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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과 불변 탐구

합리성과 불변 탐구 지금까지 추측성 믿음에 대한 나의 개인적 고백은 ‘비판적 합리주의’와 ‘실재론’이라는 두 가지 구호에 의하여 요약될 것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나는 이 두 가지를 일찍 진술했어야 한다고 느꼈다. 이유인즉 내가 언급한 바와 같이, 나의 화제는 합리주의와 밀접하게 관련된 번안을 비판하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서양과학의 한계를, 그리고 특히 서양 자연과학의 한계를 과거 24세기 동안 결정했던 합리주의의 번안; 많은 합리주의자가 정말로 모든 합리적 과학의 고유한 한계라고 믿는 한계.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합리주의의 한계는, 과학이 불변 탐색에 엄격하게 국한한다: 변화 동안에도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탐구라는 파르메니데스 (이후) 교설에 의하여 선이 그어진다: 특정 변화 하에서..

비판과 시류 역행이라는 우리의 과업

비판과 시류 역행이라는 우리의 과업 이유인즉 과학에서 관념에 대한 비판은 새로운 관념들을 창출하는 것에만 중요성에서 두 번째라고 내가 깊이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학을 대부분의 다른 지적 행동과 구별하는 것은 과학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관념들을 향한 비판적 태도라고 ㅡ 진리의 관점에서(sub specie veritatis) 그 관념들에 대한 비판 ㅡ 나는 깊이 확신한다. 철학자로서 매우 특수한 비판적 과업이 ㅡ 시류를 거슬러 가는 과업 ㅡ 우리에게 있다고 나는 제안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비판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가망이 없을지라도 무시당하는 관념과 특히 새로운 관념을 돕고 뒷받침하려고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관념들은 희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관념들 몇몇에 진리가 드..

인간의 관념과 파르메니데스

인간의 관념과 파르메니데스 사유의 산물이자 내용인 관념들은 인간의 정신과, 관념들의 심층적 진화가 지향할 방향에 거의 전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것은 종교적 관념들에 관한 한 아주 명백하다: 불교나 기독교의 관념들은 우리의 언어뿐 아니라 우리의 사고, 우리의 모든 조치 그리고 심지어 모든 관찰도 물들이면서 우리를 지배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 철학과 그리스 과학의 가장 오래된 관념 중 몇 가지 관념이 우리의 가장 발전한 과학이론들에 미친 영향을 의식하는 철학자나 과학자는 없다 (에밀 메이에르송[Emile Meyerson]이나 찰스[Charles Khan]의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er]에도 불구하고): 고전물리학과 화학, 상대성, 양자론, 유전학 그리고 심지어 분자생물학에 미친 영향. 나는 여기..

변화의 문제

변화의 문제 변화의 문제와 변화를 이해하는 문제는 기묘하고도 당혹스러운 문제이며, 사람들로 하여금 깨닫도록 만들기가 어려운 문제이다. 그들이 물리학자이든 철학자이든, 그 문제가 그들에게 너무나 오래전에 해결되어서 그들은 그 문제에 많은 것이 있을 리가 없음을 당연하게 여겼다. (또한 그들은 제시된 다양한 해결책들이 양립될 수 없음을 깨닫지 못한다.) 그 문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될 것이다. 모든 변화는 사물의 변화이다. 틀림없이 변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변하는 동안 자체와 동일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자체와 동일한 상태로 남아있다면 그것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우리가 질문해야 한다. 그 질문으로 인하여 특정 물체가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불성설로 환원되는 듯하다. 초록색..

원자론의 출현

원자론의 출현 원자론은, 거의 모든 경험적 이론이 그러한 바와 같이, 자체 이론보다 앞선 이론을 경험적으로 논박함으로부터 출현했다. 파르메니데스는 경험적으로 시험 가능한 결론을 도출했다: 움직임이 불가능하다는 결론. 그러나 이 결론은 분명히 경험에 의하여 논박된다; 그래서 그 결론에 대한 논박은 점차, 원래 입장의 일부를 논박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그런 경험적 논박에서 논박된 이론체계는 이것이 가능한 한 유지된다. 그 논박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것이다: 움직임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움직임은 가능하다. 그러므로 세계가 하나의 가득 찬 덩어리일 리 없다; 더 정확하게 세계는 틀림없이 많은 덩어리들 ㅡ 세계는 틀림없이 분할 가능하다 ㅡ 그리고 무(無)를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빈 공간을..

파르메니데스의 중요성

파르메니데스의 중요성 파르메니데스의 이론이 ㅡ 실재는 한 가지 변화 불가능한 덩어리라는 것과 인간의 변화 가능한 세계가 망상이라는 것 ㅡ 낳은 결과는 수용될 수 없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 결과는 상식과 충돌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 결과는 분명히 터무니없다. 따라서 파르메니데스는 그의 대담한 이론을 주시한 극소수의 사람들에 의하여 조롱받았다. 우리가 들은 바, 어떤 사람들을 그를 심지어 미친 사람으로 불렀다. 그러나 이 미친 사람이 회의적이고 주저하는 합리주의자인 우리에게 마술을 거는 데 성공했다; 서구 과학자들뿐 아니라 서구 신학자들에게 마술을 거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파르메니데스의 업적은 어디에 놓여있는가?  파르메니데스는 우주론자임과 동시에 형이상학적 실재론..

한국 전쟁 (8) (수정본)

한국 전쟁 (8) 연무(煙霧) 내리는 초가마을 노을 비껴가면때맞춰 일제히 솟구치던 굴뚝 연기 기괴했다.석양일까, 밤일까, 아침일까,생명 조야(粗野)한 들판에서문명을 두려워하다 침략당한다. 여전히 상감마마의 귀신 어른거리고백성 머리 조아리며 민주주의 몰랐다.  두려움 내부 적에서 시작되는 것제국주의의 환영(幻影) 지나가고예속된 자의 슬픔 꽁꽁 묶여있다.당신이 무지한가 내가 잔인한가,냉소 발가벗겨진 생명에게 무의미한 언사. 냉혹한 창검을 문명이라고?온정 냉담 함께 존재하지.

습작시 2025.03.03

물미역 사며 (수정본)

물미역 사며 전쟁 승리도 패배도 아니게 어정쩡하게 끝나고바닷가 사람들 배를 곯았다.보릿고개 밀기울로 넘길 수 있어생명 연장할 수 있었지만궁핍의 시절에 그것 또한 귀했다. 겨울 오면서 달랑거리던 곡식 떨어지면추운 날씨는 빈 곡식통과 더불어 얼어붙고시간 빨리 지나기를 기다릴 따름인데포만 잊은 아이들의 눈망울 따라낮 길었고 밤 뒤채다 지쳤다. 바닷가에 불어오는 바람 파도 흩어지고부두에 얼어붙은 소금물 짧은 해 비웃을 때사람들 파도에 밀려온 미역을 주웠다.알곡 부스러기와 미역 먹고 살아가노라면막연하지만 걱정 잊고 살 수 있으려니. 오십 년 흘러 늙은이 되어가며습관적으로 물미역 산다.두뇌의 한 부분에 각인되어유전자 초기형태 보이는물미역이라도 확보하고 싶은 기억어물전에서 눈을 굴린다. 줄기 초고추장에 비벼 먹고이파..

습작시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