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판을 지나며 홀로 살아야 했던 시린 어린 시절에는 겨울 들판을 지나도 목적지가 없었지. 실존주의조차 살아있다는 느낌 때문에 사치스러웠던 계절을 지나왔지. 긴 터널을 지나면 눈의 나라였다고? 그런 나라에서 벌어지는 권태가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던 앙상한 세월에 남겨진 존재는 희.. 습작시 2012.12.11
회고 마지막에 인내하지 않았던 것은 두려움 때문이라서 동물처럼 반응하고 말았다. 세상에서 방랑하는 몸은 늘 바람이 몰려오는 머리에 몸짓이 허랑하여 기우뚱거린다. 사랑하지 않았기에 존재가 보이지 않던 인간 속에서 스스로 인간이 아니었던지 되돌아본다.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 습작시 2012.11.22
침묵 속의 언어 언어는 생명을 위하여 태어났기에 종말 앞에 무기력해 보인다. 종말을 관장하는 자가 있으면 그가 이렇게 저렇게 넘어지는 인간이겠는가? 생명을 통제하는 본질적인 사물이라면 수많은 세월을 지나온 인간사일 텐데 굳이 불멸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아니 시간이라고 부른다 해도 엔트로.. 습작시 2012.11.18
호모사피엔스 행복은 없는 것이고 그렇게 노력하려는 것뿐이어서 미망(迷妄)과 실존 속에서 오락가락한다. 유아독존(solipsism)을 부르짖은 자는 두뇌가 하얗게 되어 사라졌는데 군중(群衆)은 이리저리 밀려다녀서 물고기 떼, 새 떼 아니 동물 떼거리가 아닌가? 어쩔 것인가, 어찌할 것인가 나도 인간이다.. 습작시 2012.11.06
한국전쟁 (17) 산업혁명 후 수 백 년이 흘러도 마냥 농사에 매달려 살던 나라가 기계문명을 뒤쫓던 이웃에 먹히고 별안간 찾아온 질식과 살육. 사람이 죽어가거나 결혼식이 열릴 때 아낙네는 궁핍한 가족이 벌이는 음식치레에서 일손을 돕다가 몰려든 자기 새끼에게 눈치 보며 음식을 떼어 먹이고 손짓.. 습작시 2012.11.04
화성에 물이 흘렀다 열정은 한 번뿐이라고 스러지는 삶의 터전에서 점점 슬퍼지는 가을, 정말 삶은 그런 것인지 가을 들판에서 묻는다. 계절이 깊어지고 통한조차 무의미해지는 시간, 무한한 것은 가치가 없다지만 지금까지 이어진 삶은 무엇이고 별에 남겨진 물이 흐른 자국은...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역암.. 습작시 2012.10.03
이리저리 살며 잊고자 했겠지 웃는 얼굴로 살려고 했겠지 미소를 띠며. 저 깊은 곳에서 출렁이던 물결은 어디에서 시작되어 흘러가는 줄기였던가? 알 수 없어서 슬프지 않았고 알았다하더라고 지울 수 없는 가슴 깊이 흐르던 태초의 고독. 습작시 2012.09.05
원죄(原罪) 동굴과 움집에서 동물처럼 살았던 것을 에덴이라고 부르고 동물생활에서 지은 죄가 원죄(原罪)라면 인간이 아니었기에 죄는 없을 테지.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데 칸트는 스스로 용기를 내어 지성을 사용하라며 Saper aude!했는데 동물과 인간이 .. 습작시 2012.08.24
나의 모습 삶은 종말과 사랑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라고. 종말은 생각하기도 싫어 애써 잊으려 하고 사랑이 생존임은 알지 못하여 싸움질만 하지. 살아가는 게 어제보다 오늘 진보한 나를 만들고 오늘보다 내일 성숙한 자아를 기르는 게 아니고 남보다 나아지는 건가, 남을 깔아뭉개는 건가? .. 습작시 2012.08.21
야간 여행 그렇지, 과거가 파도처럼 밀려오고 미래는 의미가 없어졌을 때 우주는 멈추고 시간도 정지한다. 고통은 순간에 지나지 않고 두려움은 어디에도 존재하기에 당신의 이름은 인간일 테지. 어리석은 일은 밤하늘을 오래 여행하여 무엇인가를 발견하리라 기대하는 것. 보았다는 일과 알았다.. 습작시 2012.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