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 길이 하늘과 맞닿으면 끝날 테지만 길이 끝나는 곳에서 발길을 되돌린다. 보이는 것은 돌아오는 길뿐 삶은 완전하지 못하다. 삶이란 움직이는 것이고, 걷는 것이 운명이면 또한 얼마나 불안한가. 운명을 따라가면서 발자취에 매달리지 못하여 생명을 붙좇는다. 습작시 2010.07.30
2008년 세밑 2008년 12월 30일 지하도 구석마다 길게 누운 노숙자들 시선을 피하며 이리 저리 뒤챈다. 한일관에는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사했다는 쪽지가 붙어서 종로 2가 밀레니움 플라자 식당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식당에 사람들이 앉아 온갖 음식을 기다리고 먹는데 텔레비전 모니터에서 젊은이들이 춤을 춘.. 습작시 2010.07.30
바오바브나무의 역사 아프리카 바오바브나무는 3천년 이상을 사는데 거죽은 단단하되 속은 물러서 동물들이 속에 살고 아름드리 몸뚱이를 공중에 올려 치즈조각 같은 열매를 맺는다. 이기적 유전자(利己的 遺傳子)는 바깥을 차단하고 빗물과 공기와 양분을 빨아들이기만 하여 자기를 먼저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생명이기에.. 습작시 2010.07.30
떠나는 자 누가 떠났다고 하면 가슴이 아리다, 싸악. 존재도 희미하던 이가 떠나도 가슴이 내려앉는다, 덜컥. 머물러 있는 몸이 타락이라도 하고 떠난 사람은 외롭고 고통스럽지만 바른 길을 간 듯. 살아가는 것은 투쟁이라고, 대지는 인간에게 저항한다고, 그래서 한 자리에 머물 수 없고 외롭기 싫고 아프기 싫.. 습작시 2010.07.30
시간 십년을 단위로 살아간다고 삶은 늘어나지 않지만 길게 사는 착각에 빠진다. 먼 훗날이란 한 줄기 섬광이 산 너머로 지고 여운이 미적거리는 시간인데 거기서 하늘을 보았지. 바람이 잠들고 햇빛이 스러진 땅에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스멀거리는 생명을 붙잡고 울겠지. 습작시 2010.07.30
움찔거리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놓치면 수렁으로 미끄러진다. 하늘로 날아갈 수 없다면 땅 위에서라도 행복해야지, 삶이 즐거워야지. 이 순간 무엇을 잊고 지내는지 움찔거린다. 습작시 2010.07.30
그렇게 살아가리 강물로 푸르며 바람으로 맑아 태양이 땅을 스치듯 그렇게 살아가리. 세상에서 너를 만나던 날 약속을 가슴에 품었는데 그 말을 기억하며 휘휘 돌아다니지. 삶을 보듬고 싶다면 추억을 돌아보라, 네 발자국을. 미래는 과거의 등불로 밝히니까. 순간을 사랑하지 않고 미래가 올까? 내일의 실을 자아내며 .. 습작시 2010.07.30
세월이 삶의 전경이 막혀있던 시절에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바랐고 분홍빛만 보이던 때 멈추기를 원했다. 시간이 멈춘다면 고통도 행복도 정지함을, 사라진 생명을 몰랐던가? 우주에서는 시간을 헤아릴 길을 몰라 오가는 것을 찾지 못하지만 땅위에서는 삶이라는 뒤치다꺼리에서 세월이 흘러갔다. 나도 모르.. 습작시 2010.07.30
이카루스를 위하여 소용돌이 속에 있다, 깨닫지 못하고 설사 느낌을 가졌어도 순간에 머물렀던. 밑으로 떨어지는 기분,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일렁이는 세상에서 외길을 가고 있노라고, 세상과 무관하다고 애써 도리질 쳐도 세상 속에 몸이 있더라. 이런 삶을 피하고 싶었지만 거미줄처럼 조이는 그물은 몸을 얽어매고 냉.. 습작시 2010.07.30
‘죽은 아버지의 사회’와 개인주의 ‘죽은 아버지의 사회’와 개인주의 아버지라는 이름에서 떠오는 심상(心象)은 이런 것이 아닐까? 근엄함과, 뒤에 숨어있는 자애로움(?). 그러나 아버지의 자애로움을, 그 자애로움이 아버지의 가슴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할지라도, 어느 동양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의 뇌.. 나의 글 201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