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2014년 6월 6일, 동작동에서

이윤진이카루스 2014. 6. 14. 12:35

201466, 동작동에서

 

돌비석으로 가득 찬 넓은 야산

현충비가 중앙에 자리 잡았는데

그 안에 새겨진 무수한 이름들은

주검도 없이 세상을 떠나버렸고.

 

갈 때마다 숫자에 말문이 막히고

이름을 만지면 솟아오르는 눈물

나라라는 이름이 가볍고,

국가라는 명칭이 쉬울까.

 

끝없는 사연을 지니고 사라진 사람들을

무슨 명목으로든 기리는 자들의 가벼움,

마음속의 생각이 무엇인지

살아가기 바쁜 생명에게는

알 필요조차 없는 일인지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어떤 목적으로도 인간생명을 요구할 수 없는 까닭이

다른 목적으로 희생을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

나라 때문에 스러진 사람들에게,

국가의 이름으로 사라진 젊음에게

때마다 헌사를 바치는 공허한 말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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