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12

토함산 꼭대기 (수정본)

토함산 꼭대기 왕벚꽃 길을 따라 굽이굽이왕경(王京)을 떠났더니천년 영화(榮華)를 등지고토굴에 아미타불 숨어있었네. 포석정에 술 취한 노인네비틀거릴 때서방정토 가리키는 돌부처동해의 햇살 받으며기다리고 있다니. 세상을 알았으니불국(佛國) 허망한 일 아닌가?금관과 옥대(玉帶) 벗어놓고눈부신 햇살 속으로이제 그만 가자고미소만 얼굴에 가득하지.

습작시 12:19:11

신화 만들기 (수정본)

신화(神話) 만들기 세상에 시작 없었다면지금까지 무한한 시간 흘렀을 리 없고세상에 시작 있었다면바로 전 시간이 비었을 테니빈 것에서 시작 어떻게 가능하냐고이율배반이 생겼다.* 유한과 무한이라는 시각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면이음과 끝남이 반복되면서 인간이 살아간다. 생명 유지만 위하여 세상 바라본다면비상(飛上)하는 날개 퇴화하여이야기 끝나고 만다. 호흡과 같이 이야기로 이어지는 세상에서외로운 자 신화(神話) 만들고교활한 자 신화 이용하여짧은 생명에 긴 영광 있으며긴 삶에 모진 치욕 흐른다. 후기:칸트의 이율배반.

습작시 12:11:33

한국 전쟁 (1-3) (수정본)

한국 전쟁 (1) 승리와 패배가 뒤섞인 내전겉으로 이념 때문이라지만,쇠붙이가 살을 들쑤시는데정치가 연설을 늘어놓는다. 찬란한 언사에 숨은 비웃음기생집에서 폭소 터지고술 따르고 노래하는 여인네목 돌려 머리카락 흩어졌다. 한국 전쟁 (2) 벼 익어가는 가을 논낮의 햇볕 무의미하고나락이 장독에서 사라지면옅은 꿈 흐릿한 길 따라갔다. 생애란 마냥 궁핍한 것이라고 배고품 스스로 깨닫는 것,화약 터지는 땅 부르르 떨고 서로 삶에 눈 흘겼다. 한국 전쟁 (3) 빈 저녁에 굶고 잠들어밤을 인사불성으로 지내면밝아오는 아침 불투명하다. 밤이 찾아오듯 아침 해 반드시 뜨지만이불 속에서 나오는 걸음걸이 휘청거린다. 지난밤 연탄불 방안에 피우고 잠든 한 가족해 떠도 기척 없다. 저녁에 복어알 먹고 한 가족 사라졌지만철든 이들 ..

습작시 07:24:41

하루가 지났다 (수정본)

하루가 지났다 산맥 굽이치며 용틀임 어둠 남긴 찬란했던 하루다람쥐 도토리 땅에 묻는데 나뭇잎 몸을 태운다. 내일 뜨는 태양 오늘도 같은 볕이라면시간 그저 흘러갔다고 발끝만 바라보겠는가. 노예 피부에 태양 자국 남아퇴색하는 산 보는데사람들 시간 타고 날았다. 혁명 원하는가,땅이 입 벌리고산이 허물어지며바다 뒤집히는. 가을 성큼 오고잠들고 깨어나면 세상 뒤바뀌어계곡에 낙엽 쏟아지겠지.

습작시 07:18:27

하느님 찾기 (수정본)

하느님 찾기 물오르던 시절에 저지른 일사라지기는커녕 혈관에 기생하며속삭이는 악마로 남더라. 하느님 찾고 눈물 흥건했던 까닭살아갈 길 없었던 탓. 왜 찾냐고?절망의 시간나락에 떨어지면 자신도 모르게살려달라고 하지. 생명 따라 길어지는 묵상씨앗으로 흙에 떨어지고 백지(白紙)로 뒹굴었다. 후기:칸트는 종교조차 자신의 양심에 따라 수용하라고 했다.

습작시 07:1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