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운동량 줄어든 겨울에 더 공격적인 요통

이윤진이카루스 2013. 2. 3. 09:59

운동량 줄어든 겨울에 더 공격적인 요통

40~50대 허리근력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삐끗
근육마저 경직…앉아 일하는 사무직 특히 조심
평소 허리근육 풀어주고 책상·의자 잘 골라야
매일경제 | 입력 2013.02.01 17:07

 

겨울철에는 요통(腰痛ㆍ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근육이 경직되고 혈액순환이 잘 안 돼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특히 요통은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회사원 박환열 씨(41)도 평소 계속되던 요통이 요즘 부쩍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설마했던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그는 "나이도 젊고 큰 부상을 입은 경험이 없는데…" 라며 허리 디스크를 부인했지만 전문의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기온이 뚝 떨어지는 11월부터 2월까지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늘어난다"며 "이는 추위 탓에 근육이 경직되고 실내에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운동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통은 척추뼈, 추간판(디스크), 관절, 인대, 신경, 혈관 등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다. 요통은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아주 오래된 질병이면서 동시에 가장 흔한 질환이다. 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재형 교수는 "다른 동물과 달리 두 다리만을 사용해 걷는 사람의 불안정한 자세는 구조적으로 척추에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되어 있다"며 "이로 인해 80~90%는 평생 한 번쯤 요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 나이 들어 퇴행하는 추간판이 요통 불러 허리는 뼈와 근육, 인대, 연골이 서로 연결돼 이뤄져 있다. 척추뼈는 목뼈 7개(경추), 등뼈 12개(흉추), 허리뼈 5개(요추), 골반 1개(천추), 꼬리뼈(천추)로 나뉘며 이 뼈 사이에는 척추연골이 연결되어 있다. 척추뼈는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만들거나 인대와 근육을 부착해 허리를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추간판(척추연골)은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역할을 하며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만들어주고 허리를 구부리거나 휘게 하는 스프링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부위가 퇴행하면서 추간판탈출증(디스크탈출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이 부위가 닳아 좁아지면서 허리가 굽어지는 병이 생기기도 한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추간판 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추간판 내부의 압력인데, 이것은 평소 일상적인 자세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추간판이 지지할 수 있을 정도의 압력보다 큰 힘이 가해지면 추간판이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척수(신경)는 뇌에서 내려오며 10㎜ 정도의 둥근모양을 띤다. 척추뼈의 척추강(腔)을 통해 내려가면서 목에서 8쌍의 경추신경, 등에서 12쌍의 흉추신경, 허리에서 5쌍의 요추신경, 5쌍의 천추신경, 1쌍의 미골(꼬리뼈)신경을 각각 내어 몸을 움직이게 한다. 각각의 신경은 서로 다른 근육을 움직이거나 감각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5번 요추신경은 정강이 바깥쪽 감각과 엄지발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을 담당하는데 이 신경이 눌리면 종아리 바깥쪽에 통증이 오거나 감각이 없어지고 엄지발가락 힘이 떨어져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다.

◆ 혈액순환 잘 안 되는 겨울, 허리염좌 많아

요통 중 가장 흔하게 허리를 괴롭히는 것은 갑자기 허리가 삐끗한 '급성 허리염좌'다. 허리염좌는 근력이 약해지는 40~50대에 흔히 발생한다. 이 질환은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숨 쉴 때와 기침할 때도 통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심할 경우 허리를 전혀 쓰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악화된다.

허리염좌는 허리를 다쳤을 때 바로 통증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1~2시간 또는 하루 이틀이 지나서야 아프기 시작해 통증이 점점 심해지기도 한다. 허리통증뿐만 아니라 엉덩이나 대퇴부 연관통을 호소하는데 엉덩이나 골반이 빠져 내리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허리염좌는 보통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아 허리근육이 약하고 비만한 사람에게서 더 잘 발생한다. 특히 실외활동이 적은 겨울에는 허리염좌 발생률이 다른 계절보다 높다. 이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지 못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허리 주변 근육들이 유연성을 잃고 수축되고 긴장하기 때문이다. 또 가벼운 교통사고나 외상, 무거운 물건을 잘못 들었을 때,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려고 할 때, 작업을 할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 등으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

◆ 2~3일 지나도 통증 땐 병원 찾아야 허리염좌가 발생했다면 일단 안정을 취해야 한다. 허리보조기나 복대를 착용하고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일 통증 부위에 열감이나 부기가 있다면 얼음찜질이 좋다. 핫팩이나 저주파치료기도 도움이 된다. 만약 2~3일이 지나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거나 악화되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이 경우 근육이완제나 소염진통제를 통한 약물치료, 주사치료 및 물리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일반적인 요통은 의사의 치료보다 환자의 자가관리가 훨씬 중요하다. 일상생활 중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나 순간적으로 허리근육을 긴장하게 하는 동작을 피하고 척추에 부담이 줄어들도록 지속적인 근육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많은 시간을 책상에서 생활하는 직장인은 책상과 의자 선택이 중요하다.

책상 높이는 책상 앞에 앉아 바닥을 향해 팔을 내렸을 때 팔꿈치보다는 높고 어깨보다는 낮아야 하며, 이 범위 안에서 몸에 무리가 덜 가도록 자유롭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책상 밑에는 발을 올려놓을 만한 발받침대를 두면 다리를 펼 수 있어 허리에 무리가 덜 가게 할 수 있다. 의자는 척추에 가장 무리가 적은 좌판과 등받이 각도가 120도로 유지되고 목받침대가 있는 것이 좋다. 없다면 등받이는 목높이까지 와서 머리를 받쳐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엉덩이를 깊숙이 넣을 수 있도록 등받이 맨 밑은 약간 뒤로 들어가 있거나 빈 공간이 있는 것이 좋다. 허리받침대는 등뼈와 허리뼈가 만나는 지점을 받쳐 줄 수 있도록 등받이 중간이 볼록하게 나와 있는 것이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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