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농축 시간이 늙어서 아득한 미래가 현재가 되면 생명이 사라져버려 시간도 무의미하다. 생명체로서 시간을 축약하고 또 농축하면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시간은 망상일 뿐이다. 생각으로 시간을 압축하면 하나의 점으로 농축된 시간에는, 청년도 노년도 부스러기로 남았다. 그렇다면 만사가 망상인데 한 가.. 습작시 2010.08.02
설악 영시암 백담사에서 봉정암을 향해 1시간여 동안 두 사람이 겨우 교차할 길을 올라가면 영시암인데 줄지어 사람이 지나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필요한 것이 음식과 화장실인데 먹는 것은 싸가지고 온다할지라도 화장실은 판자에 구멍 뚫은 곳으로 드러난 배설물에서 냄새가 등천했다. 절에서 필요한 물품.. 습작시 2010.08.02
식충이 땅을 파서 씨앗을 심거나 진흙으로 벽돌을 만들거나 누에를 길러 실을 잣는 일을 떠나면서 충분히 삶에 도움을 주었던가, 진리를 찾아가는 길에서 세상에 보탬이 되고 있는가? 꿈꾸는 듯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식충이 되어 벌레 같이 무작정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니... 습작시 2010.08.02
수렴동 계속에서 까마귀가 울다 가을이 오는 백담사 오르는 길에 흰 바위를 감고 물이 흐르는데 모래톱에 짐승 발자국이 어지럽고 푸른 작은 새가 아장거리다 날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은데 물은 푸르러 높고 깊은 땅을 지나며 세월을 먹었다. 설악은 물 보러 가는 곳, 스미고 돌고 솟아 아래로 흘러 태초의 푸름이 여전한 까닭은 .. 습작시 2010.08.01
memento mori 살아있다, 아직 살아간다. memento mori. 아프고 고통스럽다. 피가 머리로 몰리고 세월이 선회한다. 못내 남아서 미래를 붙잡고 통증을 삭인다. 미래는 무엇인가, 언제까지 이어���까? ----------------------- Living, Life is going on With memento mori in mind. Hurt and afflicted, With Blood running in the Brain, And time spinning around. .. 습작시 2010.08.01
살려면 살려면 뜨거운 가슴으로 살자. 냉랭한 가슴은 눈에서 멀고 미소는 냉소와 구분되기 어려운데 목적으로 이용해? 눈물이 그렁거리는 순간에 앞서 핏줄이 달리던 심장을 지니고 살려면 가끔 목숨을 걸고 살자. 인간이 인간을 두려워하는 곳이란 미치광이와 노예가 사는 땅 죽기 아니면 떠나기 뿐이다. 이.. 습작시 2010.08.01
우리 시대 달빛 아래 누워 잠이 달아난 밤, 생명 때문에 몸을 뒤채고 삶 속의 어설픈 발자국을 기억한다. 정치가를 기억한다면 남겨진 비아냥거림일지라도 ‘깨우치려는 자는 드물고 홀(笏)을 휘두르는 본능만 들끓어 이 시대는 잔혹했다’는 말이리라. 시름없던 세월은 갔다: Those carefree days are gone. 이제 남은 것.. 습작시 2010.08.01
모두 때가 있느니라 (전도서 3: 1 - 9) 1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2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3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4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5 돌을 던져 버릴 때.. 습작시 2010.08.01
사랑, 그 후 사랑은 시원(始原)을 찾아 올라가면 생명에서 분출되어 본능적인 것이다. 달이 기울고 차는 세상은 겉모습이고 침묵 속에서 세상을 다시 생각하면, 시간에 녹아 지나가던 강물에 섞여 흘러가던 본능이 녹아났다. 출발 장소에 돌아와 길을 되짚어가면 속아서 살았던 열정이 어설프더라. 돌아가는 길은 .. 습작시 2010.08.01
고향의 강(江) 삶은 피가 흘러야 하지만 혈액에는 죄악도 흐른다고 세월이 흘러서 깨닫고 만다. 실핏줄을 따라 매달려 심장을 드나들던 덩어리는 어느 날 핏줄을 막고 손을 벌린다. 파멸을 의식하며 아직 멀었다고, 잊고 살아도 된다고 외면했는데, 파괴하며 살았는데 망각이 치기(稚氣)와 뒹굴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습작시 201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