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우리에게 남은 것

이윤진이카루스 2018. 6. 3. 23:18

우리에게 남은 것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로 미루어

태초부터 우리에게 남은 것은

잔혹함이 아니라 사랑일 테지.

기원전 15세기에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온난화가 시작되고 인간은 번식하면서

자원고갈과 투쟁했어야 했다지.

 

살아간다는 것에는

어떤 조건도 무의미하기에

초월자는 외로운 별에 지나지 않고

밤하늘에서 늘 맴돌고 있지!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하지만 살 수 없는 까닭은

삶에서 이성이 사라지기 때문, 그래서

사람들이 죽은 후에는 그들이

기대하지도 상상하지도 않은 것들이

그들을 기다린다.”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발견된 것도 우연이지만

피카소가 구석기 시대 벽화를 보고

그 후 모든 미술은 타락일 뿐이라고,

그래서

인간의 지식 99%가 후천적이라던

칸트의 언명은 좌초하고 그 반대론이 옳지.

 

당신이 옳다는 증거는 없고

틀렸을 개연성만 남았으니

볼테르의 주장처럼

용서하지 않는 사람만 빼고

모두를 서로 용서한다면

전쟁이라는 단어는 존속할까?

 

후기:

사람들이 죽은 후에는 그들이 기대하지도 상상하지도 않은 것들이 그들을 기다린다 (DK 27).

헤라클리투스

There await men after they are dead things which they do not expect or imagine (DK 27).

Heracli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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