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557

스테파노 추기경, 2009년 2월

스테파노 추기경, 2009년 2월  붉은 양탄자에 놓여도빛은 먼 여행길 떠나 사람들 고개 숙이고 지나갔다. 외롭지 않으려 바보 되었지만바보를 사랑하는 까닭누구나 모자라기 때문. 고백하기 힘든 무지(無知)생존이라는 이름으로 떠돌지만교만(驕慢)으로 끝나지 않나.하늘과 들판처럼 땅은 비어있고인간 벗어날 수 있을까. 두 눈 주고눈 감고 잠들고무심한 세상에어리석었다 고백하고 떠났지만나자렛 목수처럼기억으로 남는다. 검은 안경에 지휘봉냉혹한 군인의 얼굴일본도와 소총 번질거렸고당신이 잡은 환자 손에딱지 짓무르다. 거짓정체 폭로하기 위하여당신 스스로 어리석음 드러냈고드물게 분노했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다,속세에서 목숨 간직하고 살고 싶었다고 육신 말했지만그런 세상 있을까. 안녕,누구나 뒤따를 뿐내가 떠나가는 대지에누..

습작시 2025.03.09

한국 전쟁 (6) (수정본)

한국 전쟁 (6) 저녁마다 초가집 굴뚝에서솟아오르는 연기춤추며 공중으로 흩어졌다. 이웃집 알까 두려운 집에서몰래 잡곡밥 짓고이웃집이 알까 창피한 집에서은근히 잠을 청해야 한다. 칭얼대는 아이 소리와자지러지는 갓난아이의 울음.짙어지는 어둠 속에서저녁연기 피어오르지 않는 집? 나뭇짐 지고 내려오던 아비소나무 갈비 긁어 동이던 어미의심장 느끼면서삶 치장할 여유가 있는가,자연 아름답다고 말하는가?

습작시 2025.03.09

사양하겠다 (수정본)

사양하겠다 새벽 휘황하게 바람 불고빙점(氷點) 세상 뒤덮어도밝은 햇살 주변에 떠돌았다. 새벽 무르익어떠오르는 태양 기대해 즐거웠지만새들 우왕좌왕했다. 대낮 바쁜 계절이어서장년이 되어서삶을 노래했다. 생명 구름 위 흐르는 것처럼가벼운 것이고수월한 듯했던가! 기억하는가새벽과 대낮 흘러가 버렸음을,기억할 수 없는 순간들이블랙홀처럼 먹어 치운 세포들을. 청순한 첫새벽 황홀한 햇빛아득한 기억으로 물러나고어스름가속도가 붙어 몰려오는데행복 말할 수 있으리라. 배회하고 선하지 않은 까닭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돌아갈 수 없는 길 돌아볼 때유령이 삶 돌려주겠다면충분했노라종착역 있어 발자취 소중하여사양하겠다.

습작시 2025.03.09

고향의 강 (수정본)

고향의 강(江) 삶에 피가 흘러야 하지만혈액에 죄악도 흐른다고세월이 흘러서 깨닫고 만다. 실핏줄 따라 매달려심장에 드나들던 덩어리핏줄 막고 손 벌린다. 파멸 의식하며 아직 멀었다고잊고 살자고 외면했는데,인간 파괴하며 살았는데망각 치기(稚氣)와 뒹굴면서 가속도 붙었다. 시간 타고 육체 날아갔고우주에 대고 외쳐도 침묵만 돌아와서인간의 언어 갈구하며 몸을 뒤챈다. 천둥과 번개 지나가고 해와 달 보였다 사라지고초목이 자라서 늙었지만눈 비비고 보아 귀 기울여 들어남은 것 무엇인가. 고향의 강(江) 찾아 물길 거슬러 오르는 심정단순히 본능이라고 말하면무지(無智)일까 무책임일까? 생존의 끝에서 소리쳐 울어도무슨 소용일까 누가 답변할까?인간의 형상 만들어 숭배하지만정신 날아 가버리고 어른거리는 비웃음! 혈액 정화하는 ..

습작시 2025.03.07

세월 충분히 갔는가 (수정본)

세월 충분히 갔는가 언덕 넘어 자취가 바래는 굽은 길젊음에 도취하고 황금에 절어서 세상 무궁하고 펼쳐지는 파노라마 빛났다고? 신(神)을 닮았다고 속삭이던 유령제물 찾아서 떠나고 빈 들판에 통곡만 남았지.무엇을 창조했던가, 휘황한 색채에 붙좇는 시각! 생존이 가치라면 환상을 속삭이는 언어 그림자다.충분히 세월 갔는가,길모퉁이에서 버린 미련 덩어리죽은 세포처럼 나뒹굴어 벗어났는가? 생명 이야기하자,악마의 하인 아니어서 괴로워하며 살았다면. 후기:불의를 저지르느니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다. ㅡ 데모크리토스와 소크라테스 ㅡIt is better to suffer injustice than to inflict it. ㅡ Democritus and Socrates ㅡ

습작시 2025.03.07

신두리 모래언덕 (수정본)

신두리 모래언덕 세월 얼마나 흘렀는지모래가루 포구에 날아와산 만들고 식물 뿌리 내렸다.바다에 스멀거리던 게와 조개소금물에서 기어 나와 육지 탐험하던 시간땅에서 불꽃으로 타올랐다. 사랑 모른다면 생명 팽개친다면해안을 두드리는 파도 지평선 넘어 지는 해무엇 때문인가. 해변에 움막 짓고배 띄우던 자취조개껍질로 남았지만빈 하늘이 당신의 음성 듣는다. 젊은이들 뛰노는 모래밭에서맑은 눈동자 지닌 당신의 생각구름에서 내려와 지상에 머문다. 돌아갈 수 없는 땅 그리며한 마리 곤충 되어모래언덕 기어오른다.

습작시 2025.03.07

비 온 뒤 산행 (수정본)

비 온 뒤 산행 거칠게 내리던 비 그친 후좁은 산길에 물 넘쳐나고숲 증기를 뿜어내어 안개 서린다. 움직임보다 서 있기 선택한 식물빗방울 떨어지면 모아두고홍수 덮치면 뿌리와 몸으로 내뿜어세상에 몸 맡긴 채 주시만 한다. 흙탕물 넘치는 개천 떠나 산을 택한 까닭서 있는 생명이 기뻐하는 모습 보려함인데인적 사라진 숲길에장끼 까투리 한 쌍 지나가고버섯 오롯이 몸을 세운다. 오르내리는 산길에서 튀는 물방울요동치며 녹음과 놀고 있다.

습작시 2025.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