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포퍼 원전+번역문 409

파르메니데스와 과학의 방법

파르메니데스와 과학의 방법  7 파르메니데스와 과학의 방법 현대물리학과 수학의 관점에서 파르메니데스에게 적어도 세 가지 지속적인 업적을 이룩한 공적이 있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1) 그는 논증의 연역적 방법을, 그리고 비록 간접적일지라도 지금 지칭되는 가설-연역적 방법(the hypothetico-deductive method)을 발명한 사람이었다. (2) 그는 변화하지 않는 즉, 불변하는 것이 자기-설명적으로 수용될 것이라고, 그리고 불변하는 것이 설명에서 출발점으로서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함에서 옳았다. 이 강조로 인하여 (메이에르송[Meyerson]이 논평한 바와 같이),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나 운동량 보존의 법칙과 같은 보존 원리에 대한 탐구와, 또한 자연에 대한 이론이나 법칙을 수학적 방..

색맹과 철학자

색맹과 철학자  나는 (비록 내가 정신분석학자들의 정신분석에 반대하지 않을지라도) 정신분석을 하는 철학자들이나 시인들의 여전히 다소 유행하는 방법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1969년 캔터베리(Canterbury) 출신으로 나의 대학원 제자였던 노엘 브래들리(Noel Bradley) 박사가 나에게 전해 준 괴테에 대한 제안에 감명받았는데 나는 그를 1937년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서 처음 만났다. 괴테가 아마도 완전히 색맹이었으며, 그로 인하여 색채는 백색과 흑색의 혼합이라는 ㅡ 다시 말해서 모든 색깔은 회색조라는 ㅡ 괴테가 말하는 색채론의 기묘한 이론이 설명될 것이라고 그가 제안하였다. 브래들리는 또한 임상 심리학자로서 자신의 경험에서, 색맹으로 인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의 실재에 ..

파르메니데스의 위대성

파르메니데스의 위대성  내가 보기에 파르메니데스는 모든 철학자 중에서 가장 기묘하지만 또한 가장 위대한 한 사람이다. 나는 그를 우주론자로서, 아낙시만드로스의 우주 모형을 수정하여 완성한 지구 구형성(球形性) 이론의 주창자로서 그리고 달의 구형성(球形性)과 달이 빌려온 빛으로 빛난다는 이론 및 달의 상(相)에 관한 이론의 주창자로서 간주한다. 이 발견들은 계속해서 아리스타코스(Aristarchus),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뉴튼과 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지는 탐구의 길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길라잡이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식론에서 파르메니데스가 발견한 것에 의하여 왜소해졌다. 그는 모든 우주론과 모든 과학이 숨겨진 실재인 현상의 세계 뒤에 있는 본질적인 물체의 탐구라는 전통을 (반[反]-실증주의적으..

신화와 과학 그리고 그리스 문명의 기적

신화와 과학 그리고 그리스 문명의 기적  주로 과학이 비판적 접근방식을 채택한다는 점에서 과학이론들은 신화와 다른 창작물이라고 나는 제안한다. 비판적 접근방식은 진화론적 선택 압력과 같은 것을 이론에 발휘하여 그 이론이 더 큰 진리 유사성으로 향하도록 격려한다. 이 관점은 내가 옹호하려고 시도하는 지식론의 일부이다. 이 관점으로 인하여 나는 특히 초기 과학자들 가운데서 신화와 이론 사이의 유사점을 찾게 되었고, 또한 파르메니데스에게서 그렇게 크게 발달한 (비록 어떤 면에서 그가 독단론자일지라도) 비판적 접근방식의 징표를 찾게 되었다. 이 비판적 태도는 그리스의 기적으로서 그렇게 잘 기술된 것의 특징이다. 어떻게 이 기적이 출현하였을까? 이와 같은 기적은 결코 완전하게 설명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창..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논문 4 부록 (번역 수정본)

파르메니데스의 시 두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가능한 수정에 관한 주석이 있는 부록* 거스리(Guthrie)는 자신의 탁월한 저서 그리스 철학사(History of Greek Philosophy), 1965년 2권, 4쪽에서 ‘파르메니데스를 해석하는’ 핵심적 문제를 완전히 다르게 본다: 여신(女神)은 1부가 명백하게 참임을 주장하는 반면 2부에 대해서는 ‘참된 믿음이 아님’ 혹은 ‘참된 확실성이 아님’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으로 인하여 2부를 망상의, 즉 인간의 추측이나 견해의 세상이라기보다는 현상의 세상을 기술하는 것으로서 간주하는 일이 여전히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닌 원문은 2부의 불확실하고 가설적인 특징보다 더 많은 것을 주장한다: 그 원문은 (거스리 자신이 말하는 바와 같이) ‘명백하게’..

원자론의 탄생과 과학이 발전하는 방식

원자론의 탄생과 과학이 발전하는 방식 파르메니데스의 위대한 합리주의적 논박(elenchus)은 ㅡ 움직임의 실재에 대한 논박 ㅡ 파괴적 인상을 끼쳤다. 제논(Zeno), 아낙사고라스(Anaxagoras),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소피스트들, 심지어 소크라테스와 분명히 플라톤이 그 영향을 증언하는 사람들의 일부다. 그러나 그의 위대한 추종자들인 동시에 반대자들은 분명히 원자론을 창안한 사람들인 레우키포스(Leucippus)와 데모크리토스(Democritus)인데 이 두 사람은 파르메니데스의 위대한 우주론에 경험적인 논박을 내놓기 위하여 그의 논박을 전도(顚倒)시켰다:   움직임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경험으로부터 안다. 그리하여: 세상은 가득 차 있지 않다; 공간이 있다. 비존재, 무(無)가 ..

파르메니데스의 반-감각주의

파르메니데스의 반(反)-감각주의   달이 차고 기운다는 망상에 대한 설명은 무엇인가? 분명히 변하는 빛이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은 실재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문자 그대로 그림자 장난이다 ㅡ 구형(球形) 몸체 위에서 빛과 밤이 노니는 것! (이것은 위 2절의 초입에 언급된 모형에 의하여 작은 규모로 또한 증명될 수 있다.) 그러나 빛은 비-물체이다: 빛은 물체가 아니다; 그리고 오직 물체만 존재할 수 있다: 비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물체만이 합당하게 이름을 지닐 수 있다: 비물체는 이름이 주어지지 말아야 했고 동시에 실재로서 인정되지 말아야 했다. 달 같은 것만이, 어두운 물질인 달만이 자체가 받는 조명과 별도로 물체이다 (정말로 밀집되고 무거운 몸체): 조명을 받은 물체..

실재의 세상과 현상의 세상

실재의 세상과 현상의 세상  여신(女神)이 밝히는 실재의 세상인 진리의 길과 인간이 보는 현상의 세상인 견해의 길 사이의 불일치는 파르메니데스의 선배들의 전통이었다고 인정된다. 확실한 진리이자 신(神)들만이 (그리고 신들이 계시하는 사람들) 습득할 수 있는 진리와 죽을 운명인 인간이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인 견해와 추측에 지나지 않은 것에 대한 그 선배들의 구분이 그 불일치에 의하여 그 선배들의 전통에서 계속되는 한 그 선배들의 전통이었다고 인정된다. 게다가 파르메니데스의 선배들은, 특이한 것을 (천둥 및 번개; 혹은 바다에서 특이하게 높은 파도; 혹은 특이한 인간의 행태; 혹은 사랑의 힘; 혹은 행성들의 특이한 움직임 같은 것들) 설명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나타나는 평범한 세상 뒤에 있는 세상을 (..

발견을 함부로 일반화하지 말라

발견을 함부로 일반화하지 말라 발견자가 자신의 발견 중 한 가지에 의하여 크게 감동을 받아 자신이 이제 모든 수수께끼의 해결책인 철학자의 돌을 발견했다고 느끼는 일이 매우 흔히 발생한다고 나는 상정(想定)한다: 자신의 발견이 모든 것을 조명한다고 (그리고 정말로, 때때로 그렇기는 하다) 느끼는 일이 매우 흔히 발생한다고 상정(想定)한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숫자가 모든 것의 본질이라는 피타고라스의 사상;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은 만물의 척도(homo mensura)라는 원칙: 혹은 매우 최근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처음에 양자 이론적 ‘입자와 파동이라는 이원론’에서 도출되어 자신의 ‘상보성 원리’를, 생명의 비밀이 무엇인지 말하기 어렵다와 같은 생물학의 문제까지 혹은 자유의지의 문제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