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명품족인가 (수정본)

이윤진이카루스 2025. 3. 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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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족인가

 

만이천원짜리 청바지 사서 입다가

바랜 색깔이 마음에 들어

만구천원짜리 두 번째 청바지 샀다.

 

평생 옷 살 줄 몰라서

아내가 사서 입히는 옷 다수였는데

한국전쟁 중에 태어나

기억 속에 아껴야 한다는 생각

편집광처럼 도사리고 있다.

 

3월에 아버지가 세상을 뜨고

자책감 때문인지 피부병까지 생겼는데

화사한 계절 시작되자 세상의 색깔 싫었다.

 

안경점에 들렀다가

눈에 띤 검은 색안경 집어 드니

30만원짜리 유명 명품이란다.

도수까지 넣어서 6만원 더 주고 써보니

햇빛 속에서 갈색

그늘 속에서 짙은 초록색이 된다.

 

소장품이 있다면 책과 그것뿐인데

명품족이라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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