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떴다
당신
몸을 던져 세상을 버린 후
국화 한 송이 놓지 않았고
엎드려 절도 하지 않았소.
움직이지 않는 자에게
보화와 향기 무슨 소용이며
되돌아온 명성 무엇인가,
살아남은 자의 회한 아닌가.
유토피아
존재하지 않기에
다가가려는 노력이면
만족스러웠을 텐데
당신
죽음으로 증명했고
백성
탄식 내뱉을 따름이다.
어느 세상으로 떠난다는 말인가,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 세상인데?
육신 타버려 가루로 남았지만
기억 선명하게 이어질 것인데
살아남은 자의 욕심이겠지.
존재하지 않는 세상
만들기 위하여
진혼곡 부르고
헌사 읊으며
절하고 꽃 바칠 뿐
이름 도둑질하고
최후 강탈하여
당신의 침묵도 차지한다.
사람을 용서하라,
권력
근엄하다고 믿었다가
고삐와 사슬 드러나니
슬퍼하는 자들에게
마지막 명예조차 던져주라,
무(無)의 공간에서
향기 재물 외면하는 분!
만세를 눈물로 참회하며
당신이 남긴 유산 뜯어먹을
불쌍한 인간들을 위하여!
후기:
1. 故 노무현 대통령 노제 중 서쪽하늘에 `무지개 떠`
이수용 기자 lsy@dt.co.kr | 입력: 2009-05-29 19:00
29일 서울광장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노제가 진행중인 가운데 서쪽 하늘에 무지개가 떠 마지막 가시는길에 시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수용기자 lsy@
2. 노무현이 세상을 뜬 며칠 후 성당에서 촛불을 밝히고자 했으나 초를 넣어둔 함의 유리문 미닫이가 열리지 않았다. 여러 번 열려고 했으나 열리지 않아, 강제로 문을 열고 촛불을 밝혀 성모상 앞 유리로 된 작은 방에 두었다. 3월에 세상을 뜬 아버지에게도 촛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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