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108

부모는 눈물이다 (수정본)

부모는 눈물이다 살려고 자식들에게 매정했겠지만삶이 따뜻해지면 웃기도 했고어둡고 추운 계절이 다가오면움츠려 냉랭한 표정 지었다. 알 수 없는 세월이 흐르고부모 또한 마침내 사라졌는데마지막까지 종말을 보여주고떠난 그들의 모습은 눈물이었다. 그들의 시선도 앞을 향하고뒤를 돌아보기도 했겠지만내일을 알 수 없는 시간이믿을 수 없고 불안했겠지. 비석 세운다고좌절과 슬픔 기록될까,삶 기록한다고수치와 비겁 고백할까.밤과 낮이 존재하듯육체에 죄악과 영광 있겠지. 산에 가면 무수히 만날 수 있는 비석 뜻을 해석하려고 애쓰지만한문으로 새긴 비석의 내용 완전히 알 수 없어 애석하다. 이제 부모 없고 지나간 세월에서 그들의 자취 찾지만 기억 희미해진다.

습작시 2025.02.15

나의 어리석음 (수정본)

나의 어리석음 늙어서까지엄청난 돈 바라고 초월적 지식 원하는어리석음 버리지 못했는데 다행이라면벼슬에 올라 인간 다스리는 일터무니없음 알았다. 불행히도 살아있는 동안세상 벗어나려고 희망하고새로운 것 만들고자 바라는데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면병이 아닌 게 무엇인지? 후기:우리가 우리의 직감을 최고로 명료하게 발휘할 수 있을지라도 우리는 대상들의 본질적 특징에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지닌 직감의 방식만을, 다시 말해서 우리의 감성만을 우리가 완벽하게 알 것이고 그것도 공간과 시간이라는 원래 주체에 내재하는 조건에서만 우리의 감성만을 항상 알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에게 주어지기만 하는 대상들의 현상에 대한 가장 계시적 지식을 통해서도 대상들의 본질적일 것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

습작시 2025.02.15

한국 전쟁 (15-16)

한국전쟁 (15-16) 잘 살게 해준다면 무조건 표 준다는 사람사흘 굶으니 창자가 끊어지는 듯했고집 나간 엄마 빵 사들고 돌아와 살아났는데막노동하며 서울에서 살아간다. 한국전쟁 후 생활고로 집단자살 흔한 소식일 때하루 굶으면 시간조차 혼미하여 흐르는지 모른다.간장 물에 타 먹고 본능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시간 연장하여 생명 늘릴 수 있을 듯하여방바닥에 부서지는 햇빛 퀭한 눈으로 바라볼 뿐. 냇가의 모래 곱고 맑던 시절버들개지 핀 둑길 거슬러 올라가면쑥이 무진장으로 돋아난 밭둑에서종다리 수백 마리 날며 소리쳤다.오지 마, 다가오지 마여기는 우리의 영역알 낳아서 기르는 집이다. 보리 여물어 황금빛으로 변하면쑥버무리로 생명 이어가던굶주린 시간 느릿느릿 풀리고 감자와 보리 여물고햇살 굶주린 얼굴에 검붉게 부서졌다..

습작시 2025.02.15

독서하면 해석하는 두 가지 방법

독서 하면서 해석하는 두 가지 방법 사람들은 자신들이 듣기를 기대하는 것을 들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읽기를 기대한 것을 읽기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이론들의 도움을 받아서만 사물들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다고 내가 항상 말하기 때문에 나는 이 사실에 대하여 불평해서는 안 된다. 틀림없이 독서 하면서 해석하는 두 가지 가능한 방식이 있다: 독자는 자신의 해석들을 향하여 무비판적이거나 비판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자기들이 읽고 있는 것에 대한 자신들의 해석들과 기대들을 습관적으로 반증하려고 노력하는 시간과 장소가 저술가의 꿈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을 나는 우려한다. ㅡ 칼 포퍼, '실재론과 과학의 목표', 261쪽 ㅡPeople not only hear what they expect to h..

오성(이해력)이 이루어지는 방식

오성(이해력)이 이루어지는 방식  우리의 지식은 정신의 두 가지 근본적 근원들로부터 출현하는데 그 첫 번째는 표상들을 받는 능력이고 (인상[印象: der Eindrücke]들에 대한 수용성[受容性: die Rezeptivität]) 두 번째는 그 능력을 통하여 대상의 표상을 아는 능력이다 (관념들[을 생산하는]의 자발성[自發性: Spontaneität]); 전자(前者)를 통하여 대상이 우리에게 주어지고 후자(後者)를 통하여 저 주어진 표상과 (정신의 결정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서) 관련하여 대상이 사유된다. 그리하여 직관과 관념들은 우리가 지닌 모든 지식의 요소들을 구성하여, 어떤 정도로도 그 관념들과 일치하는 직관이 없는 관념들과 관념들이 없는 직관은 지식을 제공할 수 없다. 직관과 관념들 모두는 순수하..

I. Kant 2025.02.15

1차 2차 세계대전이 파괴한 것

1차 2차 세계대전이 파괴한 것   1차 세계대전은 배움의 공동번영만을 파괴하지 않았다; 그 전쟁은 과학과 합리주의 전통을 거의 파괴했다. 왜냐하면 그 전쟁으로 인하여 과학이 기술적이고 도구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전쟁으로 인하여 전문화가 확대되었고, 과학을 참되게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이 ㅡ 아마추어, 지혜를 사랑하는 자, 알고자 하는 소망을 지닌 평범하고도 책임감이 있는 시민 ㅡ 과학으로부터 격리되었다. 이 모든 것은 2차 세계대전과 핵폭탄에 의하여 훨씬 더 악화되었다. 이 모든 것이 다시 언급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 대서양 민주주의 국가들은 과학 없이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국가들의 가장 근본적 가치는 ㅡ 고통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별도로 하고 ㅡ 진리이다..

부모님 떠나고 (수정본)

부모님 떠나고 설악산 백담사 가는 길이름 모를 새가 맴돌고앞산에 오르던 날팔색조일지도 모르는찬란한 새떼 보았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마주친나비 떠날 줄 몰랐고오늘몸 자주 아프고 꿈 이상하다던아내의 말 좇아 빈 화분에서무심코 보관했던 아버지 영정 태웠더니검은 연기 솟으며 재가 되고까치 애달프게 울다가 사라졌다. 미신이라 생각하면서도아내 이상스럽다고 까치 쳐다보는데며칠 전어느 여류시인이 어머니 모시고 찾아간장덕리 복사꽃밭에 붉은 꽃잎 매달리고어머니의 마지막 영혼 떠난 곳이다. 세상은 모르는 것투성이다.지식의 뜰 안 협소하고저 너머는 불가사의하다.

습작시 2025.02.13

연가 (수정본)

연가(戀歌) 사랑하는 순간 찾아왔을 때무수한 세월 드리워졌는데외로운 시간 만들어분리된 짝 찾아 나섰던 운명생존이었을까? 살아남기 위하여 떠나보냈던 과거라면모두 사랑할 연인(戀人)뿐이별 무지의 소치 아니면깨우쳐 주기 위함이다. 스러져야 할 운명 지고살아야 하는 무덤덤한 아름다움영속한다면 아름답겠는가? 맺어진 후에도지나간 후에도알 수 없는 까닭시작도 끝도 모르기 때문.

습작시 2025.02.13

봄 들판에서 (수정본)

봄 들판에서 4월 지나면5월 검푸른 보리밭에 왔는데일렁이는 생명이 자라며뻐꾸기 무시로 울었고쑥이 자라고 진달래 핀 야산무수한 생명이 바빴다. 잔인한 달이라면불인한 일 보았던가?젊음겨울에서 기다리다가땅이 갈라지고꽃망울 터지는 계절에환호 내질렀다. 춘정(春情)이 잠든 들판여름 오고 가을 닥치는데시선 무엇 기다리던가? 봄도 여름도 아닌기대하지도 않았고생각지도 못했던 소망갑작스레 다가왔다.

습작시 2025.02.13