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3 20

한국 전쟁 (8) (수정본)

한국 전쟁 (8) 연무(煙霧) 내리는 초가마을 노을 비껴가면때맞춰 일제히 솟구치던 굴뚝 연기 기괴했다.석양일까, 밤일까, 아침일까,생명 조야(粗野)한 들판에서문명을 두려워하다 침략당한다. 여전히 상감마마의 귀신 어른거리고백성 머리 조아리며 민주주의 몰랐다.  두려움 내부 적에서 시작되는 것제국주의의 환영(幻影) 지나가고예속된 자의 슬픔 꽁꽁 묶여있다.당신이 무지한가 내가 잔인한가,냉소 발가벗겨진 생명에게 무의미한 언사. 냉혹한 창검을 문명이라고?온정 냉담 함께 존재하지.

습작시 2025.03.03

눈물로 산다 (수정본)

눈물로 산다 미혹에서 벗어났다면 세상 밖에 존재한다. 저승이 있고 인간이 살아간다면눈물바다 이루며 시간 보내는 까닭이승에서 미신에 빠졌기 때문이리라. 저승 시야에서 사라져 육체를 떠났기에시간 모른다고?심판의 날 생명 아끼는 자들 위협하고눈물 모르는 시절 있었던가? 외면하고 망각하고 산다고어리석음이 희석되고 심판의 날 없나. 후기:그래서 모든 사건의 종말이 어떻게 판명되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신(神)이 행복을 힐끗 보여주고 뿌리째 뒤엎기 때문이다. ㅡ 솔론, 헤로도토스 인용 ㅡ σκοπεῖν δἑ χρἡ παντὸς χρἡματος τἡν τελευτἠν, πῶς ὰποβἠσεται. πολλοῖς γὰρ δἑ ύποδεἱξᾶς ὄλβον ὁ θεὸς προρρίζους ἀνέτρεψ..

습작시 2025.03.03

물미역 사며 (수정본)

물미역 사며 전쟁 승리도 패배도 아니게 어정쩡하게 끝나고바닷가 사람들 배를 곯았다.보릿고개 밀기울로 넘길 수 있어생명 연장할 수 있었지만궁핍의 시절에 그것 또한 귀했다. 겨울 오면서 달랑거리던 곡식 떨어지면추운 날씨는 빈 곡식통과 더불어 얼어붙고시간 빨리 지나기를 기다릴 따름인데포만 잊은 아이들의 눈망울 따라낮 길었고 밤 뒤채다 지쳤다. 바닷가에 불어오는 바람 파도 흩어지고부두에 얼어붙은 소금물 짧은 해 비웃을 때사람들 파도에 밀려온 미역을 주웠다.알곡 부스러기와 미역 먹고 살아가노라면막연하지만 걱정 잊고 살 수 있으려니. 오십 년 흘러 늙은이 되어가며습관적으로 물미역 산다.두뇌의 한 부분에 각인되어유전자 초기형태 보이는물미역이라도 확보하고 싶은 기억어물전에서 눈을 굴린다. 줄기 초고추장에 비벼 먹고이파..

습작시 2025.03.03

우호적-적대적 (수정본)

우호적-적대적 긴 세월 살았다지만몇 살 더 먹었을 뿐분노에 힘겨운 세월 있다. 머리에서 피 멈추듯눈앞 흐릿하고 몸 휘청거려. 상대방의 자만을 보며나의 우매함 되새겨순간 멈칫거리지만출세하겠다는 광증에두 손 들고 말았다. 명령내리는 것이 좋은들우월감 동물 세계의 것복종 살기 위한 것일 뿐미친 짓을 어쩌겠나. 원숭이 왕 먹이도 먼저 먹고암컷 마음대로 거느리다가늙어서 젊은 원숭이에게 패하면눈치 보고 겉돌며 여생 사는데인간이 원숭이와 진배없나. 밀림 지역 원주민 추장쫄쫄 굶으면서 부족의 배 채워주고추장 자리만 꿰차고 있단다. 외로움이 끝나면 생명이 솟나,매번 인내하면 고독이 잊힐까?분노 다스리고 몸조리 잘하면100세 산다는데... 인간관계 우호적-적대적라고진보 겨냥한 탓이지만 남을 통해서 배우는 것과스스로 할 일..

습작시 2025.03.03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수정본)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빛나던 것 색깔 잃어버리듯장점이라는 빛 바래는 것몇 가지 특성으로 살기에세상이 너무 넓기 때문. 외로운 자 그림자 보라어두운 역사에서 피어나는수많은 눈물 자국. 기억에서 지웠다고,눈물은 이제 그만이라고태양에 소리친 것 언제? 사회 급격히 추상화되어도유전인자 그대로 움츠리며애무의 기억을 더듬는데완벽한 추상 세계가 가능한가. 하늘에 해가 이글거리듯가슴에서 뇌로 통한 신경다발고독한 역사를 빨아들인다. 김수환 추기경 마지막에 호흡이 어려워보좌신부가 이제 편안히 가도록하느님에게 기도했다는데비밀을 추기경이 가지고 갔다. 죽음의 골짜기까지 동행하는 존재살과 피로 이루어진 생명 아니고대화 주고받을 수 있는 영혼이기에추기경 하느님을 주인으로 삼았겠지,말 들어주는 존재를 창조했겠지. 후기:완벽하게 추상..

습작시 2025.03.03

식충이 (수정본)

식충이 땅을 파서 씨앗 심거나진흙으로 벽돌 만들거나누에 길러 실 잣는 일 떠나서생활에 도움 주었던가,진리 찾아가는 길에서보탬이 되고 있는가? 꿈꾸는 듯 꾸물거리며생각하고 행동하면서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식충이 되어 벌레 같이무작정 생명 이어가니. 후기:인류의 가장 위대한 업적들은 과거에 놓여있다. 그 업적들은 언어의 발명과 다른 인공물을 만들기 위한 인위적 도구 사용의 발명을 포함한다; 도구로서 불의 사용; 자아의식 발견과 다른 자아의식들의 발견; 그리고 우리 모두 틀림없이 죽는다는 지식.ㅡ 칼 포퍼 저, 아르네 피더스 편집,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2007년, 228쪽 ㅡThe greatest achievements of humanity lies in the past. They include the ..

습작시 2025.03.03

설악 영시암에서 (수정본)

설악 영시암에서 백담사에서 봉정암 향해 1시간여 동안두 사람이 겨우 교차할 길 올라가면영시암인데 줄지어 사람이 지나갔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필요한 것음식과 화장실인데먹는 것은 준비해 올지라도화장실 판자에 구멍 뚫은 곳드러난 배설물에 냄새가 등천했다. 절에서 필요한 물품헬리콥터나 등에 지고 운반한다는데화장실 정화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암자줄지어 쏟아지는 배설물현장에서 태워버린다?속세로 옮긴다면 어떻게? 후기:당신이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곳에서 즐거움을 취하지 말라.ㅡ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1893년, 288쪽 ㅡ Man soll nicht geniessen wollen, wo man nicht zu genies..

습작시 2025.03.03

도깨비장난 (수정본)

도깨비장난 두 개의 방에 같은 온도 열 채우고온도 그대로 있다고 추정하면어느새 맥스웰의 도깨비방 가운데 격막 놓고 차단막 설치하여열 분자 분류하여 방을 어질러 놓는다. 태초 어둠만 있었는데,‘빛이 있어라’ 명령했다면태양 만들었다는 말과 같아열역학의 시작일 것이다. 밤과 낮 뒤바뀌어 계절로 길어지고계절 햇수로 변해가면서운명 도깨비 장난치듯뜨거워졌다가 식는다. 햇빛 언제까지 존재할까,육신 언제까지 살까?답변 없는 질문에 매달려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아지랑이 속으로 사라진다. 후기:상상가능한 사건에 의하여 반박될 수 없는 이론은 과학이 아니다. 반박불가능성은 이론의 미덕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바와 같이) 아니라 악이다. ㅡ 칼 포퍼, ‘추측과 논박’, 1989년, 36쪽 ㅡ A theory which is..

습작시 2025.03.03

의미를 위하여 (수정본)

의미를 위하여 어두운 우주 빛이 나타나던 날광합성으로 먹고 살 수 있어생명 시간과 함께 시작되었다.공간 태고부터 존재했지만시간이 찾아오기까지 무의미해시간과 등식 이룬다.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우주 외로워시간이 음향 내고 생명이 말한다. 생명의 가치더듬어 올라가면인간과 만날 따름. 당신을 사랑하지만끝없이 바라볼 수 없는 까닭외롭고 치유를 바라며순간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의미 만들기 위하여시간이 부여되면무엇 내놓겠는가. 후기:우리가 단지 행복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태어났다고 나는 믿으며 그래서 우리의 의무가 어디 놓여있는지 우리가 안다면 우리는 자신을 축복받았다고 간주해야 한다! ㅡ 니체, ‘서한집’, 1872년 ㅡ Ich habe den Glauben, dass wir ni..

습작시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