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590

빈자와 부자의 세상 (수정본)

빈자와 부자의 세상 가난한 사람의 절망과 원망만 모이면동물적 욕구를 충동하여시선을 모으는 자 나타나고부유한 사람의 욕망과 오만이 모이면동물적 충족이 확대되어과잉을 부추기는 자 드러나세상 빈자와 부자의 싸움터라지만세월 흘러 공간이 변했을 때끝까지 남는 것 무엇인지. 존재를 바탕으로 영원을 계획하여확보한 자 더욱 안전하고자 시도하면본질 추구에 남는 것 없어관계 살피면서 사는 사람어떻게 존재하느냐고 묻는다. 꼭대기 오르고입 벌리는 구덩이 넘어서다시 오르면깊어지는 함정이어서삶 안다고 하면땅에서 복닥거리는 생명 가리킬 뿐현명한 자의 흔적 남아서 부활하는데공간이 그를 배반할지라도시간은 바라보기도 한다. 뒤돌아보지 말고 나아가는 것운명이라면육체에 깃든돌이킬 수 없는 시간 때문이지. 사람을 안다며 침묵하고미소만 짓는 ..

습작시 2025.02.16

암흑을 위하여 (수정본)

암흑을 위하여 시력 쇠퇴하여 무력해졌을 때암흑 지나면서시각에 매달린다면태양을 먹고 산다고능청거리겠는가. 빛 속에서 뒹굴면서암흑의 세상 잊었지.하루 가고 내일 오면쫓기듯 생명을 따랐다. 보이는 것을 위하여 살기에 젊었고보이지 않는 것을 찾기에 늙었다. 후기:젊음의 자존심은 힘과 아름다움에 있고 늙은 나이의 자존심은 분별력에 있다. ㅡ 데모크리토스 ㅡThe pride of youth is in strength and beauty, the pride of old age in discretion. ㅡ Democritus ㅡ

습작시 2025.02.16

전쟁, 엽총과 육신 (수정본)

전쟁, 엽총과 육신 전쟁 만물의 아버지라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과엽총으로 자신을 쏜 헤밍웨이의 정갈한 묘사,육신은 자신이 아니라던 소크라테스의 단언새롭게 인식한다. 살아남으려는 목적도 모른 채초라한 몸으로 오늘에 아첨하는인간, 초월하여 세상 버린 생명들. 과거로 회귀 불가능하고굴레에 갇힌 현실과 미래 어떻게 나아질까. 전쟁엽총버려진 육신은남겨진 도구이고유물일 따름. 후기:오직 정신만 본다, 오직 정신만 듣는다; 다른 것 모두는 귀가 멀고 눈이 멀었다. ㅡ 에피카르모스(Epicharmus) ㅡOnly mind has sight and hearing; all things else are deaf and blind. ㅡ Epicharmus, DK 23 B12 ㅡ

습작시 2025.02.16

사랑과 관념 (수정본)

사랑과 관념 눈 뜨면 삶이고감으면기나긴 세월이 축적되어선험적으로 다가오는시간과 공간에서당신 모습 아롱거렸는데슬픔인지 즐거움인지알 수 없었다. 앞으로 나아가자고,다가오는 시간 대비하자고아우성치는 세상에서당신 무슨 음성에 귀 기울이고육체 왜 배회하고정신 방황하는지빛과 암흑 서로 어울렸다. 공간 존재하지 않으면시간 멈추고시간 존재하지 않으면공간이 중지하여사랑도 깨달음도 사라진다. 슬프다고 울적해질까,즐겁다고 마냥 날뛸까? 후기: 우리의 지식은 정신의 두 가지 근본적 근원들로부터 출현하는데 그 첫 번째는 표상들을 받는 능력이고 (인상[印象: der Eindrücke]들에 대한 수용성[受容性: die Rezeptivität]) 두 번째는 그 능력을 통하여 대상의 표상을 아는 능력이다 (관념들[을 생산하는]의 자발..

습작시 2025.02.15

육체와 정신 (수정본)

육체와 정신 육체 끝까지 살겠다며현실에 머물고정신 끝까지 살 수 없다며현장 떠나려 한다. 현상의 세계도 사랑한 파르메니데스와이성의 세계 중시한 소크라테스를미분(微分)해서 적분(積分)하면삶이 우습기도 하여가치 판단이 막막하고우주 생각하는 일 너무 멀어 발길 위태롭다. 후기:한때 오류를 많이 저지르는 감각-기관들의 혼합이 그러한 것처럼 지식이 인간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유인즉 이 두 가지 것들이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 그리고 감각-기관들의 본성을 구성하는 것. 이 혼합에서 우세한 것이 인간 각자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사유가 된다.ㅡ 파르메니데스, 칼 포퍼, ‘추측과 논박(Conjectures and Refutations)’, 1989년, 165쪽 ㅡ For as, at any one ti..

습작시 2025.02.15

어느 시점 지나고 있나 (수정본)

어느 시점 지나고 있나 피와 뼈, 시간 알기에당신을 정복할까.아는 게 뭐냐면스러지는 존재의 의미다. 신(神) 존재할까, 받아들일까?인간이 만든 것이라면부질없다고 느낀다. 터무니없는 당신침묵하고 태양과 달 쳐다보라.우주에 존재하는 것 탐색하라. 당신의 존재 어느 시점 지나고 있나? 후기:나의 길은 항해지도 없는 바다로 결정되었다. ㅡ 단테 ㅡMy course is set for an uncharted sea.

습작시 2025.02.15

사랑하는 이에게 (수정본)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자신에 대한 칭송 마다하고외로운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며쓸쓸한 장소에서 홀로 기다리며고독한 사람을 맞이하는 것이고명예와 재화에 매달리지 않고길 잃은 사람에게 동반자 되는 것. 당신 알지 않는가,생애 얼마나 짧게 느껴지며기대 신기루처럼 허망하지. 후기:정신은 고유한 장소에 있고 본질적으로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으며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 ㅡ 존 밀튼, ‘실낙원(Paradise Lost)’, 1674년, 33-34행 ㅡThe mind is its own place and, in itself can make a heaven of hell or a hell of heaven. ㅡ John Milton, ‘Paradise Lost’ ㅡ

습작시 2025.02.15

천국으로 가는 통로 (수정본)

천국으로 가는 통로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뒹굴다가 피는 꽃아련한 진실 찾으면 피는데시간과 공간 잊고 노닐고이름 붙여라, 참여하라. 정신이나 영혼 상승하여 새로이 탄생하는 것지평선이 펼쳐진 설원(雪原)일지, 수증기 오르는 정글일지마냥 좋아서 생명이며 탄생의 가치니휘황한 것 버리고 여기에 살고자 한다. 생명의 끝에 나타나는 태동은감각 잊고 허망한 삶에서 솟는침묵 속에서 소름 돋는 통로이다. 후기:천국으로 가는 통로는 지옥에서 시작한다. ㅡ 단테 ㅡThe path to paradise begins in hell. ㅡ Dante ㅡ

습작시 2025.02.15

내 탓이요(Mea Culpa)

내 탓이요(Mea Culpa) 슬프면문 앞에 행복 기다리고가난하면길 건너에서 풍요 오고괴로우면밤에 다가오는 소리가 있다. 세상 삭막하고누구나 외롭지만잊고 사는 게고100년 세월 순식간에 지나간다. 슬픔궁핍고통당신이 저지르는 것이고원래 존재하기에많은 세월 흘러곧장 사라진다. 후기:내 생애의 여행 한가운데서, 곧은 길이 없어진 어두운 숲에서 나는 정신을 차렸다. ㅡ 단테, ‘신곡(The Divine Comedy)’, 지옥편 ㅡ In the middle of the journey of our life I came to myself within a dark wood where the straight way was lost.ㅡ Dante, ‘The Divine Comedy’, Inferno Canto I:1-60..

습작시 2025.02.15

부모는 눈물이다 (수정본)

부모는 눈물이다 살려고 자식에게 매정했겠지만삶이 따뜻해지면 웃기도 했고어둡고 추운 계절이 다가오면움츠려 냉랭한 표정 지었다. 알 수 없는 세월이 흐르고부모 또한 사라졌는데마지막까지 종말을 보여주고떠난 모습 눈물이었다. 그들의 시선도 앞을 향하고뒤를 돌아보기도 했겠지만내일을 알 수 없는 시간이믿을 수 없고 불안했겠지. 비석 세운다고좌절과 슬픔이 기록될까,생애를 기록한다고수치와 비겁을 고백할까.밤과 낮이 존재하듯육체에 죄악과 영광 있겠지. 산에 가면 무수히 만날 수 있는 비석 뜻을 해석하려고 애쓰지만한문으로 새긴 비석의 내용 완전히 알 수 없어 애석하다. 부모 없고 지나간 세월에서 그들의 자취 찾지만 기억 희미해진다. 후기:친절한 행위는 아무리 작을지라도 낭비되지 않는다. ㅡ 이솝 ㅡ No act of k..

습작시 2025.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