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내가 남기는 변증법

이윤진이카루스 2015. 7. 18. 23:14

그대들을 표연히 떠날 때

세 가지 대안을 남길 테니

주역에서 변혁을 의미한다는

호변(虎變)일까,

표변(豹變)일까,

혁면(革面)일까?

 

변화는 미래의 일이라

누구도 알지 못하여

감히 안다고 나서면

그게 사이비일 테고

헤겔의 변증법이지.

 

세상에 무슨 대인(大人)이 있어

밝은 인격으로 변화의 완성에까지

이르겠는가?

예수라는 인물처럼,

톨스토이의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아지즈처럼

너무나 신비로워 인간을 초월하는 실루엣 같은 존재지.

 

그래서 남는 것은

사욕을 좇아 날로 타락한다는 소인(小人)

사리에 대한 치밀한 계산에 따라 변하는

군자(君子)인데

나는 사리를 몰라 그 사람이 그 사람만 같아,

도둑은 사람을 다스리는 자이고

그는 치밀함에 빠져 타락하지.

 

프리드리히 왕에게 아부하여

시대정신이라는 말을 지어냈다는

헤겔의 또 다른 헛소리를 남기니

승리와 패배인 정()과 반()만 있고

()이란 애당초 없었고

걸맞게 반복하며 살아가는 생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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