんとするも誤解らず其法とはぞや天下人心一体視做してしき時限比較して其事跡はるゝものをするの即是れなりへば晴雨きもらず数十日幾日あり幾日ありと一定規則てんとするも人智されども一年晴雨平均してればよりもきことこれを一処地方にてるよりも一州一国ぼすときは其晴雨日数愈精密なるこの実験世界中ぼし前数十年後数十年との晴雨其日数比較しなば前後必一様にして数日もなかるはこれを百年ぼし千年ぼすことあらばしく一分時なきに人心亦斯今一身一家其人すれば規則するをずとども一国てこれをれば其規則しきこと晴雨日数平均して其割合精密なるにならず国某時代には其国智徳この方向原因故障げられて退きたりと有形其進退方向るが英人ボックル英国文明史一国人心一体してれば其働定則あることくにたり犯罪なり一人てこれをればより其働規則あるらずとども其国事情異変あるにざれば罪人毎年異なることなしへば殺害するきはくは一時ずるものなれば一人あらかじめこれを来年何月何日何人さんとから思慮するあらんやるに仏蘭西全国にてしたる罪人るに其数毎年同様なるのみならず其殺害ひたる種類までも毎年異なることなしこれよりも不思議なるは自殺するなり自殺事柄たるやよりきにきにてこれにらずおびやかしてこれをらず一心するるものなれば其数規則あらんとはらずるに千八百四十六年より五十年るまで毎年竜動ろんどん自殺するきは二百六十六人なきは二百十三人にして平均二百四十人りのとせりと以上ボックルなりこゝに一例はん商売上これをひてはしむらずこれをふとはざるとは買主るに売物仕入大抵世間景気して余計ることなし米麦反物等腐敗もなく仕入過分あるも即時損亡ずとども暑中魚肉又蒸菓子等仕入るゝ仕入れてれざればどころに全損るに暑中試東京菓子屋蒸菓子れば終日これを日暮ればのありたけを売払残品腐敗せしものあるをかず其都合よきことしく売主買主約束せしが日暮のありたけを自分便不便唯菓子屋仕入あらんことをれてこれをふものゝ豈奇ならずや今菓子屋有様しとども退市中毎戸一年幾度蒸菓子れのにて幾許ふやとねなば人皆これにることはざる蒸菓子一人らずとども市中人心一体にしてこれをすればこれをには定則ありて其進退方向きなり

 天下形勢一事一物臆断きものにずしも事物一般実跡はるゝとを比較するにざれば情実にするにらず実際詮索するの西洋にてスタチスチク此法人間事業して其利害得失にするためらざるものにて近来西洋学者此法ひて事物探索所得多しと土地人民多少物価賃銭高低するする者等其数して此彼相比較するときは世間事情これをるになきものも一目して瞭然たることありへば英国にて毎年婚姻する穀物穀物価貴ければ婚姻少なく其価下落すれば婚姻多其割合ることなしとへり日本にはスタチスチクあらざればらずとども婚姻米麦ふことなる男女室るは大倫なり結婚人生重大事である孟子万章上二とて世人皆其礼んじ軽率きものに当人相互ひの好悪もあり身分貧富都合もあり父母にもはざるらず媒妁をもたざるらず其他百般事情都合よくして其縁談ふはこれを偶然はざるを其然るをらずしてるものゝ婚姻奇縁出雲大社結縁神説あるも皆婚姻偶然るをしたるものなりるに今其実てこれをればして偶然当人らず父母らず媒妁能弁ども結縁神霊ども世間一般婚姻如何ともすることはず当人をも父母をも媒妁をも大社神力をもしてこれを制圧自由自在にこれをして縁談はしめはこれをれしむるものは世間唯有力なる相場あるのみ

 此趣意事物詮索すれば其働原因るになる便利あり事物には其原因なかるらずしてこの原因近因遠因との二様区別近因見易くして遠因近因くして遠因なし近因もすれば混雑して耳目はすことあれども遠因一度探得れば確実にしてくことなし原因るの近因より次第遠因ぼすに其遡ること愈遠ければ原因愈減少一因数様今水沸騰すものはなり呼吸ずるものは空気なり空気呼吸原因にして沸騰原因なれどもこの原因のみを探得るも詮索したりとするにらず元来この所以質中にある炭素空気中酸素抱合してするに呼吸する所以空気より酸素肺臓血中過剰炭素親和してこれを吐出すにるものなれば空気とは唯近因にして其遠因酸素なるものあり沸騰呼吸とは其働なり其近因亦異なりとども尚一歩其遠因なる酸素沸騰呼吸とを同一原因して確実なる議論きなりへる婚姻きも其近因へば当人父母媒妁其他諸般都合るものゝしとどもこの近因にては事情にするにらざるのみならず混雑じて耳目はすことありちこの近因遠因のある食物なるものを婚姻多寡する原因確実不抜規則るなり

 又一例はんこゝに酒客ありより半身不随りたりするの法如何きや此病原因落馬なりとて其腰膏薬打撲治療してならんはこれを庸医ようい 薮医者はざるらず畢竟落馬この近因のみ其実多年飲酒不養生脊髄衰弱してにこの病症せんとするときにたまた落馬全身激動しこれがためとみ半身不随したるのみにこのするの飲酒じて遠因なる脊髄衰弱回復せしむるのるのみしく医学是等病原じて其療法すこと容易なれども文明ずる学者てはらず皆庸医のみ耳目聞見する惑溺して事物遠因もとむるをらずかれはれ小言して大事はんとし寸前暗黒暗夜るが其本人へばへばまざるらず

 前段ずる文明ねく其国民一般分賦せる智徳現像なれば其国治乱興廃亦一般智徳関係するものにてする全国めんとするもらずめんとするもらず歴史三箇条げて其次第さん元来理論中史文れば其文章長くして読者をしてはしむるのなきにざれどもくは小児苦薬ふるに砂糖して其口ばしむるが初学精神には無形理論することからず史論へて其理すときはから了解にするの便利あればなり和漢歴史ずるにより英雄豪傑士君子者極なりから歎息して不平らし後世学者追悼してれざるものなし孔子はずと孟子亦然道真筑紫せられ正成湊川是等枚挙あらず古今遇功業あれば千歳一遇ふのきをしたるものなりして所謂時なるものは何物して諸侯よく孔孟ひて国政じたらば天下太平なるにひざるは当時諸侯なりと道真遠謫正成討死藤原氏後醍醐天皇なりとはずとははずとふことにて其時なるものは唯二きものならん諸侯をして偶然孔孟ばしめ後醍醐天皇をして楠氏はしめなばして各其事して学者想像する千歳一遇大功したることならん所謂時とは人心ふにならざるはずとは英雄豪傑人君齟齬するとならん余輩所見なり孔孟ひられざるは諸侯諸侯をしてひしめざるものあり楠氏討死後醍醐天皇不明楠氏をして死地らしめたるものはにこれありこれをせしめたるものとはぞや時勢なり当時気風なり其時代人民分賦せる智徳有様なりぜん天下形勢猶蒸気船るが天下猶航海者トン五百馬力蒸気機関仕掛一時五里十日千二百里此蒸気船速力とす如何なる航海者にて如何なる工夫らすも此五百馬力して五百五十馬力らず千二百里航海くして九日るのあるらず航海者職掌唯其機関げずして運転作用ふせしむるにるのみ 二度航海十五日には十日にてしたることあらばこは航海者なるに初度航海者にして蒸気げたるなりにはあるらず此蒸気十五日二十日其極らばなきものとすこともあるしとども機関本然になきるの々あるらず治乱興廃亦斯其大勢くに人物国政天下人心かさんとするもしてはるきことに其人心はしめんとするものにてをや其難きことらんとするにならずより英雄豪傑したりとふは其人技術人民智徳めたるに唯其智徳進歩てこれをげざりしのみ天下商人はたどんをるにずや唯世間人心ふのみ今冬にたどんをあらば人誰かこれを愚者はざらんして英雄豪傑てはらず風雪厳寒らんとしてあらざれば其買はざるしてから不平るはぞやはざるのしきものなり英雄豪傑れざるをひなばるをこれをつの功能世人をしてなるものあるをらしむるにかずして其物功能あれば時節至てこれをもある又実功能もなくして到底売目途なくばじて其商売きなり

 末世天下人皆王室礼儀束縛ばず其束縛漸くるに諸侯天子大夫諸侯陪臣国命ありて天下政権四分五裂封建貴族権ふの時節にて又唐虞辞譲禅譲なく天下唯貴族あるを人民あるをらざるなり貴族弱小なるけて其強大なるすれば天下人心して一世権柄斉桓桓公晋文文公霸業即是なり此時孔子堯舜治風主張無形徳義天下するのふれどもより事実はるらず当時孔子事業るに管仲桓公宰相時勢ふのなるにばざること孟子ては其事益難当時封建衆貴族漸合一するの霸業又行はれずしてぼしするの時節蘇秦張儀輩正四方奔走して其事合縦連衡戦争はしきなれば貴族どもから其身んずるを奈何人民ふにあらんや奈何五畝国民孟子梁恵上三るにあらんや唯全国攻防ひて君長一己安全るのみ仮令明主仁君あるも孟子仁政せばふするのあり春秋戦国時代小国斉楚はさまりて孟子銘策なかりしも其一証なり梁恵下一三)。余輩敢管仲蘇張左袒して孔孟擯斥するにずとども唯此二大家時勢らず其学問当時政治さんとして世間後世することなきをむのみ孔孟一世大学者なり古来稀有思想者なり此人をして卓見かしめ当時はるゝ政治範囲して一世界人類本分万代差支なきることあらしめなば其功徳必洪大なるなるに終身この範囲籠絡せられて一歩することはず其説もこれがためから体裁純精理論ずして過半政談所謂ヒロソヒイ品価すものなり其道従事する仮令万巻むも政府すにざればなきが退不平すのみこれを鄙劣ひれつはざるけんや此学流若ねくはれなば天下悉皆政府ふのにして政府はなかる智愚上下区別から智人愚民めんとするになるが政治らんとするの亦急なり熱中煩悶して喪家れられずにちぶれたくにれり余輩聖人のためにるなり又其学流政治すの一事てもなる差支あり元来孔孟本説修心倫常なり畢竟無形仁義道徳ずるものにてふもなり道徳純精無雑なればんずらず一身ては其功能極なりとども一人して有形外物するのあるものに無為渾沌にして人事少なきては人民維持するに便利なれども人文るに次第其力はざるをるに今内する無形のものをはるゝ有形今世人事情実下民せんとするは惑溺しきものと其時とをらざるはらんとし盛夏時節かはごろもるが到底事実はるらざるのなり其明証数千年しき今日るまで孔孟してよく天下めたるなきを孔孟ひられざるは諸侯其時代げられたるものなり後世其道はれざるはすに場所とをりたるものなり時代孔孟する時代孔孟此時代人物其道後世ては政治理論家ヒロソヒイ政治家ポリチカルマタルとは区別あるものなり学者孔孟政治此事ては書中別又論ずるある

 楠氏亦時勢らしむるものなり日本にて政権王室ること日既保元平治以前より兵馬源平二氏して天下武士皆其隷属にあらざるはなし頼朝父祖遺業関東日本国中一人としてするなきは天下人皆関東兵力畏服源氏あるを王室あるをらざればなり北条氏次政権るとども鎌倉旧物めず是亦源氏余光るものなり北条氏亡足利氏起るも亦源氏門閥したるなり北条足利諸方武士兵げて勤王ふとども其実関東して功名るものなり此勤王をしてして其意せしめなば又第二北条たる第二足利たる天子のためにれば前門後門ふがきのみ織田豊臣徳川事跡鎌倉以後天下一人として勤王へざるものなくして事成一人として勤王ふたるものなし勤王唯其事口実にして事成事実後醍醐天皇北条氏として足利尊氏して諸将新田義貞をしてがしめ楠正成以下勤王功臣てゝみず尊氏をして野心ふせしめ王室衰微せりとて今日るまでも学者歴史此一段れば切歯扼腕尊氏兇悪天皇不明ぜざるなし時勢らざるなり此時天下権柄武家武家根本関東北条したる関東武士なり天皇をしてせしめたる関東武士なり足利氏関東名家声望素より当時関西諸族勤王るとども足利向背るにずんばぞよく復位すをんや事成るの首功したるも天皇尊氏汗馬したるに時勢足利家名望じたるものなり此一事ても当時形勢推察尊氏より勤王あるに其権威勤王のためにたるものに足利したる固有権威なり其王めたるは一時北条さんがため便利なるをめたれどもせば勤王ひざるも自家権威するなし其反覆窮りなく又鎌倉自立したる由縁なり正成きはらず河内一小寒族より勤王数百人士卒千辛万苦奇功したりとども唯如何せん名望しくして関東名家るにらず足利輩れば隷属しきのみ皇固より正成らざるにずとども人心首功くを足利王室するにして楠氏王室せらるゝなり是亦一世形勢にて如何ともすらず且正成もと勤王二字たるなれば天下勤王気風盛なれば正成亦盛なりらざれば正成亦窮するのなりるに今此勤王首唱たる正成尊氏隷属視せられてんじ天皇これを如何ともすることはざるは当時天下勤王気風乏しきことして其気風しき所以ぞや後醍醐天皇不明るに保元平治以来歴代天皇るに其不明不徳枚挙あらず後世史家諂諛てんゆらすもよく其罪ふことはず父子相戦兄弟相伐其武臣依頼するものは唯自家骨肉らんがためのみ北条時代ては陪臣天子廃立どるのみならず王室諸族互其骨肉陪臣してふにれり自家相続ふにはしければ又天下るにあらず度外きしこと天子天下主人ずして武家威力束縛せらるゝ奴隷のみ。《伏見帝密北条貞時して亀山帝るの不利皇子てゝ後伏見帝したりに伏見従弟なる後宇多上皇貞時後伏見して後宇多帝皇子たることあり。》後醍醐天皇名君ずとふも前代諸帝すれば其言行頗きものあり王室衰廃るのあらんや政権王室るはよりふたるに積年にて王室自から其権柄をしてはしめたるなり是即天下人心武家あるを王室あるをらず関東あるを京師あるをらざる所以なり仮令天皇をして聖明ならしむるも十名正成大将軍ずるも此積弱何事きや人力れば足利成業偶然楠氏討死亦偶然皆其然所以源因ありてるものなり正成後醍醐天皇不明るにるものなり正成尊氏したるに時勢してしたるものなり

 右所論英雄豪傑はずとふは唯其時代はるゝ一般気風はずして心事齟齬したることをふなり其千歳一遇したりとふものも亦唯時勢して人民気力ふせしめたることをふのみ千七百年代亜米利加合衆国独立したるも其謀首四十八士創業、「ワシントン一人戦功四十八士唯十三州人民分賦せる独立気力事実有様はし、「ワシントン其気力戦場ひたるのみ合衆国独立千歳一遇奇功仮令当時して一時ることあるも又四百八十士もあり又十名ワシントンもありて到底合衆国人民独立せざるらざるなりくは四年前仏蘭西孛魯士ぷろしやとの敗走国帝第三世ナポレオン失策にして勝利其宰相ビスマルクなりとあれどもしてらず。「ナポレオンビスマルク智愚あるに其勝敗なりし所以当時にて人民一和して人民かりしがためのみ。「ビスマルク此勢孛人勇気ふせしめ、「ナポレオン仏人ふて其人心りたるがためのみ尚明其証さんワシントン支那皇帝、「ヱルリントン其将軍支那軍勢ひて英国兵隊ふことあらば其勝敗如何なるきや仮令支那鉄艦大砲あるも火縄筒帆前船のために打破らるれば勝敗将帥にもらず亦器械にもらず唯人民一般気力るのみ数万勇士ひて敗走することあらばこは士卒将帥拙劣兵卒進退其本然勇気ふせしめざるのなり

 又一例はん方今日本政府にて事務らざるを長官不才人才んとして登用抜擢してれども事務ることなし尚此人物不足なりとして外国人はこれを教師はこれを顧問へてれども政府事務依然としてることなし其事務らざるてこれをれば政府官員不才なるが教師顧問のためにたる外国人悉皆愚人なるがりとども方今政府官員国内人才なり又其外国人ども愚人てこれをたるものに事務らざるは源因なかるらず其源因とはぞや事実すに如何ともすらざるの事情あり其源因なり此事情なるものはこれを名状することしとども所謂多勢無勢にてはぬとふことなり政府失策由縁にこの多勢無勢なるものにめらるればなり政府長官其失策たるをらざるにてこれをふはぞや長官無勢なり衆論多勢なりこれを如何ともすらず此衆論るに其初発出所にすらずよりるものゝしとども其力よく政府事務制御するにれり政府事務らざるは官員この衆論なり世上人誤官員処置古人君心だすを緊要事したれども余輩はこれになり天下急務衆論だすに官員たるより国事するものなれば其憂国亦自から深切にして衆論百方苦慮して此非だすのなれどもらずして其官員亦衆論者中一人なる其論惑溺してこれをもあらん此輩所謂人るの地位らるゝの政府処置からてゝからつが失策あるも此輩なり是亦国のために如何ともすらざるの事情なれば憂国学者唯須らく文明主張官私なくしく惑溺衆論方向めしめんことをきのみ衆論天下なし奈何政府々たるをふるにらん奈何官員ささたるをるにらん政府より衆論方向るものなり学者政府めずして衆論きなり

 或人云此一章趣意へば天下事物悉皆天下人心してより如何ともすらず形勢猶寒暑来往草木栄枯くして人力らざるもの政府人間なく学者無用長物商人職人唯天然して各自から職分なきがこれを文明進歩有様してらず前既ずる文明人間約束なればすることより人間目的なりこれをするの各其職分なかるらず政府事物順序どりて現在処置学者前後注意して未来工商から各職文明一局るものなりより政府ども前後注意なかるらず学者にも現在仕事なかるらず且政府官員とても学者よりるものなれば此彼職分同様なるきにたりとども官私其本職めて分界にすれば現在未来との区別なかるらず今国あれば其事鋒先きに即時可否するは政府なれども平生よく世上形勢して将来用意其事たし未然ぐは学者職分なり学者或此理らずして自己本分れて世間奔走しきは官員駆使されて目前利害処置せんとし其事はずして学者品位ありへるのしきなり政府猶外科学者猶養生其功用遅速緩急ありとども人身のためにはらざるは同様なり唯一大緊要其働げずして相助相刺衝して相励文明進歩一毫碍障かざるにるの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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