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그리움

이윤진이카루스 2020. 8. 14. 22:17

그리움

 

행위와 결과가

늘 초월 되는 것이라면

인간이라는 실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이라고,

황금,

권력이라고?

 

산사를 찾아 떠난 구도자는

세상 회피가 목적이 아니라면

무엇을 자신의 실존으로 생각할까?

 

부처마저 버려야 하는 까닭이

그것 또한 행위와 결과이기 때문이고,

버린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을 채우는 것은

바람 소리와 적막함 뿐일까?

 

나는 누구이고

너는 어째서 세상에 존재하는가?

 

존재하는 것에게 물어도

그 답변 역시 초월의 대상일 뿐

장구한 세월에 남은 것은

기다림인데 무엇을 기다리는지,

그리움인데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판도라 상자처럼

최후에 나타나는 것이 희망이듯

절망의 강을 건너

시간의 흐름을 잊으면

그게 빛나는 순간들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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